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영상과 정밀한 전투 연출
군더더기 없는 빠른 전개로 호평
출시직후 애플 매출 1위·구글 2위
‘리니지 시리즈’ 닮았다는 비판도
영화 타짜에서 고니는 손이 눈보다 빠르다고 했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손맛도 눈맛보다 빠를 수 있습니다. 손끝으로 즐기는 게임 세계에서는 더욱 그럴 수 있겠습니다. 쏟아지는 게임들의 손맛을 먼저 보고 솔직하고 과감하게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CNB뉴스가 카카오게임즈의 MMORPG 신작 ‘아키에이지 워’를 체험해봤습니다. <편집자주>
카카오게임즈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아키에이지 워’가 지난달 21일 모바일 양대 마켓과 PC 플랫폼에서 정식 출시됐다.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한 아키에이지 워는 글로벌 64개국에서 약 20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PC MMORPG ‘아키에이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크로스플랫폼 게임이다. 대규모 팬덤을 거느린 만큼 사전 예약자만 200만 명을 넘기며, 유저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카카오게임즈의 상반기를 책임질 아키에이지 워는 오딘의 명성을 이을 수 있을까?
개성 뚜렷한 다섯 종족의 호쾌한 액션
‘아키에이지 워’를 실행하면 웅장한 오프닝 영상과 컷 씬에 매료된다. 그러나 강한 임팩트에 취해있는 것도 잠시. 조작 방법을 알려주는 튜토리얼이 진행되면서 바로 게임이 시작된다. 군더더기 없이 빠른 진행이 돋보인다.
아키에이지 워의 배경 세계관은 다섯 종족이 누이아 대륙에 정착을 하면서 겪게 되는 세력 간의 알력 다툼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주요 세력은 ‘초승달 왕좌’, ‘이즈나 왕가’, ‘마리아노플’, ‘안델프 공화국’까지 총 4곳으로, 서대륙의 패권을 쥐려는 ‘이즈나 왕가’와 이를 저지하려는 ‘초승달 왕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다.
본작에서는 원작 ‘아키에이지’에 등장했던 ▲서대륙 인간 ‘누이안’ ▲전투 종족 ‘워본’ ▲난쟁이 ‘드워프’ ▲동양계 인간 ‘하리하란’ ▲‘엘프’ 등 각자의 개성을 지닌 5개의 종족을 만나볼 수 있다. 뚜렷하게 구분되는 외형과 마찬가지로 종족별 능력치가 다르다. 또한 고유의 감정표현, 애니메이션까지 보유하고 있다. 다만, 커스터마이징이 불가능한 것은 아쉽다.
전투는 빠른 속도감을 바탕으로 호쾌함이 돋보였다. ‘양손검’, ‘한손검’, ‘활’, ‘단검’, ‘지팡이’ 등 총 5종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데, 착용한 무기에 따라 이용자가 구사할 수 있는 스킬과 공격 범위 등이 다르게 구현된다. 각 무기별 스킬 외에도 아군과 연계가 가능한 연쇄 스킬, 탈것 전용 스킬 등도 있어서 나름 차별화를 꾀한 모습이다.
가장 인기가 많은 종족은 단연 엘프 궁수다. 아름다운 외형과 원거리 딜러로 특화된 능력치 때문이다. 초반부에는 원거리 캐릭터의 효율이 높아 근거리 전투 캐릭터에 비해 육성이 비교적 쉽다.
전투 연출도 정밀했다. 캐릭터의 부드러운 액션과 적의 신체 질감에 따라 피, 금속, 물, 얼음, 돌, 나무 등이 튀기는 피격 효과 등도 섬세하게 구현됐다.
또한, 최신 그래픽 기술을 지원함에 따라 모바일 버전보다는 고사양 PC에서 더욱 세밀한 표현을 엿볼 수 있다. 지역별로는 다양한 기후와 특색있는 배경이 돋보이며, 심리스 월드로 구현되어 이용자가 원하는 모든 곳을 로딩없이 이동 가능하다.
전형적인 MMORPG 전투…사냥에는 협업 필요해
아키에이지 워의 게임 플레이는 전형적인 MMORPG 방식을 따르고 있다.
스토리의 뼈대라 할 수 있는 메인퀘스트 위주로 진행되며, 간간히 몹을 잡아 경험치와 아이템을 얻는 서브퀘스트도 플레이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전직 퀘스트가 따로 있다는 것. 전직 퀘스트를 수행하면 상위 직업(캐릭터)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 10/30/60/80 레벨에 상위 직업으로의 변신을 할 수 있다.
대부분 퀘스트는 몹을 사냥하고 이에 따른 보상을 얻으며 스토리를 전개하는 식이다. 초반에는 잡아야 할 몹이 약하고 양이 적어 사냥이 수월하지만, 점점 난이도가 올라가 쉽지 않다. 쉽게 진행하는 법은 따로 없다. 자동전투를 돌리면서 계속 레벨업을 하는 수밖에.
미세한 조작을 통해 전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서 일명 ‘맞딜(맞으면서 때리기)’로 대응하는 것이 최고다. 스킬과 회복 물약도 자동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회복 물약을 수백 개씩 구입해놓으면 ‘말뚝 전투’가 가능하다. 게이머는 몇 번의 클릭만으로 편하게 전투할 수 있다.
또한 길 찾기, 순간 이동, 퀘스트 진행 등 여러모로 편의성이 높은 UI(유저 인터페이스) 등이 돋보였다.
아키에이지 워에서는 협업이 강조된다. 수월하게 사냥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다. 몹을 한 대만 때리고 다른 이용자가 처치하더라도 경험치와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어서 여러 명과 함께 사냥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몬스터에 가한 대미지에 따라 얻는 경험치가 다르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굳이 혼자 사냥을 할 이유가 없다.
해당 시스템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는 대다수 이용자는 필드에서 항상 뭉쳐있다. 원거리 딜러가 대부분이어서 그런지 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또한, 많은 이용자와 함께 같은 필드에서 전투를 하더라도 버벅거리는 현상은 없었다. 대규모 전투를 강조한 만큼 최적화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방증이다.
지울 수 없는 비슷함…흥행 지속 위해 차별화 필요
익숙한 시스템이어서 적응하기 편했다. 그러나 익숙함은 곧 타 게임과 유사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키에이지 워 역시 국내 MMORPG의 대표 격인 리니지 시리즈와 상당히 비슷하다.
우선 UI와 메뉴, 자동전투 플레이, 길드 간 세력전, 직업 전직 시스템 등 게임 구조가 매우 흡사하다. 또, 직업과 탈것, 소환수(펫) 등의 BM 시스템까지 비슷하기 때문에 더욱 ‘리니지라이크’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공성전과 해상전, 필드전 등 다양한 형태의 대규모 전투를 준비했지만, 지금 당장은 플레이할 수 없었기에 평가를 내리기 힘들었다. 차별성을 위해 강조했던 해상전도 특색을 느끼기 어렵다.
아키에이지 워는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구글플레이 매출 2위를 기록하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차별성이 없으면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 흥행의 지속을 위해서는 경쟁 MMORPG와 다른 특별한 콘텐츠가 필요해 보인다.
(CNB뉴스=김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