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경상북도 울진 등의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동시간대 발생한 삼척 등 지역의 산불까지 고려하면 그동안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산불 중 가장 큰 규모와 피해를 남긴 산불이라고 한다.
산림청 산불통계연보의 2012~2021년 10년간 원인별 산불발생 현황을 보면 산불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은 입산자 실화로 평균 산불 발생 건수 480.9건의 160.6건, 약 34%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논·밭두렁 소각(14%), 쓰레기 소각(13%), 담뱃불 실화(5%)가 잇고 있어 결국 입산자 실화, 쓰레기 소각, 담뱃불 실화 등 사람으로 인한 산불 발생이 전체 원인의 60%를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별 산불발생 현황을 보면 봄철(3-5월)이 58%를 차지하고 있다. 봄철은 강한 바람과 적은 강수량 등 산불이 발생하기 좋은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산불발생의 악조건인 봄철에 사람으로 인한 산불 발생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예방수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 번째, 입산 및 등산 시 인화물질을 소지하거나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산나물이 많이 나는 봄철에는 나물 채취 등의 목적으로 입산하는 사람들이 많아 인화물질로 인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 산림 인접지역에서 논·밭두렁, 쓰레기 소각 행위를 금해야 한다. 소방기본법 제19조에 따르면 특정 지역에서 화재로 오인할 만한 행위를 하는 경우 관할 소방본부장 또는 소방서장에게 신고해야 하며 어길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소각행위로 인한 산불화재 원인이 약 30%에 달하는 것을 기억하고 내 집 마당에서도 소각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에서는 흡연을 금하고 불씨가 남아 있는 꽁초를 버려서는 안 된다. 건조하고 바람이 강한 봄철 산에 담뱃불이 꺼지지 않은 꽁초를 버리면 짧은 시간에 큰 산불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망양보뢰(亡羊補牢)라는 말이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과는 다르게 양을 잃고 나서라도 우리를 고친다면 늦지 않았다는 뜻이다. 담뱃불 등으로 인한 실화로 지금까지 많은 산림을 잃었다. 하지만 양을 잃었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우리를 고치면 된다.
'망양보뢰(亡羊補牢)'를 기억하고 60%를 0%로 만드는 실천을 이행한다면 앞으로 인재(人災)로 인한 산불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 확신한다.
인제소방서 방호구조과 소방경 김현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