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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B국민카드와 키뮤스튜디오, 그리고 ‘우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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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2.08.11 09:37:37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리고 있는 KB국민카드와 키뮤스튜디오의 ‘우리동네 체크카드’ 전시회. (사진=손정호 기자)

“단편소설을 읽은 듯한 기분 좋은 동네 풍경. 곳곳에 가득한 이야기들이 기대되지 않나요. 숨어있던 맛집과 이름난 빵집, 뽀얀 이불 향 풍기는 세탁소까지.”

서울 지하철 2호선 뚝섬역이나 신분당선 서울숲역으로 나와서 스마트폰의 지도 검색 서비스를 켜고, 성동구 뚝섬로에 있는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을 검색한다. 헤이그라운드는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사무실 공간을 제공해주는 코워킹 커뮤니티.

이곳을 찾아가는 이유는 KB국민카드에서 발달장애인 디자이너들이 그림을 그리는 키뮤스튜디오와 콜라보레이션을 해서 만든, ‘우리동네 체크카드’의 전시회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들이 그렸다는 키뮤스튜디오의 그림들은 원색을 선택해 화려하면서도, 기존의 화풍을 답습하지 않고 응용한 형태라 마음에 들었다.

우리 동네, 스타트업 코워킹 커뮤니티가 주는 풋풋한 느낌. 지금도 내가 존재하거나, 꿈꾸는 것, 동경, 지향성이 이 전시회의 글에 담겨 있었다. 이만큼 예술적으로, 사회적으로 의미를 갖는 조합도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아주 개인적이며 주관적인 판단도 있었다.

뚝섬역에서 나와서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으로 가는 길에는 낡지만 정겨운 2호선의 엘리베이터, 천천히 걸어가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동네 아줌마와 아저씨, 청소년들이 있었다. 커피숍, 디저트 가게, 쿠팡 물류센터, 아트센터 등을 지나쳐서 이곳에 도착했고, 스타트업 기업인을 소개하는 대형 모니터 밑에 KB국민카드와 키뮤스튜디오의 전시장이 자리해 있었다.

이곳에서는 ‘KB국민 우리동네 체크카드’에 사용된 키뮤스튜디오의 그림, 이용자들을 위해 만든 리사이클링 커피캔들 세트, 무릎담요, 그림 액자들을 볼 수 있었다. ‘KB국민 우리동네 체크카드’는 동네 가게에서 사용할 경우 혜택을 준다고 하는데, 키뮤스튜디오와 잘 어울렸다.

이번 전시는 키뮤 아뜰리에서도 열린다. 키뮤 아뜰리에는 키뮤스튜디오가 입주해 있는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과 가까운 빌딩 1층에 있는데, 주말에만 오픈한다. 지난 9일에는 그 옆을 지나가면서 특별한 디자이너들이 열심히 그림 그리기에 몰두하며, 삶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문지원 작가(왼쪽)와 유인식 PD. (사진=연합뉴스)

키뮤스튜디오는 ‘세상에서 가장 유니크한 스튜디오’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 파블로 피카소가 평생 얻고자 했던 순수한 감성을 지닌 특별한 디자이너들이 일할 수 있고, 이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교육해 좋은 그림을 탄생시킬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인지 키뮤스튜디오는 삼성전자, 롯데, 아모레퍼시픽, 페레로로쉐, 한국조폐공사,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과도 콜라보를 해왔다.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떠올랐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스카이티브이(KT 계열사)의 채널 ENA와 OTT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데,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1996년생 젊은 여성 변호사의 순수한 사건 해결기를 에피소드별로 볼 수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말이 어눌하지만, 한 번 본 책의 내용을 컴퓨터처럼 모두 정확하게 기억하는 천재 변호사 우영우는 법을 사랑지만 고래도 애정한다. 다양한 고래의 종류, 이들의 습성뿐만 아니라 바닷속 이동 경로까지 줄줄이 왼다. 이런 우영우를 미워할 수 없기에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1위에 오르고, 촬영지인 김밥집과 팽나무 앞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이리라.

우리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집필한 문지원 작가와 이를 드라마로 만든 유인식 PD도 최근 우리 사회에서 벌어졌던 장애인들의 지하철 이동권 확대 목소리에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나의 삶에도 그런 인연이 흐릿하게 있었고, 우리가 보다 나은 국가 또는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에게 보다 많은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전시회와 드라마 ‘우영우’ 열풍을 바라보며 기대감이 들었다. 서두를 수는 없지만, 이런 관심이 계속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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