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주기자 | 2022.10.06 17:47:43
2030세계박람회 유치 예정지인 부산항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지가 빗물침수대책이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박람회 유치가 확정될 경우 개최기간은 5월부터 10월까지로 여름 집중 우기와 시기가 겹치는 탓에 우려가 제기됐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부산 서동구)이 해양수산부가 제출한 자료를 살펴본 결과, 우수유출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투수성 보도블럭을 비롯한 침투시설과 각종저류시설, 배수펌프까지 세밀하게 배치돼야 하지만 현재 북항재개발 부지에는 우수관로 배수시설 외에 별다른 시설 설치계획은 설계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북항 배후에 위치한 원도심 지역은 언덕지대에 있어 폭우가 내리게 되면 초량천, 부산천, 좌천천 등 하천을 통해 빗물이 바다로 직접 배수됐었다. 그러나 북항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원도심 앞바다에 공유수면 매립이 이루어졌고, 지하에 설치된 관로를 통해 배수가 되면서 기존보다 배수량이 줄어들게 됐다.
바다 매립으로 인해 배수량이 줄어든 데다 이상 기후까지 겹치며 극한호우가 잦아지면서 원도심과 북항 재개발사업지 인근에서 강우량이 배수용량을 초과해 빗물이 넘치는 상습 침수지역이 증가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태풍 힌남노 때처럼 만조와 집중호우가 겹치게 된다면 그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현행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르면, 개발사업을 시행하거나 공공시설을 관리하는 책임자는 우수(雨水)유출저감대책을 수립하고 의무적으로 우수유출저감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항만은 우수유출저감시설대책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안 의원이 해당 시행령을 연혁까지 조사해 본 결과, 우수유출저감시설 설치 대상사업 조항은 지난 2005년 8월 개정안에 신설됐고 현재까지도 항만은 제외된 상태이다.
항만법과 항만재개발법에도 빗물피해대비책에 대한 근거 규정은 존재하지 않았다.
안 의원은 "골프장·온천 개발사업 시에도 수립해야 하는 우수유출저감대책 대상에서 국가중요시설인 항만이 제외된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엑스포의 성공적인 유치 및 원도심 하천 범람 방지를 위해 우수관로·저류지 추가 배치 등 근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