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중심’ 금융플랫폼에 방점
더 편리한 ‘금융서비스’로 진화
이 행장 “경계의 붕괴 이루자”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은퇴·자산관리 시장 증대와 디지털 기술 향상에 의한 비대면 금융서비스 확대는 시중은행들에게 있어서 새로운 성장 기회다. 따라서 신(新)비지니스 모델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로 창립 123주년을 맞는 우리은행은 ‘디지털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틀을 깨고 ‘고객중심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과감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CNB뉴스=이성호 기자)
2022년 경영 목표로 ‘고객중심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전면에 내건 우리은행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손발을 걷어붙이고 있다.
우리은행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선장은 이원덕(1962년생) 은행장이다.
그는 1990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미래금융단 상무, 경영기획그룹장을 역임하고, 지주사 수석부사장(사내이사)으로 그룹 내 주요 핵심업무(전략/재무/M&A/디지털/자금 등)를 담당했다.
무엇보다 플랫폼 경쟁력이 핵심 경쟁요소가 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금융그룹 디지털혁신소위원회 의장으로서의 경험 등이 높이 평가돼 지난 3월 우리은행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이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경계의 붕괴이며 보호산업이었던 금융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며 “기존 은행뿐만 아니라 거대 플랫폼과 거대 IT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테크놀로지(Technology)와 플랫폼에 우리의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디지털 혁신’은 우리은행의 좌표를 설정하는 선장 즉, 이 행장이 추구하는 경영전략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여러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고도화
지난해 1월 취득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본허가를 바탕으로 ‘우리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데이터 기반 사업 역량을 증대하고 있으며, AI·빅데이터 역량 제고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이종산업과의 제휴를 확대해 생활밀착형 디지털 플랫폼을 활성화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우리 마이데이터’ 서비스에서 업계 최초로 고객이 가입한 제휴사의 구독 상품 정보를 한곳에 모아 간편하게 조회하고 가입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구독 서비스’는 고객이 정기적으로 구독하고 있는 상품의 종류와 결제금액, 결제일 등을 한 번에 정확하게 조회할 수 있고, 원하면 해당 제휴사 상품을 구독할 수 있는 기능도 함께 제시해 편의성과 동시에 제휴사의 고객 유치 효과도 꾀하고 있다.
AI(인공지능)상담봇과 AI챗봇 서비스를 포함한 ‘AI 상담 서비스’도 고도화했다. ‘AI 상담 서비스’는 STT(음성인식), TTS(음성합성), NLU(자연어이해) 등 AI 언어 기술이 융합됐고, AI상담봇은 음성 기반으로, AI챗봇은 문자(채팅)로 사람과 대화한다.
더불어 고객 상담용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로봇프로세스자동화) 프로그램인 ‘상담 도우미’를 고도화해 확대 운영하고 있다. ‘상담 도우미’는 지점 직원이 고객을 상담하면서 필요한 부동산 등기부등본 출력과 같이 단순·반복적인 각종 업무를 자동화한 프로그램으로,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DT프런티어팀’에서 기획·개발·운영까지 모든 업무를 담당하는 애자일(Agile) 방식으로 신속하게 추진, 영업 일선에 빠르게 반영됐다.
효율적인 문서작성 및 신속한 보고방식 혁신을 위한 협업툴(Co-work Tool: 문서 공동작업 및 공유기능이 탑재된 비대면 ‘문서협업’ 시스템) ‘We-Note’도 전면 도입했다.
은행 측에 따르면 ‘We-Note(함께 문서를 작성하는 공간)’는 클라우드 방식의 웹문서를 이용해 공동 업무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함으로써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우리WON뱅킹’의 메인화면과 전체 메뉴를 개편하고 로그인과 처리 속도도 개선했다. 이는 ‘고객 친화적 종합금융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전략의 일환이다.
이처럼 편리한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관련 채널 및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는 우리은행.
특히 초소형 점포인 ‘디지털 EXPRESS점’을 오픈했다.
‘디지털 EXPRESS점’은 디지털데스크, 스마트키오스크, 현금자동인출기(ATM) 등 디지털기기 3종으로 구성된 무인점포로, 지난해 12월 폐쇄된 문산·우이동·구일지점 위치에 각각 열었다.
고객은 디지털데스크에서 화상상담 직원을 통해 상품상담은 물론 지점 창구 수준의 업무를 볼 수 있고 스마트키오스크를 이용해 예금신규, 카드발급, 각종 신고 등 셀프(Self)거래가 가능하며 ATM으로 현금 입․출금과 이체 등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디지털 EXPRESS점’은 점포 폐쇄지역의 고령층 등 디지털 금융취약 및 금융소외계층을 지원하고 변화의 속도를 늦춰 적응 시간을 두기 위한 초소형 채널로서, 앞으로도 네트워크 공백지역에서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선별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신기술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픈소스 네트워크인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한 것. ‘블록체인 플랫폼’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결제·인증·자산관리 등 각종 거래에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며, 거래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네트워크 환경을 말한다.
우리은행은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으로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연구의 민간기관 유통을 위한 기술 검증을 완료했고, 하반기 CBDC 유통확대 실험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은 스테이블 코인인 ‘우리은행 디지털화폐(WBDC, WooriBank Digital Currency)’와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는 대체불가능토큰(NFT, Non Fungible Token)의 발행과 이를 송금과 결제에 이용할 수 있는‘멀티자산지갑’ 등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하게 된다.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식별자(DID, Decentralized IDentifier)를 통한 신원 및 자격증명 서비스도 은행 업무에도 적용되는데,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활용해 지점 등에서 대면으로 실명확인을 수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금융권 최초로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학에서 연구 중인 최신 인공지능 기술을 업무에 활용하기 위한 시도로 꾀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연세대학교와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최신 인공지능 기술의 금융업 적용을 위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 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혁신의 핵심은 고객과의 소통”
이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비금융 플랫폼과의 제휴도 확대해 고객이 더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우리원더랜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대표적이다.
‘우리원더랜드’는 아파트 단지정보, 주변 편의시설·학군·교통정보 이외에도▲퀵앤이지(Quick&Easy) 대출상담서비스 ▲주택도시기금 특화서비스 ▲부동산 컨시어지서비스 등 부동산과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방, 밸류맵, 부동산R114 등 다양한 부동산 관련 업체와 제휴해 해당 업체 서비스 이용자도 원더랜드 대출상담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이들 업체와의 공동 마케팅으로 각종 금융서비스와 제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다.
디지털 공급망 플랫폼 구축으로 금융과 기업 활동간 선순환 생태계 조성에도 나섰다.
지난 4월 우리은행은 엠로와 ‘기업DT 경쟁력 강화를 위한 SCM&F 플랫폼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개발에 착수, 조만간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SCM&F(Supply Chain Management & Supply Chain Finance)’는 상품·서비스의 원자재 조달에서 판매까지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매, 생산, 창고, 물류, 품질, 자금 등의 기업의 고유 업무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발 빠른 자금 지원을 통해 기업 공급망의 흐름을 가속화하는 플랫폼이다.
이번 플랫폼은 기업 업무와 은행 업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산업과 금융 간 융·복합의 계기로 큰 의미가 있다는 소개다.
최근에는 정부의 ‘2022년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의 유일한 은행권 공급기업으로 스타트업 5곳과 바우처 형식의 데이터 제공 계약을 체결했다.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주관)은 수요기업이 신규 제품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또는 가공 서비스를 공급기업으로부터 바우처 형식으로 제공받는 데이터 활용 지원 서비스다.
우리은행은 금융분야 혁신 수요기업 5개 업체와 데이터바우처 사업기간인 6개월 동안 사업수행에 필요한 데이터를 협의해 적극 지원키로 했다.
오는 9월부터는 기업 디지털공급망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 회원사를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을 위한 경영, 세무, 회계, 법률, ESG 등 전문가 영역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우리은행은 유튜브를 통해 라이브 방송뿐 아니라, 2022년 부동산 시장 전망, 외국인을 위한 금융교육 등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로 고객과의 소통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한편, 지난 1일 취임 100일을 맞은 이 행장은 전국 곳곳에서 고객과 만나는 현장 중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65개 거래처, 42개 영업그룹 및 지점을 방문하며 고객·현장 중심 경영 실천하고 있다. “고객과 현장에 은행의 미래가 있다”는 지론이다.
이원덕號는 ‘고객중심 No.1 금융플랫폼 기업’이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
(CNB뉴스=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