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험에 홈파티가 대세
유통가 매출도 쑥쑥 오르지만
핼러윈데이 본연 취지 퇴색돼
‘핼러윈데이(Halloween Day)’를 하루 앞둔 식음료업계가 막판 마케팅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시중에는 다양한 제품 및 기획전이 한창이다. 핼러윈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대표 명절로 불리기 때문이다. CNB가 ‘핼러윈 D-1’ 분위기를 취재했다. (CNB=전제형 기자)
올해 핼러윈데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소수의 지인들과 집에서 어울리는 ‘홈로원(Home+Halloween)’ 트렌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우선, 아성다이소(다이소)의 한 점포를 찾아 현장을 둘러봤다. 다이소는 집에서 가족끼리 핼러윈의 밤을 즐길 수 있도록 200여 종의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핼러윈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통로를 지나 출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망토, 모자, 인테리어 상품, 어린이용 완구 등 핼러윈용 상품들이 진열돼있는 코너가 눈에 띄었다. ‘핼러윈 종이컵’ ‘핼러윈 호박접시’ ‘핼러윈 호박콤볼빨대’ ‘핼러윈 LED 유령 가랜드’ 등 홈파티 감성에 불을 지피는 다양한 상품들이 매장을 방문한 이들을 유혹했다. 이 코너 외에도 핼러윈 감성을 물씬 자아내는 판넬, 스티커 등이 매장 곳곳에 조성돼 있었다.
쿠팡도 핼러윈 시즌을 맞아 파티용품을 한데 모은 ‘해피 핼러윈 기획전’이 한창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아이템을 쉽고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도록 직구 코스튬, 핼러윈 간식, 핼러윈 소품 등 7개 카테고리, 약 3500여 개의 파티용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원더우먼 파티 코스튬, 꼬마 마녀 원피스, 아동용 마법사 망토, 핼러윈 과자선물세트 등 인기 상품을 할인가에 내놓는 특가 이벤트도 열고 있다.
오리온은 핼러윈 시즌 한정판 초코파이하우스 ‘핼러윈 초코파이’를 출시했다. 오리온 측은 핼러윈 초코파이가 핼러윈 시그니처인 호박 플레이버를 초코파이로 구현한 제품으로, 단호박을 넣어 만든 비스킷을 단호박 초콜릿으로 커버링하고 마시멜로 속을 옥수수크림으로 채워 달콤 고소한 맛을 살린 동시에 제품 위 호박 모양의 초콜릿 토핑도 얹었다고 설명했다.
SPC그룹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핼러윈 파티 케잌’ ‘펭수랑 핼러윈 챙겨’ ‘핼러윈 꼬마유령’ ‘핼러윈 고스트 초코퍼지’ 등 핼러윈 캐릭터를 담은 케잌과 ‘스푸키 유령쿠키’ ‘단호박 몬스터쿠키’ ‘핼러윈 마녀모자 쿠키세트’ ‘핼러윈 머랭’ ‘마카롱 7종’ 등 쿠키, ‘핼러윈 스위츠 파우치’ ‘핼러윈 랜턴 초콜릿·캔디’ ‘핼러윈 캔디 바구니’ 등 캔디류를 선보였다.
매일유업의 스페셜티 커피 전문 브랜드인 폴 바셋도 지난 18일부터 핼러윈 음료 4종을 한정 판매하고 있다. 한정 판매 음료 4종은 ‘펌킨 라떼’ ‘아이스크림 펌킨 라떼’ ‘핼러윈 주스’ ‘펌킨 식혜’로 구성됐다.
코로나에 역공? 파티는 계속된다
이처럼 식음료업계가 핼러윈 마케팅에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는 한 가지로 압축된다. 핼러윈은 미국의 대표 축제이자 국내 MZ세대의 명절로 불릴 만큼 해당 축제를 즐기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
핼러윈은 매년 10월 31일 미국에서 유령이나 괴물 분장을 하고 축제를 즐기는 날로, 본래 켈트인의 전통 축제 ‘삼하인(Samhain)’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켈트족은 죽은 이들의 혼을 달래고 악령을 쫓기 위해 한 해의 마지막 날(켈트족의 달력에는 한해가 10개월이었다)에 음식을 마련해 제를 올렸으며, 이때 악령들이 해를 끼칠까봐 똑같이 보이기 위해 유령 분장 등 기괴한 모습으로 꾸미는 풍습이 있었다. 이것이 오늘날 핼러윈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전통 축제는 아니지만 몇 해 전부터 핼러윈 축제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났으며, 올해도 관련 제품 판매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다이소의 경우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 핼러윈 관련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 늘었다.
다이소 관계자는 CNB에 “현재 소비 트렌드는 주로 MZ세대가 이끌어 가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핼러윈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홈파티와 캠핑장에서의 핼러윈 파티 등에 맞춰 상품을 대폭 강화한 게 매출성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상업적 마케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웃을 방문해 안부를 묻고 사탕·초콜릿을 얻어오는 본래의 훈훈한 풍토가 점차 퇴색되고 있다는 것.
한 문화평론가는 “핼러윈에는 분장을 한 아이들이 이웃집을 찾아가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칠거야)’라는 의미의 말을 외치며 미리 준비된 선물을 받곤 하는데 국내에는 이러한 풍습이 전무하다”며 “너무 상업적으로만 변질되고 있는 게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NB에 “코로나19 이전에 핼러윈을 떠올리면 ‘이태원’ ‘코스튬’ ‘파티’ 등이 연상됐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홈로윈’이라는 문화가 번져나가고 있다”며 “‘모두가 즐기는 파티’ 못지않게 ‘우리가 안전한 파티’가 중요해진 만큼 변화하는 트렌드에 부합하는 마케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CNB=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