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시장 김병수)가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막론하고 김포시의원들에게까지 비공개하고 있는 일명 "김포시 5호선 연장 용역 중간보고 결과"는 과연 무엇일까?
김포시의회가 용역 예산을 세워줘 가능했던 "5호선 연장 용역", 정확한 명칭으로는 "김포시 광역철도 타당성 조사 및 전략계획 수립 연구용역" 중간보고 결과를 김포시가 김포시의회에 오픈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내용의 방향을 다소 추정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해 이 기사에 담아 볼 예정이다.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이 문제의 배경이 될 수 있는 사건들에 대해 시간 순으로 간략하게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1차 문제제기-시의회 월례회의
지난 3월 6일 김포시의회 월례회의에서 이 용역 문제가 1차로 제기됐다. 그 용역 중간보고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의장인 김인수 의원조차 모르고, 해당 상임위원회인 도시환경위원회의 위원장 민주당 김계순 의원도 전혀 보고를 받은 바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 배강민 의원은 김포시 철도과장에게 "이러한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3월 14일 임시회 개의 전까지 상임위는 물론 의장과 모든 시의원들에게 그 5호선 용역 내용을 설명하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당시 김인수 의장도 김병수 시장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이러한 의회를 경시하는 집행부 태도에 대해 질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결국 문제가 발생했다. 김포시 철도과장은 3월 14일 오전 10시 1차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까지도 5호선 연장 용역 중간보고 결과를 제출하지도, 그 내용을 설명하지도 않았다. 심지어 보고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여부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었다.
게다가 14일 열린 1차 본회의에 김병수 김포시장은 일정이 있다며 불출석하고, 용역 중간보고 결과를 설명해야 할 철도과장은 갑자기 휴가를 내고 두문불출 연락이 끊겼다. 오후까지 교통국장 등이 과장에게 연락을 취해봤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대체 무슨 일일까? 그 용역 내용이 뭐길래 김포시는 이런 행태를 보이는 걸까?
2차 문제제기-14일 오전 임시회 파행
상황이 이처럼 심각해지자, 의회 일정을 조율할 책임이 있는 김포시의회 운영의원회 위원장 배강민 의원은 의장의 허락을 받아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날 1차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양당 운영위원 6명이 전원 참석해 동의한 내용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오후에 본회의를 개의하는 것이 좋겠다는 시의원들의 의견이 있어서, 배강민 운영위원장은 이를 수용해 오후 2시에 1차 본회의를 다시 개의하기로 했다.
오후 2시 40분경 1차 본회의가 열렸다. 김인수 의장은 김병수 시장과 같은 국민의힘이지만 집행부 행태에 대해 질타했다. 김 의장은 "시장님과 일부 부서장들이 의회 본회의 및 의원회 개회시 불참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를 경시하는 행태로, 시의원 모두는 이를 묵과할 수 없는 엄중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5호선 용역 비공개 사태"와 관련해서도 "5호선 김포연장 등 우리시 주요 현안의 추진상황에 대해서도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후 국민의힘 김종혁 의원이 갑자기 집행부 편을 들고 나섰다. 김종혁 의원은 "참 황당하고 창피합니다."라며 "집행부와 소통은 5분 발언 등 여러 창구를 통해 충분히 질의하고 할 수 있는데, 왜 본회의를 보이콧하느냐?...담당 의원님은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라"고 말했다. 상황이 예기치 않게 진행돼 오후 본회의도 정회로 끝났다.
3차 문제제기- 15일 오전 임시회 정회
김인수 의장과 김종혁 시의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 일동은 14일 저녁 성명서를 발표해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개회사를 통해 집행부의 행태를 질타했던 김인수 의장까지도 그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내용은 김종혁 의원이 발언했던 내용과 맥을 같이하는 내용이다. 집행부가 아닌 민주당 시의원들을 공격하는 내용이다. 성명서 전문은 이 기사 말미에 첨부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부만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도시환경위원회에서 다뤄야 할 현안을 의회운영위원회에서 타 상임위의 현안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모습으로, 동료 의원을 경시하고 시민을 기만하는 태도는 지금이라도 멈춰야 한다."라는 내용이다. 집행부의 의회 경시가 민주당 시의원들의 의회 경시로 갑자기 뒤바뀌었다.
15일 오전 임시회는 결국 민주당 불참으로 본회의 시작과 함께 정회했다. 14일 오후 1차 본회의가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 보였지만, 국민의힘 김종혁 의원의 발언으로 시작된 문제제기가 이번엔 국민의힘과 민주당 대결로 일이 커졌다. 덩달아 집행부의 5호선 용역 비공개 사건도 일이 더 커진 상황이다.
5호선 연장 용역 비공개...내용이 뭘까?
이 문제의 비공개 용역의 명칭은 "김포시 광역철도 타당성 조사 및 전략계획 수립 연구용역"이지만 이 용역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바로 김포시 숙원 사업인 5호선 연장 전략 수립 용역이기 때문이다. 무슨 대단한 전략이 노출될까 두려워 시의원들에게 비공개하는 것일까? 아니면 전략이 없거나 문제점이 노출될까 두려워 비공개하는 것일까?
비공개인 이유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지난 3월 6일 김포시의회 월례회에서 김포시 집행부가 보고한 일부 내용을 보면 대략 유추가 가능할 듯 싶다.
이날 "서울 5호선 김포 연장 실무협의체 운영계획"을 통해 철도과는 현재 5호선 연장과 관련된 문제점과 대책을 언급한 바 있다.
그 내용은 "김포시와 인천시의 노선 관련 용역기간이 상이해서 노선계획 합의 지연에 따른 시기 일실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즉 김포시는 지난 2021년 12월~2023년 6월까지 용역이 이미 진행되고 있지만, 인천시가 최근 2023년 3월 용역을 시작해 오는 9월 마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따라서 용역 기간만으로도 노선 합의 시기가 3개월 이상 늦춰지게 됐다는 내용이다. 하루 빨리 착공돼야 하는 김포시 입장에서 좋지 않은 시그널이다.
원래 지난 민선 7기에 구상한 노선은 인천시와 순탄하게 협의되고 있었으나, 민선 8기 김병수 시장이 지난해 11월 11일 일명 "인천시 패싱"하면서 서울시, 강서구와 3자 업무협약을 맺고 건폐장을 가져오기로 한 것이 화근이 돼, 인천시가 단독으로 노선 용역을 시작한 것이 노선계획 합의 지연 이유가 됐다.
결국 문제 핵심은 5호선 연장시 정거장 갯수
김포시의 전략...남은 카드는 무엇일까?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인천 검단지역 철도 역, 즉 정거장 개수다. 현재 인천시와 김포시의 이견이 좁혀지기는 커녕 넓어지고 있다. 월례회의 보고 내용에 따르면, 김포시는 2개소를 주장하지만, 인천시는 3개소를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 문제는 인천시 용역이 끝난 후 B/C가 가장 높은 노선안으로 광역교통 시행계획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 문제는 5호선 연장에 올인하고 있는 김병수 시장이 당연히 오픈하기 꺼려지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한종우 시의원은 지난 2월 7일 5분 발언을 통해 "5호선 김포시 구역 안에서의 직선화 노선을 검토해 달라. 검단을 경유하는 국자노선은 김포한강 콤팩트시티 조성계획 발표와 대곶 친환경 R&D단지 조성계획의 구체화 등 그 이전의 노선으로 이제는 노선에 대해 전면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포시민들이 원하는 직선노선을 하자는 얘기다.
김병수 시장도 새해 언론인 브리핑에서 "직결을 원하지만 사업성을 위해 검단 1곳을 경유하는 노선을 반대하지 않는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 5호선 직결이나 1곳 경유 노선이 가능할까?
지난 3월 6일 월례회의에서 실제로는 김포시가 2개 정거장을 경유하는 것을 타협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김병수 시장이 얘기하는 최소 1곳 경유와는 전혀 다른 얘기다. 게다가 인천은 3개여서 김포시가 원하는 노선을 이뤄내기가 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민들에게는 직선노선이나 1개 정거장 경유를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2개 정거장으로 3개 이상 정거장을 요구하는 인천시와 노선 협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것도 인천시 용역이 끝나는 9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더우기 지난 11월 11일 인천시 패싱 3자 협약을 통해 이미 "건폐장 이전"에 합의한 상황이어서, 김포시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남아 있을지 의문이다.
(CNB뉴스= 경기 김포/ 김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