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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드라마 같은 역전…진옥동 신한은행장, 두 번 퇴사 끝에 신한금융 수장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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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22.12.27 09:45:47

두 번 퇴사 세 번 입사… 인생 자체가 도전
사상최대 실적행진 이끈 레전드 금융전략가
日현지서 맹활약한 ‘일본통’…혁신의 아이콘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차기 신한금융그룹 회장으로 내정됐다. (사진=신한은행) 

신한금융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내정됐다. 새해 3월 신한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정식 취임될 예정이다. 진 내정자는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가운데, 그의 색다른 이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CNB뉴스=이성호 기자)


 


신한금융그룹의 수장이 바뀐다. 조용병 현 신한금융 회장이 물러나고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바통을 터치하게 된 것.

앞서 신한금융 이사회 내 소위원회인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군을 ‘조용병 현 신한금융 대표이사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으로 압축했었다. 이 3명 중에서 조용병 회장이 이변이 없는 한 3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2017년 회장직을 맡은 이래 연임하며 신한금융을 국내 리딩 금융그룹으로 이끄는 등 경영 능력과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조 회장이 세대교체와 신한의 미래를 고려해 용퇴를 결정했고, 스포트라이트는 최종적으로 진옥동 행장에게 비춰졌다.

잡음은 나오지 않았다. 진 행장의 신한금융 회장 내정을 두고 ‘이미 준비된 인물’이라는 인식이 강해 안팎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분위기다.

그가 종국의 계단을 밟고 올라 그룹의 차기 리더로 선정된 배경은 무엇일까?

지난 4년간 신한금융의 핵심 주력사인 신한은행의 장으로서 리딩뱅크로의 지위를 확실히 다지고, 지속적인 성과 창출 기반을 마련해 온 점이 부각됐다.

특히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달성하는 경영력과 더불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탁월한 위기관리 역량을 보여줬다는 점이 회추위가 그를 차기 회장으로 낙점한 사유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59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1.7% 증가하며 은행권 1위 자리를 꿰찼다.

 

(사진=신한은행)

 


일본에서 창업해 ‘승승장구’



은행장을 넘어 그룹의 새로운 선장인 된 진옥동호(號)의 항로 추이가 주목되는 가운데, 그의 남다른 이력도 눈길을 끈다.

1961년생인 진 내정자는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후 1986년 신한은행으로 이직해 ‘신한맨’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듬해부터는 인력개발실에서 근무했다. 당시는 신한은행이 창립 후 5년이 지나 대형 시중은행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기업문화 연수가 강화되는 시점이었고, 그는 실무·책임자로서 신한문화를 담당했다.

이때 쌓은 경험은 자산이 됐다. 앞으로 나가야 할 조직문화의 방향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자신 있게 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된 것이다. 실례로 ‘임원·부서장 연수’에서 ‘혼이 살아 있는 신한을 만드는 길’이라는 주제로 원고도 없이 1시간 30분가량 지론을 펼치기도 했다.

1996년 명동지점 대리로 있다가 1997년부터 2001년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지점에서 일했다. 2002년 여신심사부 부부장 겸 심사역을 맡았고 2004년에는 국제업무팀장을 역임했다.

그러다가 첫 번째 퇴사를 하게 된다. 은행원이 아닌 사업가로서 ‘인생 이모작’을 설계해 2004년 일본 현지에 기업재생전문회사 ‘SH캐피탈’을 창립했다. 여신심사역으로 일하면서 얻은 여신의 사후관리와 부실채권 시장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회사를 차린 지 2년 만에 배당이 가능했을 정도로 그의 사업은 성공 반열에 올랐다. 익숙한 은행원 옷을 벗고 그것도 타국에서 CEO로서 탄탄한 기업체를 꾸려나갔다는 점에서 흔치 않은 이력이다.

그러던 와중 몸담았던 신한은행으로부터 다시 부름을 받게 된다. 일본 정부가 외국계 은행에게 은행업 면허를 부여하자, 지점만 보유하던 신한은행은 SBJ(Shinhan Bank Japan) 설립을 꾀했고, 이를 추진할 적격자는 바로 그였기 때문이다. 이에 2008년 다시 은행으로 복귀한 그의 활약은 눈부셨다.

오사카지점장을 맡았고 탄탄한 현지 네트워크와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혁혁한 성과를 올리며 SBJ가 라이선스를 획득하는데 일등공신으로 이름을 올렸다.

2009년에는 SBJ은행 오사카지점장을 거쳐 본부장을 맡았지만, 다시 한번 회사를 관두게 된다. 2011년 12월에 다시 SH캐피탈로 돌아가 사장을 지낸 것.

 

진옥동 내정자. (사진=신한은행)

 


화려한 귀환…디지털 혁신 ‘속도’



그러나 신한과의 연은 끊기지 않았고 그를 놔주지 않았다. 2014년 1월 SBJ은행 부사장으로 복귀했다. 세 번째 입사였다. 2015년 6월부터는 사장 자리에 앉았다. SBJ는 일본 현지에서 주택론·기업·IB시장까지 발을 넓혔고, 신한금융에서 글로벌 손익의 약 20%를 차지하는 주요 거점이 되는 초석을 다지는 등 수훈을 세웠다.

이후 그는 장기간의 일본 생활을 접고 고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국내로 돌아온 그는 승승장구였다. 2017년 1월에 신한은행 부행장(경영지원그룹장, HR/총무), 그리고 같은 해 3월부터는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운영 담당, HR/시너지/홍보)을 지내다 마침내 2019년에 신한은행장에 올랐다.

국내외 영업현장에서의 경험, 여신심사, 자금, HR 영역 등 은행 전반적인 업무를 경험하면서 쌓은 전문성과 글로벌 사업의 핵심 영역인 일본 현지법인인 SBJ은행에서 은행장으로서 달성한 고속성장 등 경영성과가 그를 은행 최고경영자 자리까지 올린 것이다.

또한, 실무자 시절부터 신한문화를 담당해왔으며, 지주사에서 HR을 담당하는 부사장으로서 신한WAY추진협의회 등을 운영하고, 신한문화를 바탕으로 본부장 이상 리더십을 대상으로 연수를 기획·실행하는 등 신한문화의 창조적 계승·발전에 있어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였다.

그는 이 같은 기대에 충분히 보답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과 저성장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우량자산 위주의 성장 전략으로 그룹 전체 성과 창출에 크게 기여했고, 고객중심 철학을 바탕으로 ‘같이성장 평가제도’를 도입해 고객과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등 영업방식의 변화를 이끌었다.

아울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해 신한SOL을 시중은행 중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1위로 끌어 올리는 한편, 디지털혁신단 출범을 통해 은행업의 영역을 뛰어넘는 혁신적 신사업을 추진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2021년 연임에도 성공했으며, 이제 새해에는 그룹을 이끄는 회장 자리에 오른다.

평범한 은행원에서 일본 현지 은행에서의 갖은 노력과 결실, 그리고 회사 창업과 은행으로의 복귀, 결국엔 그를 키워낸 회사의 최고 위치까지 점령한 그의 독특한 이력은 시선을 끌기 충분해 보인다.

진 내정자는 그동안 ‘고객가치를 창조하는 영업현장이 은행의 중심’이라는 가치를 강조해 왔다. ‘One Shinhan’ 뱃지를 고안하는 등 ‘온전한 하나’라는 조직문화에 대해 누구보다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 굳건한 신뢰로 하나가 될 때 ‘더 큰 신한’으로서 고객과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갈 수 있다는 진 내정자.

“혁신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며 서로를 향한 온기가 충분하다면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고 설파하는 진옥동호(號)가 그려나갈 항해지도에 금융권의 시선이 쏠린다.

(CNB뉴스=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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