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1.12.29 11:54:26
"민주당 김민철 국회의원은 책임지고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중단하라."
의정부시가 지난 22일 서울시 및 노원구와 '도봉면허시험장 의정부시 이전'을 법적으로 확정짓는 실시협약을 하자,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정치권 반발이 심각한 가운데, '민주당 김민철 국회의원 책임론'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처음 화두를 연 건, 그동안 도봉면허시험장 의정부 이전을 꾸준하게 반대해 온 도시플랫폼정책공감 임진홍 대표다. 지난 27일 발표한 성명서에 많은 내용이 담겨 있지만, 그 핵심은 결국 '민주당 김민철 의원 책임론'이다.
'민주당 김민철 책임론 부상' 이유 4가지
먼저 임진홍 대표가 주장하는 성명서 내용을 보면, 그 이유 4가지를 알 수 있는데, 첫째는 '그린벨트 해제를 동반한 사업이어서 국회의원을 패싱하고 안병용 시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둘째는 노원구 거물 국회의원인 우원식 의원, 김성환 의원과 김민철 의원이 연세대, 전라도 출신이어서 노원구 국회의원들의 청탁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을 통해 김민철 의원은 중앙당 입지를 강화하고, 책임은 잠재적 경쟁자일 수 있는 안병용 시장에게 돌릴 수 있어서 일거양득이라는 점이 셋째 이유다.
넷째는 과거 남양주시가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을 무산시켰던 주요한 이유가, 남양주 시의원들이 100% 참여한 '이전중단청원'이었는데, 의정부시의 경우는 '이전중단청원'에 민주당 정선희 의원 외 나머지 민주당 시의원들은 이 청원에 반대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김민철 국회의원의 지시가 없었다면 이러한 이변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관련 증거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다른 이유는 '모호한' 김민철 입장
'김민철 국회의원 책임론'이 부상하는 데에는 또다른 이유도 있다.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문제와 관련해 김 의원이 그동안 모호한 태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CNB뉴스도 과거 이 문제와 관련해 장암동 주민들의 반대가 거새, 취재하는 과정에서 의정부시 국회의원들의 입장을 여러번 질의한 적이 있다. 하지만 김민철 의원 측은 명확하게 이전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답변을 회피했다. 왜 그랬을까?
도시플랫폼정책공감 임진홍 대표는 성명서를 통해 김민철 의원에게 동일한 질문을 또다시 묻고 있다.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에 관한 당신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지금도 밝힐 수 없다면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고 노원구로 사라지십시오."라고.
김민철 국회의원의 해명
27일 성명서가 발표되자, 김민철 의원은 모 지역언론사를 통해 전화 인터뷰 형식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시민단체의 주장은 팩트가 전혀 아니다." 김민철 의원의 해명은 도시플랫폼정책공감 임진홍 대표의 주장은 전혀 팩트가 아니어서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내용이다.
요점은 3가지인데, 첫째,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실시협약은 서울시, 노원구, 의정부시의 시장들이 체결한 행정 영역이지 정치 영역이 아니라는 점이고, 둘째, 협약을 맺은 안병용 시장은 현재 무소속이기 때문에 민주당도 관련이 없다는 점이다. 결국 전혀 관련이 없으므로 '민주당 정치인 김민철 책임론'은 말도 안된다는 얘기다. 오히려 책임은 전적으로 무소속 안병용 시장 책임이라는 뉘앙스가 짙다.
그런데 관심을 끈 김민철 의원의 발언은 셋째에 있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답변하지 않던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에 대한 입장을 어느 정도 발표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답변은 "제가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이전을 반대해, 선거 때 유세차가 수락리버시티 아파트에서 쫓겨 나왔다."는 한 문장이다. 그렇다면 김 의원은 현재도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을 반대하는 것일까? 아직 알 수 없다.
해명은 합리적인가?
임진홍 대표는 김민철 의원의 해명과 관련해 자신의 SNS에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내용은 "의원님께서도 더 이상 경기북도 분도를 주장하지 말아 주세요. 그건 행정 영역이니까요."라며 결국 정치와 행정은 분리될 수 없다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또한 "한가지 착오를 알려드립니다. 안병용 시장이 이 일을 추진했던 시절은 탈당 이전입니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민주당과 관련이 없다는 언급은 맞지 않다는 것. 참고로 안 시장은 내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탈당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번째로 임 대표는 "수락리버시티 주민들은 서울 편입에 관심이 있으시지만, (사실상)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에는 반대하신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김 의원이 '과거에 이전을 반대했다가 수락리버시티에서 쫒겨 나왔다'는 언급은 사실과 맞지 않다는 반박이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희생양인가 가룟유다인가?
그렇다면 '도봉면허시험장 의정부시 이전'은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3선인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실시협약'을 맺은 후, 노원구청 강당에서 열린 축하행사에 참석해, 즉석에서 노원구민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 다소 격앙된 모습으로 약 20분간 긴 연설을 했다.
이날 안병용 시장이 "제가 의정부시장을 3번 해서 내년에 의정부시장을 못나가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노원구청장 나갈까요?"라고 농담을 던지자, 노원구민 중 한 사람이 "제가 찍어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박수와 웃음이 터져나오는 순간이었다. 과연 이 자리에 의정부시민이 앉아 있었다면 같이 웃으면서 박수를 칠 수 있었을까?
안 시장은 원고 없이 연설하는 과정에서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내가 소속돼 있는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시민단체 다 반대했는데..."라는 발언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결정은 전적으로 안병용 시장의 책임일까? 시의원, 도의원, 국회의원은 대의정치, 즉 시민과 국민을 대신해 정치를 하는 선출직이므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했어야 하지 않을까? 이 물음에 자유로운 의정부시 정치인은 몇이나 될까?
이러한 정치적인 과정이 생략된 행정행위를 보면,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결정'이라는 이 사태를 전적으로 행정의 책임으로만 돌리기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CNB뉴스= 경기 의정부/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