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주기자 | 2022.10.05 15:00:12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권형택 사장이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했다. 권 사장은 2021년 4월 취임했고, 임기는 2024년 4월까지였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부산 사하갑)은 5일 "권 사장이 4일 2022년도 국토교통부 및 HUG 국정감사 불출석 사유서를 국회에 제출하면서 일신상의 이유로 출석하지 못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사의를 밝힌 것은 국토교통부가 지난 9월 30일 HUG 종합감사 중간결과 발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HUG가 지난해 8월 한 건설사의 신용등급이 정당한 사유 없이 BB+에서 A+로 4단계 상향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HUG 본사 간부가 영업지사에 수차례 등급 상향조정을 요구했고 이에 반대하는 지사장을 지방으로 인사발령 낸 정황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간부에 대해 보증료 손실 책임을 물어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히면서 HUG 사장의 책임도 배제할 수 없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이번 사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됐던 국토부 산하기관장의 세 번째 중도 퇴진이다.
앞서 김현준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지난 8월 임기를 1년 8개월 남기고 사퇴했고, 9월 23일에는 김진숙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사퇴했다.
김진숙 전 도로공사 사장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도공 임원들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지 이틀 만에 사퇴했다.
최 의원은 "과거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누구보다 강하게 비판했던 원장관이 국토부 장관의 지위를 이용해 임기가 보장된 산하 기관장들의 사퇴를 사실상 겁박한 결과 이런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2021년 2월 10일 원희룡 당시 제주지사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유죄 판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기가 남은 사람들을 내 사람으로 바꾸기 위해 사찰한 명단이 블랙리스트가 아니면 살생부인가 라고 비판했는데 지금 원 장관이 하는 행태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며 "산하기관장을 겁박해 사퇴시키는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