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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은 CEO형 시장원해…인기인후보 안될말”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 이계안 의원
“강 전장관 쿨한 사람…경선 당당히 임할줄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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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완재기자 |  2006.03.23 09:53:44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이계안 의원은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영입과 관련, 당 지도부를 향해 당헌당규에 의거한 공정한 경선의 장 마련을 촉구했다.(사진=권희정 기자)

정치권이 갖가지 ‘악재’와 ‘파문’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장 선거에 뛰어든 각 당 후보들의 행보가 어느 때 보다 분주하다.

이들 가운데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계안 의원(서울 동작을)의 활발한 움직임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장에 안착하면 한국의 대표 전문경영인에서 일약 1,000만 서울시민의 수장으로 등극하게 되는 그의 ‘상징성’이 관전의 묘미를 배가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의원 본인에게도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는 호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현재 차기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4강 구도를 형성하며 기세싸움이 한창인 한나라당에 비해 열린우리당의 상황은 외견상 조금은 여유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막상 속내를 들여다보면 서울시장 후보경선과 관련해서 열린우리당은 시작도 하기 전에 내부적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형국이다.

문제의 발단은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과 관련한 ‘전략공천’에서 비롯된다. 서울시장감으로 대중적 지지를 얻고 있는 강 전 장관을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경선없이 무혈입성시키려 한 것이 화근이 된 것.

여러 차례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도부의 신뢰와 지지를 한 몸에 받아오던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의 열린우리당 입당이 ‘오늘, 내일’ 초읽기로 접어들자 이계안 의원은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21일 국회 브리핑실에서 일곱번째 공약 발표를 마치고 나오는 이 의원을 만나 서울시장 경선준비 상황과 시장으로서의 비전, 강금실 전 장관 입당 건으로 인한 당내 경선관련 지도부와의 갈등 등 복잡한 최근 심경들을 들어봤다.

그는 CEO 출신답게 인터뷰 내내 기업경영과 노하우를 정치문제에 접목시켜 화두를 이끌어내는데 능숙한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이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 ‘당헌·당규대로 공정한 경선 치러야’ 중앙당에 쓴소리

- 20일 한 일간지에 중앙당 당직자들이 마련한 ‘서울시장 선거대책회의’에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참석했다고 보도됐고, 관련 내용으로 관련자 ‘징계요구’를 요청한 걸로 알고 있다. 어떻게 된 내용인가.

“열린우리당 고위 당 관계자일 개연성이 높은데 사실관계를 취재기자에게 확인해보니 강 전 장관의 실무자가 개인적인 자격으로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보좌관이 반박 설명을 발표하려고 하자 우상호 대변인이 ‘보좌관은 마이크를 잡을 수 없다’고 제지해 그냥 돌아왔다. 우상호 대변인에게 페어(fair)하게 하라고 얘기했고, 기자회견에서 ‘경선 안할 수도 있다고 얘기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묻자, 우 대변인은 ‘자기가 한 말이 아니라 기자가 물어 답하는 과정에서 그랬다’고 답했다. ‘당헌·당규에 경선을 한다, 안한다를 결정할 수 있는 위치는 당의장도 원내대표도 아니고 중앙위원회의 인준을 받아야만 가능한 일 아니냐’며 강하게 질타했더니 우 대변인이 한발 물러서 ‘앞으로 그러지 않겠다’고 해 정리됐다.”

- 당 지도부에서는 ‘전략공천’을 내세워 강금실 전 장관을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하려는 분위기가 짙은데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은 없는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할 때 정치하자고 권유한 사람도 많았고, 직접적으로는 정동영 당의장의 권유가 있어 입당했다. 입당 당시 마지막까지 고심했던 부분은 ‘정치를 왜하려는 것인지와 왜 열린우리당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은 ‘정치는 새로운 정치, 경제는 잘 사는 나라, 사회는 따뜻한 사회, 한반도 통일을 추구한다’라는 당 강령에서 얻을 수 있었다. 당시 날 영입하려던 당 관계자들 또한 ‘참여와 민주적 절차에 의한 의사결정으로 더 이상 보수정치는 없다’고 말했는데 지금 당의 태도는 이를 의심케 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다. 현행 당헌·당규에 따라 유력 후보가 없거나 선거전략상 필요한 경우라면 당 의장이 최고위원들과 협의를 거쳐서 중앙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라는 것이다. 당이 참여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의사결정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

-청와대가 직접 나서 강 전 장관 캠프를 지원하겠다는 얘기가 있는데...

“불쾌하다기 보다는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았기에 나중에 얘기할 때가 되면 얘기하겠다. 당헌 당규에 의하면 여성으로서 20% 프리미엄까지 있는 것이고, 강 전 장관의 인지도에 기반한 인기도도 지지도로 치환되면 서울시장도 되는 것 아니겠는가. 다만 출발선상에서 페어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서울시 주거환경·소득 수준·교통·학교·문화 등 해결해야 할 산적한 문제를 고민하고 얘기해야 할 상황에 강 전 장관의 입당이 늦어지면서 그런 문제를 얘기할 기회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일 뿐’ …결과에 개의치 않아

▲이 의원은

- 강금실 전 장관이 서울시장 출마 뜻을 밝혔고, 금주 중 당에 입당할 것과 이 의원이 주장하는 당내경선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걸로 알고 있다. 예상하고 있었나.

“충분히 예상했다. 들어오면 경선할 의사가 있다. 강 전 장관이 결코 경선을 안 하는 조건으로 입당할 사람이 아닐 거라고 본다. 강 전 장관의 매력은 당당함 아닌가. 장관은 했지만 강 전 장관에게는 정치인으로서 첫 행보인 만큼 입당이 먼저다. 내가 아는 강 전 장관은 당차고 쿨한 사람이다. 구질구질하게 ‘경선하면 안갈래요, 나만 손해에요”라고 할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

-강 전 장관이 최근 여론 조사에서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밀리는 걸로 나와 있다. 어떻게 보고 있는가.

“최근 한 일간지 정치부 차장에게 ‘내가 이렇게 경선에 나가서 촐싹거리는 것이 맞는 거냐?’고 물었더니 ‘현 여론조사는 당장의 인지도일 뿐이지 그게 선거에 가서 투표로 나타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위험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조순 서울시장의 예에서도 확인된다. 선거전 지지율과 실제 선거결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확신한다.”

- 경선에 대비한 특별한 전략이 있다면.

“경선 전략과 본선 전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심과 표심이 괴리되지 않고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 이명박 시장 영향 탓인지 서울시민의 78%가 차기 서울시장으로 CEO타입을 원하고 있다. 강 전 장관이 입당해 경선이 치러지면 여러 가지 변수가 일어날 것이다. 현재로서는 많은 기간당원들이 이계안이 누군지도 몰라 강금실을 찍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본선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일반 시민은 CEO타입을 원하는데 우리 당에서는 그에 반하는 인기인을 뽑아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경선에서는 본인이 CEO 출신임을 열심히 홍보하고 인식시키는데 주력할 것이다.”

- 공약으로 제시한 ‘청와대 용산기지 이전’이나 ‘학군제 폐지’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를 두고 ‘청와대를 옮기는 것은 네 소관이 아니지 않느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었다. 청와대는 이미 행정복합도시로 이전이 논의된 바 있어 새삼스런 주장은 아니다. 이 문제는 분명한 소신을 갖고 대선에서 서울시장 관할 소관이라고 지원공약하는 대선후보를 밀어줄 용의도 있다. 학군제야말로 서울만 존속하고 있는 비현실적 제도다. 이미 타 광역시에서는 선지원 후배치가 이뤄지고 있어 이것이 결국 부동산문제로 전이돼 강남과 강북을 나누는 원인이 되고 있다. 오죽하면 박승 한국은행 총재도 부동산 문제를 위해서라도 학군제를 폐지해야한다고 얘기했겠는가. 일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 바꾸자는 얘기다. 공약 하나하나 속을 들여다 보면 비현실적인 공약은 하나도 없다.”


■ “서울, 아이낳아 키울만한 곳·더 와보고 싶은 도시로 만들것”

- 정치입문 과정이나 배경 때문에 현 이명박 서울시장과 비교된다. 이명박 시장에 대한 평을 한다면.

“본인이 76년 현대에 입사할 당시 이 시장은 77년에 사장이 됐다. 다행히 그룹일을 하면서 이 시장과 함께 일을 많이 할 수 있었는데, 현대에서 자란 것은 같지만 시대를 읽는 관점은 서로 다르다고 본다. 이 시장이 정치에 관해서는 훨씬 훈련이 잘 돼 있다고 본다. 이 시장의 대표적인 치적이라면 ‘청계천 복원사업’ ‘버스노선체제개편’등을 들 수 있는데 기업가적 기질을 십분발휘한 결과다. 서울시장은 열심히 일하는 실무형 시장이면 무난하지만 대권주자는 아무래도 그 이상의 무언가 플러스적인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이 시장의 대선도전은 다소 회의적이다.”

- 정치와 경영의 차이가 있다면.

“정치가 경영보다 어렵다. 경영은 자기 물건과 자기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팔아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정치는 사람의 마음을 얻고 움직이는 것이라 대단히 어렵다. 경영인 시절에는 부유층 20%를 위해서 일했다면, 지금 정치를 하면서는 80%에 해당하는 대다수 보통서민을 위해 일하고 있다. 경영인에서 정치인이 되면서 달라진 변화라면 변화일 것이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인 홍준표-맹형규 의원 간 상호비방전이 한 차례 벌어지기도 했는데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 점 때문에 당에서 경선하는 것을 망설이는 것 같다. 후보가 난립하고 경선이 치러지게 되면 이전투구 양상으로 흘러 오히려 본선에서 당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기본적으로 본선 경기 치르는 것처럼 경선에서도 정도를 벗어나는 플레이는 하지 않을 것이다. 경선에서 개인적으로 승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열린우리당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 마지막으로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임하는 포부 한 마디...

“서울을 경제적으로 활성화시키고 일자리, 볼거리 많은 도시로 만들겠다. 이를 위해 획기적인 저출산 고령화정책을 수립해 아이 낳아서 키울 만한 곳으로 만들고,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탈바꿈시켜 기회만 되면 한 번 더 와보고 싶은 도시로 만들 것이다. 지켜봐달라.”


이계안 의원 프로필

52년 경기 평택 출생
71년 경복고 졸업
75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76년 현대중공업 이사
82년 현대중공업 런던사무소 차장
85년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부장
93년 현대석유화학 재정.기획.자재담당 이사
96년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전무
98년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부사장
98년 현대경영전략팀장
98년 현대그룹 자동차부문기획조정실 사장
99년 현대자동차 사장
2001년 현대캐피탈 회장
2004년 2월 열린우리당 입당
2006년 1월 서울시장 출마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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