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주기자 | 2022.09.16 15:27:28
역대급 피해가 우려됐던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휩쓸며 크고 작은 상처를 남겼지만, 부산항에서는 철저한 사전대응 덕분에 태풍 '매미' 때보다 피해 규모가 확연히 줄었다.
기상청은 당초 태풍 ‘힌남노’가 최대풍속 54m/s 이상의 강력한 세력을 유지한 채 경남 해안에 상륙, 5일과 6일 사이 부산항이 직접 영향권에 들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태풍이 상륙한 6일 오전 6시 중심기압은 955hPa로 매미 때의 954hPa과 비슷했고, 만조 때에 맞춰 상륙하는 최악의 기상 상황이었다.
부산항만공사(이하 BPA)는 이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지난 1일 오전 9시부터 비상대책반을 운영했고 사장 주재 취약시설에 대한 사전 현장점검 및 안전조치 강화, 일일 점검회의 등을 통해 부산항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다했었다.
또한, 태풍 규모 및 접근 시기를 고려해 4일 오전 9시부터 비상대책반을 사장이 총괄책임자인 비상대책본부로 격상하고 4일 오후 4시 30분부터는 위기 최고 등급인 ‘심각’ 단계에서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때까지 24시간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했다.
유관기관인 부산해수청, 부산해경, 예선조합 등과는 24시간 비상연락체제상태에서 합동으로 집단 계류시설 점검을 벌여 소형 선박 및 부선의 우선 피항 조치를 완료하고, 강풍으로 인한 선박 홋줄 풀림사고 등 비상상황을 대비해 공공용 예선을 동원하는 등 태풍 힌남노를 맞을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췄었다.
특히, 2003년 9월 태풍 매미때 부산항 안벽 크레인 11기 전복·이탈사고로 사실상 부두가 완전마비된 경험을 계기로 해 BPA는 북항의 안벽 크레인들의 고박장치 강화(풍속기준 50→60m/s)로 악천후 기상에도 철저한 대비를 했다.
태풍 ‘힌남노’가 부산항을 관통하는 5일 야간부터 6일 오전까지는 BPA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이 태풍 피해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했다. 이러한 철저한 사전점검 및 안전조치 강화를 통해 부산항에서는 일부 시설물과 부두 펜스 파손 외에는 대형 피해나 인명사고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강준석 BPA 사장은 “철저한 대비만이 피해를 줄일 수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며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 신속히 복구 작업을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