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최고 수혜업종 ‘원전·건설’
250만호 공급 공약…건설사들 ‘화색’
주택·토목 공약 방대…현실성 ‘우려’
건설업계가 새 정부의 부동산·건설 공약에 들뜨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부동산공약으로 임기 내 전국 250만가구 공급을 약속했으며, 이 중 200만가구를 민간주도로 공급한다고 밝혔기 때문.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주택사업 일감이 늘어날 거라며 기대하는 분위기다. (CNB=정의식 기자)
지난 3월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수도권 각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지지의 향방을 결정짓는 결과가 나와 사실상 ‘부동산 대선’이었다는 결론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차기 정부에서 가장 혜택을 볼 업종으로 ‘원전’과 ‘건설’이 거론되고 있다.
원전의 경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윤석열 당선인이 이전부터 반대해오고 있어 새 정부에서는 ‘친원전’ 정책을 펼 것이 확실시되고, 건설 부문 역시 이전부터 윤 당선인이 민간중심의 주택공급확대 및 규제완화를 통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주장해온 터라 그에 맞는 다양한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대선 기간에 공개된 국민의힘 공약자료에 따르면, 새 정부의 부동산 공약은 ‘주택 250만호 이상 공급’으로 대표되는 공급확대 정책과 이를 위한 ‘재건축 규제 완화’ 및 ‘세제 정상화’ 정책들로 구성된다.
이 중 주택 250만호 공급 정책은 차기 정부 임기 5년 동안 수도권에 130만호 이상 최대 150만호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총 250만호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공약이다. 구체적으로는 재건축·재개발로 47만호(수도권 31만호), 도심‧역세권 복합개발 20만호(수도권 13만호), 소규모 정비사업 10만호(수도권 7만호), 공공택지 142만호(수도권 74만호), 기타 상생주택 등 13만호(수도권 12만호) 등이다.
재건축 규제 완화…주택정비 시장 ‘호재’
막대한 공급물량 확보를 위해 새 정부는 재건축 규제를 최대한 제거한다는 방침이다. 30년 이상 노후 공동주택의 정밀안전진단 면제를 추진하고, 구조안전성 가중치를 하향하며, 설비노후도 및 주거환경 가중치를 상향 조정하는 등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기준을 크게 완화하겠다는 것.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 완화한다. 부담금 부과 기준 금액 상향, 부과율 인하, 비용 인정 항목 확대, 1주택 장기 보유자 감면, 부담금 납부 이연 허용 등을 통해 재건축의 장애물을 사실상 없애겠다는 것.
분양가 규제도 대폭 완화한다. 토지비용과 건축비 산정을 현실화하고, 이주비, 명도 소송비 등 정비사업의 특성을 반영한 기부채납 운영기준을 마련하며, 사업성이 낮은 지역은 공공 참여 재개발을 추진하게 된다.
결정적으로 주택공시가격을 인하해 사실상의 세금 인하 효과를 유도할 계획이다. 2022년 주택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거나, 관련법 시행령을 개정해 공정시장 가액비율을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폐지해 지방세인 재산세와 통합하며, 공정시장가액 비율 동결, 세부담 증가율 상한 인하, 1주택자 세율 인하, 1주택 장기 보유자 종부세 매각/상속 시점까지 이연 납후 허용, 차등과세 기준을 보유주택 호수에서 가액으로 전환 등을 통해 주택 소유자들의 세금을 크게 낮출 계획이다.
지역 건설 공약, 공수표 위험도…
윤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이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민간분양 물량이 확대되고, 수도권 주택정비사업이 활성화되므로 건설사들은 호재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민간 중심의 주택 공급 확대가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키워드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건설업종 투자심리에 우호적 변화가 예상된다”며 “특히 도시정비사업 비중이 큰 GS건설과 현대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의 수주 기회 확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수도권의 철로 및 도로 지하화, GTX 건설 공약과 영남권의 대규모 신공항 건설, 충청권의 고속도로 신설 및 광역교통망 구축, 호남권의 달빛고속철도 및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등 전국 모든 지역에 대형 토목‧건설 공약이 망라돼 있어 대형건설사들의 관련 실적도 커질 전망이다.
반면, 과도한 주택정비사업 및 토목사업 공약이 ‘공수표’로 머무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너무 많은 지역 건설 공약들이 제시됐는데, 이 모든 사업들을 감당할만큼 국가 재정에 여유가 있는 건 아니라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원의 한계를 감안하면 공약집의 모든 사업이 임기 내에 진행되긴 사실상 어렵다”면서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처럼 ‘밑빠진 독 물 붓기’ 식의 거대토목 공사가 국가 재정에 악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로 건설사 실적을 악화시킬 가능성도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NB=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