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2.07.14 11:11:18
지난 13일 '고양시 경제자유구역 추진방안'이라는 주제로 첫 세미나가 열렸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새롭게 탄생한 고양시 민선8기 이동환號의 1호 결재 핵심공약으로, 조만간 고양시에 '경제자유구역 추진단'도 꾸려질 예정이다.
그래서인지 세미나가 시작될 즈음 킨텍스 제2전시장 303호~304호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고양시정연구원의 자료 책자가 모자랄 지경이었다.
첫 토론회의 아쉬움...텅 빈 세미나
이날 세미나는 고양시정연구원 개원 5주년을 기념해 주최한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프로그램에는 개회와 축사에 이어 바로 10분 휴식시간이 배정돼 있다. 아니나다를까 이동환 고양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등 대부분의 정치인과 관계자들이 축사와 기념 단체사진 촬영 후 주제발표도 듣지 않고 썰물처럼 빠져 나갔다.
참석한 시민들 입장에서는 이동환 시장의 핵심공약인 '고양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논하는 첫 세미나의 이러한 모습이 다소 아쉬울 수밖에 없다. 과연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대한 절실한 의지는 있는 것일까?
2개의 주제발표 내용은?
2개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먼저 산업연구원의 김선배 선임연구위원이 '경제자유구역의 미래 발전 전략과 과제'라는 큰 주제로 발표했고, 이어서 김형성 고양시정연구원 연구위원이 고양시 입장에서 '고양시 경제자유구역 추진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산업연구원의 김선배 연구원은 기존에 지정된 9개의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설명과 기존 구역의 분석을 통한 미래 경제자유구역의 발전 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고양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참고할 부면이 많이 있는 발제였다.
고양시정연구원의 김형성 연구원은 단계적 지정방안을 제시했다. 1단계는 메디컬, 문화콘텐츠 경제자유구역 지정(일산테크노밸링, 방송영상밸리), 2단계는 정밀의료기기 및 국제 암 밸리 경제자유구역 지정(능곡, 주교), 3단계는 반도체 파운드리 장비 산업 경제자유구역 지정(JDS)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펜타포트, 즉 의료생명과학밸리, 정밀의료-국제 암 밸리, 반도체 파운드리-팹리스 밸리, 대곡복합청년 창업 밸리, K문화 밸리 등 5개 지정을 복합적으로 구성했다.
하지만 반도체 파운드리 등을 JDS지역에 지정하는 등의 내용은 다소 가능성이 많이 떨어져 보이기도 했다. 고양시가 반도체 비메모리 부문의 해외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는 어떤 개연성이나 특별한 방안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고양시 기업인의 건설적 비판?
'고양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한 중요한 핵심 내용과 건설적인 비판은 토론회에서 나왔다. 고양상공회의소 권영기 회장은 고양시의 기업인들을 대표해 토론 패널로 참여했는데, 토론 발표에서 쓴소리를 했다.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첫째, 우리 고양시의 경제인들이 많이 초청되지 않았다는 점이 안타깝고요. 둘째로 고양시 관계 시의원, 도의원분들이 일찍 자리를 뜨신 것이 아쉬웠습니다. 우리 108만 시민이 힘을 합치지 않으면 어떠한 기업 유치든 경제자유구역 지정이든 어려움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고양시의 수정법(수도권정비계획법)이라든지 또 이런 여러가지 제도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고는 과연 지정이 될까하는 의구심이 먼저 납니다. 이런 의구심을 해소해 주시는 게 이 문제의 출발이 아닌가 생각됩니다."라고 말했다.
고양시 경제자유구역 지정 위한 핵심조언 3가지?
토론회 후 질의 답변 시간에 산업연구원 김선배 선임연구위원은 고양시가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지와 관련해 예정에 없던 3가지 핵심조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다음은 산업연구원 김선배 연구위원의 조언을 정리한 내용이다.
1. 고양시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왜 필요하고, 왜 시급한지"에 대한 답이 명확하게 강조돼야 한다.
그동안 지역 특화산업을 육성하는 차원에서나 새로운 유망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이유로 경제자유구역의 필요성이 제시됐다면, 앞으로는 경제 생태계 관점에서 기존 산업을 어떻게 구조를 고도화하고 다각화하고 혁신성장 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렇게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그것에 입각해 고양시 경제자유구역 지정의 필요성이 도출돼야 한다.
2. 고양시만이 아니라 경기도에서 필요해야 한다. 고양시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타 시군과 연계할 필요도 있다.
고양시의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고양시가 경기도 산업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이므로, 이를 경기도에 설득하기 위해서는 고양시만이 아닌 인접 시군과 연계하는 전략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경자구역 지정을 통해 경기북부 산업발전의 중앙 구심점 및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돼야 한다.
3. 결국 국가적인 차원, 즉 산업부 차원에서 고양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검토해봐야 한다.
현재 이미 지정돼 있는 9개의 경제자유구역 중에는 일명 '애물단지'라고 할 수 있는 구역도 있는데, 산업부에서 굳이 고양시를 추가로 지정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고양시 입장에서야 경제자유구역 지정의 필요성이 여러가지 있을 수 있지만, 과연 국가적 차원에서, 즉 산업부에서 그 필요성을 동일하게 인식하고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
김선배 연구위원은 "일례로 현재 제조업 중심의 경제자유구역이 형성돼 있으므로, 고양시가 문화관광이나 마이스산업 등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또는 실질적으로 수요를 입증하는 모델을 실현하거나,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모델을 제시해 보는 것 등도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CNB뉴스= 경기 고양/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