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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김포시 산업진흥원 해산 근거는 허위...공공기관 통폐합 조례 통과될까?

市 "해산 후 대책, 아직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포시가 산업진흥원을 없애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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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진부기자 |  2023.03.12 09:29:23

CNB뉴스 김진부 기자

김포시는 지난 8일 "선택과 집중...김포시 혁신시계 빨라진다"라는 주제의 "공공기관 통폐합" 특집 보도자료를 통해 김포산업진흥원을 해산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밝혔다. 그 특집 보도자료는 언론을 통해 배포돼 현재 관련 기사가 넘쳐나고 있다.

김포시의 이번 특집 보도자료 배포는 15일 김포시의회(14일 개회)에서 진행될 "공공기관 통폐합" 개정 조례안 심의와 관련이 있다. 만약 시의회가 이 개정 조례안을 부결하면 김포산업진흥원을 해산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특집 보도자료는 이러한 배경에서 배포된 것이다.

그러나 김포산업진흥원 해산 근거가 사실과 다른 허위여서, 시민들과 시의원들이 공공기관 통폐합을 추진하는 김포시 집행부를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따라서 이번 취재수첩에서는 김포시가 주장하는 김포산업진흥원 해산 논리와 그 근거의 허위성에 대해 짚어보려 한다.

김포복지재단과 김포문화재단 통폐합 근거에도 문제가 많이 있지만, 이번 취재수첩에서는 김포산업진흥원 해산 근거의 허위성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 기사는 김포시 공공기관 통폐합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대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포산업진흥원 해산 근거 논리 1)
특집 보도자료 내용에 있는 "김포산업진흥원은...주요 사업인 산업발전전략 수립을 비롯한 5대 대표산업 육성지원이라는 설립목적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라는 문장


특집 보도자료의 이 문장을 보면 김포산업진흥원이 "5대 대표산업 육성지원"이라는 설립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므로 해산해야 한다는 논리가 타당해 보인다. 설립 목적도 달성하지 못한다면 존립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주장은 허위다.

5대 대표산업 육성은 김포산업진흥원의 설립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CNB뉴스는 설립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김포산업진흥원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살펴봤다.

제1조 (목적)에는 그 설립 목적이 "김포시 중소 벤처기업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육성지원을 위한 김포산업진흥원의 설립 및 운영"이라고 돼 있다. 5대 대표산업 육성이 아니라 중소 벤처기업 육성지원이 설립 목적이다. 5대 대표산업 육성과 관련한 설명은 지면 관계상 생략한다.

오히려 김포산업진흥원은 설립 초기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불과 2년만에 16개 사업 시행 및 지원을 완료해 중소 벤처기업의 육성지원이라는 설립목적에 부합하게 일해 왔다. 따라서 김포시의 이 논리는 해산의 근거가 될 수 없는 허위다.

김포산업진흥원 해산 근거 논리 2)
특집 보도자료 내용 중 "김포산업진흥원은...현재 직원 8명 중 5명이 일반관리업무 중이다."라는 문장


지난해 말부터 김포산업진흥원 해산을 주장해 온 김포시 기획담당관은 시의회나 언론에게 "소수인 2명만 진흥원 본래의 일을 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회계, 예산, 인사, 계약 등 일반관리 업무만 하고 있어서 해산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왔다. 따라서 있으나마나한 조직이라는 얘기다.

사실일까? 그렇지 않다. 실제 업무분장이 어떻게 돼 있는지를 취재해 보니, 기업지원을 담당하는 기업육성팀 3명 외 정책기획팀 5명 중 소공인복합지원센터 업무 총괄을 하고 있는 4급 직원과 소공인복합지원센터 구축 및 운영을 책임지는 6급 직원이 포함돼 있었다.

나머지 3명의 직원들이 사업계획, 경영평가, 인사, 그리고 감사, 계약, 홍보, 이사회와 홈페이지 관리, 또한 예산, 회계, 시설관리 등을 전담하고 있었다. 그 중 일반 7급 직원 1명은 사업계획과 협의체 구축 등의 일을 경영평가와 인사 업무와 함께 수행하고 있었다.

따라서 2명만 산업진흥원 본래의 일을 하고 있어서 존립할 필요가 없다는 김포시의 진흥원 해산 근거는 허위다. 오히려 총 8명 중 6명이 중소 벤처기업의 종합적인 육성지원이라는 김포산업진흥원 본래의 목적에 해당하는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포산업진흥원 해산 근거 논리 3)
특집 보도자료 내용 중 "김포산업진흥원은 조직의 생산성 부족으로 해산을 추진한다."라는 문장

마지막으로 이 "조직의 생산성 부족"이라는 해산 근거도 사실과 부합되지 않는다. 조직의 생산성이라는 것은 그 조직의 규모에 비례해 따져봐야 한다.

지난 2월 18일 공공기관 혁신을 이끌고 있는 행정안전부는 "앞으로 공공기관을 설립하려면, 20인 이상 규모의 지방 출자 출연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내용의 '지방 출자출연기관 설립 기준' 변경안을 발표했다.

행안부의 공공기관 설립 기준인 20명보다 한참 못미치는 8명의 인원으로 출범 2년만에 26개 사업 수행을 통해 284개 기업지원을 완료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에 더해 진흥원 총 사업비의 40%에 해당하는 37억원의 정부 공모사업을 유치한 것은 인원 대비 생산성과 효율성에서 상당히 우수한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포시는 "10인 이하 공공기관이므로 해산해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펴고 있는데, 이 또한 설득력이 없다. 바로 진행해야 할 소공인복합지원센터와 제조융합혁신센터 운영을 위해 당장 직원들을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포시가 필요한 직원을 늘려주지 않은 것을 김포산업진흥원 탓으로 돌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시는 작년에 올해 본예산을 세우면서 산업진흥원 인건비 등 일부 예산 6억 정도를 제외하고 나머지 예산 전액을 삭감해 올해는 산업진흥원이 중소 벤처기업의 육성지원 사업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시의회와 사전 상의도 없었다. 이와 관련해 작년 11월 2일 배강민 시의원은 김병수 시장에게 시정질의를 하면서 "이건 갈 데까지 가보자는 것"이라며 불쾌함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면 왜 김포시는 이렇게까지 하면서 김포산업진흥원을 없애지 못해 안달일까?

도대체 왜 없애려고 하는 걸까?

지금까지 김포시가 주장하는 김포산업진흥원 해산 등 공공기관 통폐합 근거의 허구성에 대해 논했다면, 이젠 "김포시는 왜 산업진흥원을 없애려고 할까?"라는 주제로 취재수첩을 마무리하려 한다.

그동안 김포시는 "만약 김포산업진흥원이 해산된다면 소공인복합지원센터와 제조융합혁신센터 운영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라는 기자의 수차례 질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소공인복합지원센터, 2022년 11월 당시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모습을 찍은 사진 (사진= 김진부 기자)


김포시는 "김포산업진흥원 해산이 결정되지 않았으니 2개의 센터 운영도 어떻게 할 지 결정할 수 없다."는 이상한 논리만 반복했다. 많은 비용을 들여 설립 용역을 하고, 그 근거로 산업진흥원을 설립한 지 고작 2년이 지난 마당에 이 공공기관을 없애버리겠다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해산 후 대책이 없다는 것이 논리적일까? 시를 운영하면서 대책 없이 해산해도 되는 걸까?

"대책이 없다."는 이유만으로도 김포산업진흥원을 해산해서는 안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해산"이 훨씬 더 이익이라는 근거가 "설립"의 방대한 용역 근거를 뒤집고도 남음이 있어야 하는데, 해산 용역조차 하지 않은데다 대책도 없다. 경기도에서 화성시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등록 공장이 들어서 있는 김포시에서 중소기업이나 소공인들을 위한 전문적인 지원을 하는 산업진흥원을 설립 2년만에 없앤다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과 다름없다.

게다가 '김포시 공공기관 통폐합안'은 지난 1월 10일 열린 행안부의 '지방공공기관 혁신 보고대회'에서 타 지자체처럼 인센티브를 받지 못했다. 이는 김포산업진흥원 해산안이 모범이 되는 바람직한 혁신안이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더 놀라운 것은 김포시 해당 부서는 지난 1월 10일 이 보고대회가 열렸다는 사실 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 과연 김포시는 공공기관 혁신에 관심이나 있는 걸까? 혹시 다른 데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닐까?

특집 보도자료에서 답변의 실마리를 찾아
김포시의회 의원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김포시가 지난 8일 배포한 특집 보도자료의 일부 문장을 보면, 시가 해산 후 대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김포산업진흥원' 해산에 그렇게 안달하는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바로 앞서 언급한 이 문장이다. "(김포산업진흥원이 운영하기로 돼 있는) 소공인복합지원센터 및 제조융합혁신센터는 전문기관에 위탁해 추진할 예정이다."라는.

김포산업진흥원이 해산된 후 남는 2개의 센터를 만약 민간에 위탁한다면, 위탁을 받는 기관이 상상할 수 있는 많은 이익을 얻게 될 가능성이 있다. 소공인복합지원센터에는 고가의 기계와 시험장비들이 들어설 예정이고, 제조융합혁신센터에는 여러 기관들이 들어서고 이를 총괄 운영해야 한다. 바로 이 부분이 해산의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공공이 아닌 민간이 만약 위탁을 받게 된다면, 그 기관이 수익을 내려 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이미 세간에는 누가 소공인복합지원센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들리고, 학운산업단지에 곧 준공될 제조융합혁신센터도 운영하려는 기관에 대한 소문도 무성하다.

누가 운영할지 그 결과를 보면 답을 알 수 있겠지만, 현재로 봐서는 김포산업진흥원 해산 자체가 불가능해 그 결과를 실제로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022년 12월 2일 김포시의회 민주당 배강민 의원이 김병수 시장에게 시의회와 상의도 없이 2023년도 김포산업진흥원 사업 예산을 거의 전액 삭감한 이유에 대해 따져 묻고 있다. (사진= 김진부 기자)


김포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구성을 보면, 민주당 의원이 4명으로 국민의힘 의원보다 1명이 더 많아서, 만약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김병수 시장의 해산안에 손을 들어준다고 단순하게 가정해도 4 : 3으로 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의힘 시의원들이라고 해서 해산에 무조건 찬성할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14일부터 열리는 233회 김포시의회에서 김포시의원들이 선택하는 공공기관 통폐합 조례안의 승인 가부 결정을 보면, 시의원들이 김포시 미래를 위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또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를 유권자인 김포시민들이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CNB뉴스= 경기 김포/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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