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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니&비즈] 달항아리에 빠진 하나은행…개방형 수장고 ‘하트원’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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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3.02.07 09:35:06

예술과 금융 결합한 ‘하나아트뱅크’
그림 수장고 조성해 고객투자 도와
예술성 뛰어난 미디어 아트도 감상

 

서울 을지로에 있는 하나은행의 개방형 수장고 하트원. (사진=손정호 기자)

모이지 말고 움직임도 줄여야 하는 ‘자제의 시대’가 저물어 갑니다. 코로나 엔데믹(풍토병)을 맞은 기대감 때문일까요? 재밌고 새롭고 신선한 곳이 봄 새싹 나듯 생겨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움츠려서 아직 몸이 덜 풀렸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CNB뉴스가 먼저 가봅니다. 가서 발과 눈과 손과 귀에 담은 모든 것을 전해드립니다. 이번에는 하나은행이 서울 을지로에 오픈한 개방형 수장고 하트원에 다녀왔습니다. <편집자주>


 


“하나은행은 자산가부터 MZ세대까지 손님 중심의 차별화된 맞춤형 아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나아트뱅크를 출범했고, 개방형 수장고 하트원(H.art1)도 오픈했습니다.”

최영욱 작가의 전시회 ‘인연과 카르마’ 도록에 실린 하나은행 김영훈 자산관리그룹장의 글이다. 이번 전시는 하나은행이 지난해 말 서울시 중구 을지로에 문을 연 오프라인 미술 공간인 ‘하트원’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지하철 2·5호선이 교차하는 을지로4가역에서 내려 이곳을 찾아갔다.

MZ세대의 문화 성지(?)로 자리 잡은 힙지로(힙하다와 을지로의 합성어) 길가 한쪽에 ‘하나 뱅크 아트 스토리지(Hana Bank art storage)’라는 설명을 앞세운 하트원 건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연과 카르마’ 전시는 하트원 3~4층 전시장에서 오는 10일까지 열린다. 하트원은 연두색, 보라색 등 반짝이는 반투명한 유리창이 인상적인 건물인데,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면 은행에서 사용하는 현금 금고와 같은 형태로 만든 전시장 문을 볼 수 있다.
 


하트원에서 ‘전시·판매·보관’ 하나로



이 문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면 최 작가의 달항아리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최 작가는 캔버스에 혼합 재료를 사용해 커다랗고 하얀 달항아리 시리즈를 주로 그리는 화가다.

 

하나은행의 개방형 수장고 하트원에서 열리고 있는 최영욱 작가의 전시회 ‘인연과 카르마’. (사진=손정호 기자)

3층 수장고는 투명한 유리와 노출 콘크리트로 외관을 만들었고, 안에 있는 철제 선반에 다양한 사이즈의 달항아리 그림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실물의 백자 달항아리도 네 점 정도 자리해 있었는데, 작품을 구입하기 원하는 사람에 한정해서 유리 수장고 안으로 들어가서 직접 살펴볼 수도 있다.

유리 수장고 외부에도 그의 작품이 걸려 있었다. 3층 전시장 벽면에 달항아리를 우리 인생사에 비유한 최영욱 작가의 말이 쓰여 있었고, 그 옆으로 구매를 희망하지 않는 사람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는 다섯 점의 작품이 걸려 있었다. 달항아리 표면의 빙열(백자 표면 유약에 생기는 가느다란 균열)까지 묘사한 그림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에 안식을 찾을 수 있었다.

미디어아트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4층 전시장에는 한쪽 벽면을 거대한 LCD 스크린이 채우고 있는데, 빔프로젝터를 이용해 달항아리와 자연, 도시에 대한 미디어아트 작품이 투영되고 있었다. 이곳에서 달을 닮은 하얀색 항아리와 우리의 삶에 대한 상념에 빠질 수 있었다.

 

하나은행의 개방형 수장고 하트원의 상설 전시장. (사진=손정호 기자)

한정판 NFT(대체불가토큰) 작품도 받을 수 있다. 미디어 아트 작품을 감상하면, 하트원 직원이 하나은행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하나1Q’와 국내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인 ‘업비트’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두 앱에서 이벤트 페이지를 터치하면 최영욱 작가의 작품을 응용한 1000개 한정판인 NFT 작품과 아트 포스터, 도록을 받을 수 있었다.

상설 전시도 있다. 하트원 2층에는 예술적 사색의 공간이라고 명명된 전시장이 있는데, 유리벽 없이 철제 선반에 걸린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물방울의 화가 김창열, 러브(LOVE)의 팝아티스트 로버트 인디애나 등의 작품도 있었다. 이 작품들은 하나은행이 그동안 고객들을 위한 오프라인 점포에 걸어두었던 미술품들을 모아 놓은 것.

휴식 공간도 따뜻했다. 하트원 1층에는 업사이드라는 이름의 카페가 있는데, 커피와 베이커리 등을 즐길 수 있다. 5층 루프탑에는 투명한 이글루 형태로 만든 레스토랑 미드나잇 트윈스가 있어서, 셰프가 조리한 파스타와 피자, 스테이크 등을 맛볼 수 있었다.

 


발굴→전시→판매, 아트금융 인프라 구축



하나은행은 지난해부터 자산관리(WM)와 아트를 결합해, 예술에 관심이 많은 고객들을 위한 ‘하나아트뱅크’를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1995년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고객들의 미술품 투자를 도왔고, 이어 2020년 서울옥션과 함께 미술품 전담 PB센터를 오픈했다. 이런 ‘문화투자’의 연장선상에서 아트뱅크를 연 것이다.

 

하나은행의 개방형 수장고 하트원은 5층 규모다. 1층 입구(왼쪽)와 카페 매장. (사진=손정호 기자)

하나아트뱅크는 아트 펀드뿐만 아니라 미술품 담보대출, 세무와 법률 자문(어드바이저리) 서비스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인 하트원을 오픈하면서 미술품 자산관리와 상속, 보관, 신탁 상품 등 아트 금융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명한 화가뿐만 아니라 신진 작가를 발굴해 전시를 지원하고, 작품의 판매와 매입 등 컬렉터들을 위해 다양한 플랜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하나은행의 PB 거래 고객 중에 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아트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있는데, 아트페어와 하트원 전시회 등에 우선적으로 초대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CNB뉴스에 “하트원은 아트와 컬렉터가 만나는 공간으로 예술 분야에서 금융 본연의 역할을 다양화해 우리나라 미술 시장을 체계화하자는 취지”라며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과 발굴, 작품 전시, 판매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트 인프라를 구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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