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에 ‘활명수 1897’ 팝업스토어
독립운동 자금줄로 시작한 125년史
다섯개 공간에 ‘과거부터 현재’ 담아
움직임을 줄여야 하는 ‘자제의 시대’가 끝날 듯 끝나지 않습니다. 출타는 여전히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CNB뉴스가 대신 갑니다. 재밌고 새롭고 어쨌든 신선한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발과 눈과 손과 귀에 담은 모든 것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가보니 알게 된’ 또 다른 오감의 영역이 안방으로 배달 갑니다. 이번에는 동화약품의 ‘활명수’ 팝업스토어에 다녀왔습니다. <편집자주>
“동화약품의 활명수는 3세기에 걸쳐 사랑을 받으며 대한민국 역사와 함께 진화해왔습니다.”
동화약품이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에 활명수(活命水·사람을 살리는 물이라는 의미)의 125주년을 기념하는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활명수 1897’이라는 이름의 이번 팝업스토어는 지하철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5번 출구로 나와서, DL그룹의 D타워와 D뮤지엄, 한화건설의 갤러리아 포레를 지나 카페거리 안으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기자는 지난 24일 갤러리 더봄에서 열리고 있는 이 팝업스토어를 찾아갔는데, 빨간색 외관과 테라스, 커다란 초록색 나무가 인상적이었다. 평일 낮 시간대였지만 오랫동안 활명수를 사랑해온 나이든 팬, 서울숲 카페거리를 찾은 젊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했다.
우선 팝업스토어 테라스에 성인 남자보다 큰 크기의 활명수 조형물(병 모양)이 눈에 들어온다. 동화약품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제조회사, 제약회사, 최초의 등록상표인 ‘부채표’, 최초의 등록상품인 ‘활명수’로 기네스북 4관왕을 차지하고 있다는 내용을 적은 동판도 보였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총 5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1897 THE BEGINING’ ‘동화약방’ ‘활명수 NOW!’ ‘활명수 포토존’ ‘활명수 show room’이 바로 그것.
‘1897 THE BEGINING’에서는 활명수의 역사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활명수는 조선 시대에 임금님을 보필하던 궁중선전관인 노천 민병호 선생이 궁중의 비방에 서양 의학을 더해서 만든 의약품으로, 그의 아들인 은포 민강 선생이 1897년에 동화약방(동화약품의 전신)을 만들어서 보급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활명수 판매금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동화약방’에서는 다양한 스티커를 얻을 수 있다. 연두색의 내복약 종이봉투 안에 활명수의 초기와 현재 디자인, ‘속 시원한 리액션 소화템’이라는 문구 등이 적힌 스티커를 받을 수 있다. 활명수의 연간 판매량이 1억병으로, 현재까지 약 85억병이 팔렸으며 빈 병을 일렬로 세우면 지구를 25바퀴 돌 수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활명수 NOW!’에서는 디자인, CF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초기부터 현재까지 40가지 종류의 병 디자인, 지면 광고 포스터, CF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125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디자인된 ‘활명수 클래식’의 거대한 조형물(병 모양) 옆에서 인증샷을 찍을 수도 있다.
‘활명수 포토존’도 재미있다. 야외 테라스에 있는 포토존에는 커다란 키오스크가 있는데, 스마트폰으로 팝업스토어에서 인증샷을 찍고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그 모습을 인화지에 사진으로 출력해준다.
‘활명수 show room’에서는 아트 상품을 만날 수 있다. 동화약품 활명수는 그동안 콜라보레이션 디자인 상품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게스(청바지 브랜드), 나전칠기, 모나미(필기구), 스탠리(보온병), ‘쇼 미더 머니’(힙합 프로그램), 카카오프렌즈, 팝아티스트(권오상·이용백·홍경택 등), 플리츠마마(가방), 휠라(의류) 등과 협업해서 만든 디자인 제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콜라보레이션 디자인을 활용해서 만든 컵, 티셔츠, 펜 등의 아트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데, 수익금은 물 부족 국가 어린이들을 위한 우물 설치, 식수 정화, 위생교육 등을 위해 기부한다.
책도 읽을 수 있다. 이 코너의 한쪽에 책꽂이가 있는데,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이 최근에 출간한 수필집 ‘푸른 눈썹 같은 봉우리 아름다운 남산’, 활명수의 역사를 다룬 ‘대한민국 활명수에 살다’ ‘활명수 100년 성장의 비밀’ 등을 꺼내서 읽어볼 수 있다.
개성 넘치는 마케팅으로 MZ세대와 소통
동화약품이 활명수에 집중하는 건 활명수 자체가 기업의 역사이기 때문.
첫 활명수를 내놓은 구한말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활명수를 업그레이드해오고 있다. 현재 활명수는 일반의약품인 ‘활명수’ ‘까스 활명수-큐’ ‘미인 활명수’ ‘꼬마 활명수’ ‘활명수-유’,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까스 활(活)’ ‘미인 활(活)’ 등 7가지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화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활명수 시리즈는 국내 액상소화제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동화약품의 전체 매출에서 활명수 라인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2%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 719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 38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런 활명수가 더 오랫동안 사랑받도록 하기 위해서, MZ세대가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인 서울숲 카페거리에 팝업스토어를 연 것이다.
동화약품은 앞으로도 개성 넘치는 마케팅을 이어갈 전망이다. 그동안에도 다양한 브랜드, 아티스트와 함께 활명수의 콜라보레이션 디자인을 선보여왔고, 올해 새로 출시하는 125주년 에디션인 ‘활명수 1987’의 디자인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CNB뉴스에 “동화약품은 1897년에 활명수를 만들어서 판매하며 시작한 우리나라에서 역사가 제일 긴 제약사”라며 “앞으로도 새로운 활명수의 디자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며 변함없이 사랑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