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식재료 응용한 이색라면 봇물
색다른 재미 원하는 ‘MZ세대’ 겨냥
‘펀슈머’ 앞세워 끝없는 ‘맛의 전쟁’
라면업계가 최근 카레, 랍스터, 된장찌개 등이 결합된 ‘이색 라면’을 선보여 주목된다. 이는 새로움을 좇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취향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신라면, 진라면, 불닭볶음면 등 전통 라면은 이제 뒷전이 되는 분위기다. CNB가 하루 다르게 변하는 라면시장 트렌드를 취재했다. (CNB=전제형 기자)
국내 대표적인 식품기업들은 정통 라면과는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신선함을 제공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앞다퉈 색다른 라면을 내놓고 있다.
농심은 최근 소비자들이 만든 모디슈머 레피시가 적용된 ‘카구리(카레+너구리)’를 용기면에 이어 봉지라면으로 출시했다. 모디슈머는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를 결합한 합성어로, 기존 제품들을 취향대로 결합해 재창조하는 소비자를 가리킨다.
농심 측은 카구리가 기존 너구리 라면에 카레 조각을 넣어 만든 제품으로 PC방에서 유행하던 조리법을 상품화했다. 조리 시 물의 양을 기존 라면보다 적은 400㎖로 개발해 자작한 국물과 함께 카레 맛을 느끼게 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지난 4일 이마트 트레이더스 전용 ‘랍스터 라면’을 선보였다. 오뚜기 측은 랍스터 라면에 오징어와 홍합, 새우 등 다양한 해물과 고춧가루, 랍스터로 맛을 낸 별첨 비법스프를 넣어 얼큰한 국물 맛을 냈으며, 건더기 스프에 집게발 모양의 후레이크를 추가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 2020년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가 SNS에 공유되면서 인기를 끌자 다양한 시리즈를 발매하기도 했다. 순두부 열라면은 열라면 반 개에 순두부 반 모, 다진 마늘, 계란, 후추를 더하는 조리법으로 지난해 하반기 열라면에 진짬뽕을 더한 ‘열라짬뽕’, 사골육수에 후추를 더한 ‘순후추라면 사골곰탕맛’ 등을 선보였다.
팔도 역시 같은 날 맵지 않은 비빔면 신제품 ‘꼬들김 비빔면’ ‘꼬간초 비빔면’ 2종을 내놓았다. 제품명은 꼬숩다(고소하다)와 각각의 핵심 재료를 의미한다. 꼬들김은 들기름·들깨·김을, 꼬간초는 참기름·간장·식초로 맛을 냈으며, 각각 통들깨·파래김과 발효 간장·사과 식초·참기름 스프를 별첨했다.
또 CJ제일제당 장류 브랜드인 해찬들과 협업해 ‘차돌된장찌개라면’을 출시했다. 팔도 측은 회사의 제면 기술로 면발을 구현해내는 동시에 차돌양지와 우지, 사골농축액 등으로 육수를 우려냈다. 여기에 해찬들의 원재료 ‘된장찌개 양념’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라면업계가 앞다퉈 이색 라면을 출시하는 이유는 색다른 경험과 재미를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소비자 취향에 부합해 판매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농심 측은 다양한 제품 변주를 통해 기존 너구리 브랜드의 인지도 확대 및 트렌드성 강화를 꾀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농심 관계자는 CNB에 “향후 꾸준한 소통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이색 라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 측은 열라짬뽕 등에 있어 독특한 네이밍 시도로 제품 소비 과정에서 재미를 찾고 공유하는 MZ세대의 심리를 자극, 높은 화제성과 더불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 측은 “색다른 경험과 재미를 선사하는 ‘펀슈머’ 마케팅은 브랜드 이미지 환기와 소비자 접점 확대에 있어 효과적인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재미 요소를 강화하는 등의 시도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팔도 측은 기존 매운맛 위주의 제품 출시에서 자극적이지 않은 맛을 선호하는 소비층을 겨냥해 라인업을 확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팔도 관계자는 CNB에 “최근 기존 왕뚜껑보다 약 3배 더 매워진 ‘킹뚜껑’을 정식으로 선보이는 등 소비자 취향을 넓혀주는 ‘기존에 없는 라면’ 출시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NB=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