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2.03.09 12:23:24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경기도지사 출신 후보와 서울법대 출신 후보는 여지없이 당내 경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손학규·김문수·남경필 등 경기지사 출신들, 이회창·이인제·박찬종 등 서울법대 출신들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그래서 ‘경기지사 필패론’과 ‘서울법대 필패론’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이번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서울법대 출신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이 도전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경기지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서울법대 출신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맞붙었다. 두 사람 중 한명의 승리가 확실시되면서 2개의 징크스(서울법대 출신, 경기지사 출신) 중 하나는 반드시 깨지게 됐다.
경기지사 출신인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에는 이미 민주당 경선을 통과해서 ‘경기지사 출신 후보는 경선에서 승리하지 못 한다’는 1차 징크스는 이미 깨진데 이어 ‘대권주자의 무덤’이라는 속설도 깨진다.
이와 관련 여의도 소식에 정통한 한 정치학과 교수는 9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경기지사 출신이 당내 경선에서 패했던 것은 중앙 언론에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할 기회가 없었거나 지지도를 확보하지 못해서이지, 경기지사 출신이기 때문은 아니었다”며 “이제는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정치인들이 각자의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어 상황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 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최초의 검사(검찰총장)·서울법대 출신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과거 서울대 법대 출신인 이회창 후보가 세 차례 도전에서 모두 실패했고 이번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서울법대 출신인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국민의힘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이 도전했지만 낙마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우연인 징크스에 과하게 의미를 부여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통화에서 “‘경기지사·서울법대 출신 필패론’이 맞다면 이 후보, 윤 후보 둘다 떨어지고 다른 군소후보가 당선돼야 하는 건가”라며 “정치는 이성적인 프로세스다. 징크스는 호사가들이 만들어낸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