많은 기능·잦은 업데이트에 혼란
설명서 제작으로 가깝게 다가가
하나하나 따르다 보면 금세 마스터
뭐든 해봅니다. 대리인을 자처합니다. 매일같이 새로운 문물이 쏟아지는 격변의 시대. 변화를 따라잡기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CNB뉴스가 대신해드립니다. 먹고 만지고 체험하고, 여차하면 뒹굴어서라도 생생히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익숙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메신저를 설명서에 따라 써봤습니다. <편집자주>
내가 다룰 줄 안다고 해서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키오스크가 그렇고, ‘국민 메신저’가 수식어인 카카오톡이 의외로 그렇다. 카카오톡의 경우 기능 자체가 워낙 많은데다 업데이트도 잦다. 쓸 만한 기능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데, 누군가에겐 전부 활용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복잡한 키오스크 앞에서 얼어붙는 이 많듯이, 마찬가지로 이 보편적 앱에서 갈길 찾지 못하는 사람도 적잖다.
카카오가 최근 카카오톡의 신규 기능과 활용법을 한 데 담은 사이트 ‘카톡설명서’를 연 배경이 여기에 있다. “누구나 더 가깝고 안전하게 카카오톡을 사용”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를 반영했다. 13년 된 카카오톡의 다수 기능들을 꿸 연결고리를 소개하려는 것이다. 가장 궁금한 점은 안내에 따라 얼마나 수월하게 쓸 수 있을까. 그간 쌓인 경험을 덜어내고 이 설명서를 열어봤다.
단계마다 차근히 소개
앱 기준, ‘카톡설명서’의 입구는 오른쪽 아래에 있다. ‘…’(더보기)가 진입로다. 이곳으로 들어가면 바로 눈에 띄는 배너가 있다. ‘카카오 나우’. 여기를 통하면 설명서가 펼쳐진다. 제공하는 정보의 성격에 따라 항목이 나뉘어 있다. 내용에 따라 주제를 요약하면 이달의 업데이트 내역, 프로필 꾸미는 방법, 슬기롭게 채팅하는 방법 등이 된다. 이밖에도 다채로운 기능을 소개하는 코너가 많아, 전부 정독하려면 밤을 패야할지도 모른다.
첫 장을 넘겼더니 4월의 업데이트 내용이 나열됐다. 특징은 보안에 신경썼다는 점. 전화번호 변경 시 인증을 통해 사용자가 맞는지 확인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카카오톡은 알려졌다시피 전화번호 기반 서비스. 새 번호를 연동해야 계정 노출로부터 안전하다. 이달 업데이트를 통해 카카오톡은 전화번호 인증 알림을 주기적으로 뜨도록 했다. “귀찮아하거나 놀라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프로필 꾸미는 수단도 늘렸다. 채팅방에서만 쓰던 이모티콘을 프로필에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프로필 배경화면에도 적용되니 포괄적 ‘프꾸’(프로필 꾸미기)가 가능해진 것이다.
구체적 적용 방법도 소개한다. 총 7단계로 나누어서다. ▲화면 아래 ‘프로필 편집’을 누른다 ▲카메라 버튼을 눌러 원하는 사진이나 배경을 설정 ▲친구들이 손쉽게 마음을 남길 공감스티커 버튼 설정 ▲배경에 예쁜 효과 주기 위한 필터 적용 ▲D-Day 설정 ▲한 번에 꾸미는 모음 버튼 소개 ▲소유한 이모티콘으로도 꾸미는 프로필 등이다. ‘Step’에 따라 그대로 이행만 하면 원하는 프로필이 완성된다.
‘카톡설명서’의 핵심은 이 문구에 있는 지도 모른다. “꾸미기 완성 후 오른쪽 상단 완료 버튼을 눌러야 저장된다”. 이 안내가 오지랖 같아도 그간의 노력을 날리지 않으려면 그냥 지나치지 않아야 한다.
이밖에도 ‘내 생일 비공개 설정하기’, ‘멀티프로필 만들기’ 등이 마찬가지로 ‘Step’에 따라 차근히 소개되어 있다. 대상, 관계, 목적을 고려해 쓸 수 있는 기능들이다.
새로 생긴 기능 중 재밌는 건 염탐이다. 카카오톡이 실험 중인 기능을 먼저 써보는 ‘실험실’을 통해서다. 현재 음성 명령으로 메시지를 읽고 보내는 ‘톡 음성모드’, 등록된 키워드에 해당하는 메시지만 모아서 보는 ‘키워드 알림 모아보기’, 채팅방에 전달된 URL 확인 시 사용 중인 채팅방과 분리된 화면으로 오픈되는 ‘인앱브라우저 앱 화면 분리’를 실험해 볼 수 있다.
맛보기가 끝이 아니다. 이용자는 해당 기능이 만족스러운지 평가하고 카카오톡 팀으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카카오는 이러한 의견을 바탕으로 개선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과한 친절? 받아들이는 속도는 저마다 달라
총평하면, 설명서의 난이도가 낮다는 것. 누구나 읽고 따라 하기에 수월하게끔 구성했다. “이거 누르세요, 다음엔 저거 눌러 보세요”와 같은 방식이다. 그래서 혹자는 불평할지도 모르겠다. 수준을 너무 낮게 잡은 거 아니냐고. 하지만 ‘정보 비대칭’이란 말이 있듯이 개인마다 받아들이는 편차는 있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차분히 이어지는 설명으로 인해 세세한 기능들을 지나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다.
카카오 측은 “카톡설명서를 통해 기능 소개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반영해 더 나은 카카오톡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CNB뉴스=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