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시기 아니라도 육아휴직 가능
어린 자녀 둔 직원이면 ‘단축 근무’
임직원 가족초빙 각종 행사도 활발
일·가정 양립 위해 지속 변화 추구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 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불확실성이란 이름 아래 전망은 힘을 잃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만반의 대비입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이번에는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해 ‘가족친화 경영’에 앞장서고 있는 대한항공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대한항공은 대표적인 여성 친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전체 직원 1만 9000여명 중 여성 비율이 약 45%(지난해 12월 말 기준)에 달한다. 먼저, 여성 직원이 임신·출산·육아로 퇴사 고민을 하지 않도록 육아휴직, 산전후휴가, 가족돌봄휴직 등 각종 육아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매년 평균 500명 이상의 직원이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있다.
육아휴직은 꼭 출산휴가 직후가 아니어도 사용할 수 있다. 자녀가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로,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시기라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직원들이 근무시간을 주당 15~35시간으로 조절해 최대 2년간 사용할 수 있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도 마련돼 있다.
난임을 겪는 직원들을 위해 최대 1년의 ‘난임 휴직제도’도 운영 중이다. 전문의에 의한 난임 판정을 받은 여성직원 중에서 인공수정, 시험관 시술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다.
객실 승무원은 태아·모체 보호를 위해 임신 사실을 인지한 시점부터 임신 휴직에 들어갈 수 있다. 출산·육아까지 포함하면 최대 2년까지 휴직이 가능하다. 복직 후에는 복직 교육을 실시해 장기간의 휴가에도 업무 공백없이 비행에 참여하도록 돕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산전 후 휴가 복귀율은 100%였다고 밝혔다.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자 비율은 15%로, 2년 전보다 70%가량 늘었다. 임신·육아 기간 중 근무하는 직원을 위해서는 다양한 편의도 제공한다. 공항 현장에서 근무하는 임산부 근로자 편의를 위해 전용 유니폼을 별도로 지원한다. 대한항공 본사 항공의료센터 내에는 사내 수유 공간인 ‘모아사랑방’을 운영하고 있다. 젖병 소독기부터 모유 보관 시설 등이 구비돼 있어 환경이 쾌적하다.
대한항공은 채용·처우에서 있어서도 성별에 따른 차별이 없도록 하고 있다. 여성 인력 채용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으며, 운항 승무·정비·항공기 제조 등 남성 직원 중심 영역으로 여겨졌던 분야에 여성 직원의 참여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
대한한공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 진행 중인 여성 인력 증대 캠페인(25by2025)에 참여해 글로벌 항공업계 구성원의 성별 균형 달성에 기여하고 있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항공사들은 2025년까지 여성 인력을 가입 연도 대비 25% 이상 늘리는 등의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지난 2021년부터 국적사 중 유일하게 해당 캠페인에 참여해 여성 인력 및 관리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22년 대한항공의 차장급 이상 관리자 5480명 중 약 42%인 2340명이 여성으로, 직원 수 500명 이상 국내 기업 여성 관리자 평균 21%의 2배 이상에 달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임직원과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초청 행사도 열고 있다. 매년 임직원 가족들을 회사로 초청해 일터를 직접 둘러볼 기회를 주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도록 하는 ‘패밀리 데이’(Family Day)도 가족친화 경영의 일환이다. 올해도 지난 5월 사흘간 ‘패밀리데이’가 열려 총 1만 3000여명이 참여했다.
‘패밀리데이’ 때 본사 격납고는 어린이용 놀이기구·드론게임·포토 부스·벌룬아트·어린이사원증 키오스크·푸드트럭 등 가족들을 위한 대형 놀이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또한 대한항공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대 객실 유니폼 전시관을 비롯해 객실·운항·정비 등 현장직원들과의 Q&A 세션, 기내 퍼스트·프레스티지 클래스 시트 전시 및 체험,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부스 등 다양한 볼거리도 선사하고 있다.
지난 7월 말에는 3주에 걸쳐 주말마다 임직원 가족 약 2400명 대상으로 객실훈련센터 수영장 개방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 기간 중 임직원 가족이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각종 에어 슬라이드·보트·물놀이 기구를 비치해 작은 워터파크로 꾸몄다. 안전 요원과 행사 관리자도 곳곳에 배치해 임직원 가족이 안전하고 즐겁게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대한항공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새로운 제도를 계속 내놓으며 가족친화 경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3월 간담회에서 “사회문제인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앞으로도 임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회사와 가정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부문에서 변화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CNB뉴스=김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