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부산시장.(사진=CNB뉴스 DB)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사표를 강요한 ‘부산판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해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김태업)는 17일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전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박모 전 부산시 정책특별보좌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신모 전 대외협력보좌관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오 전 시장 등은 시장 취임 이후인 2018년 8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임기가 남은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임직원 9명에게 사직서 제출을 종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박 전 보좌관과 신 전 보좌관으로부터 공공기관 임직원의 수리 절차를 보고받은 정황 등을 고려했을 때 오 전 시장이 범행에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명의 보좌관으로부터 공공기관 임직원의 사직서 수리 절차를 보고받은 정황 등을 고려했을 때 오 전 시장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동안 관행처럼 진행돼 왔다 하더라도 임기와 신분이 보장된 임직원에 대해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종용한 것은 문제”라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는 사적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이를 통해 사적 이익을 얻었다고 볼 기록상 근거는 확인하기 어렵다”며 “오 전 시장의 경우 판결이 이미 확정된 강제추행치상 사건과의 형평이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적힌 부산시설공단, 벡스코, 부산테크노파크, 부산복지개발원, 부산여성가족개발원, 부산경제진흥원 등 6곳 중 부산테크노파크와 부산경제진흥원의 경우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한편 오 전 시장은 이 사건과 별도로 지난 2021년 6월 20대 부하 여직원 2명에 대한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징역 3년이 선고돼 현재 수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