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권사 중 맨 먼저 ESG위원회 설립
환경·상생 채권 발행…‘사회적 금융’ 강화
‘무지개 교실’ 통해 청소년 교육환경 개선
KB증권은 증권사들 중 처음으로 ESG 위원회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ESG 채권을 적극적으로 발행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실천하고 있다. 청소년과 다문화 가정을 위한 사회공헌활동도 펼치고 있다. CNB가 KB증권의 혁신경영 비전을 들여다봤다. (CNB=손정호 기자)
KB증권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를 강화하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모은 말이다. 기업이 수익성만을 추구하지 않고, 환경과 사회를 생각하며 건강한 경제생태계를 구축하자는 취지다.
이 증권사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4조 7258억원, 영업이익 49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6.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35.6% 증가하면서 내실을 다졌다. 이처럼 견조한 실적을 올린 배경에는 ESG가 있었다.
KB증권 김성현, 박정림 사장은 “사회 책임투자 확산과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효율성 제고를 통해 ESG의 경영체제 내재화에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도 KB금융그룹의 ESG 경영 전략 방향에 맞춰 업계를 선도하는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눔·상생·환경… ‘ESG금융’의 중심
KB증권은 체계적으로 ESG 실천에 나서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 처음으로 지난해 말에 이사회 안에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사외이사인 김인배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위원회는 올해 3월 ESG 전략 체계와 중점 영역별 핵심추진 과제를 만들고, 이를 실천하기로 결의했다.
우선 ‘ESG 연계 투·융자 및 상품/서비스 넘버원 하우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의하면 국내 ESG 채권(녹색·사회적·지속가능 채권) 시장은 올해 1~6월에 누적 50조 582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KB증권은 2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2019년 한국수력원자력의 소셜본드, GS칼텍스와 SK에너지의 그린본드 등을 주관해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롯데지주의 지속가능본드 등을 맡았다. 올해에는 포스코건설과 현대·기아자동차, LG화학, SK 등도 맡았다. 이 분야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는 셈이다.
펀드 상품도 선보였다. 올해 3월에 S&P500, 유로스탁스50의 ESG 지수에 연계되는 주가연계증권(ELS)인 ‘KB able ELS 1703호’를 발행했다. 작년에는 환경경영 점수가 우수한 100개의 코스피, 코스닥 기업에 투자하는 ‘KB KRX ESG Eco ETN’을 새롭게 상장했다.
이를 위해 리서치센터에 ESG솔루션팀을 신설했다. 관련된 투자 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이 팀에서 ‘ESG Insight’ 등의 보고서를 발간하고, 기관투자자와 고액 자산가 등에게 관련 투자 전략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포럼도 열었다. 올해 5월과 지난해 12월에 ESG채권 포럼을 열고 국내외 현황과 전망, 평가모형, 기업의 경영 사례 등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인증기관과 발행회사,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참여해 관심을 갖도록 배려했다.
KB증권 관계자는 CNB에 “선제적으로 그린 뉴딜, 혁신금융과 연계한 투·융자의 실행을 확대하고 이런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증권사의 특성에 맞는 전략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 기업의 가치를 올리고 기업고객의 ESG경영 파트너의 지위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사적 ‘탄소배출량 줄이기’ 실천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한 노력도 주목할만 하다.
KB증권은 KB금융그룹의 플랜에 맞추어 오는 2030년까지 내부 탄소 배출량을 2020년보다 42%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바일 등기우편 서비스’ ‘복사용지 줄이기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실행해, 종이문서와 우편 발송을 줄이고 있다.
이는 2018년부터 전 영업점에 전자서식 기반의 디지털 창구를 도입한 노력을 확대한 것이다. 계좌 개설 등 각종 업무를 종이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바꿔서, 2018년보다 2019년에 종이서식 사용을 62% 이상 줄였다.
업무용 내연 자동차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전환하고,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하는 등 장기적인 시선에서 다가서고 있다. 또 KB금융그룹의 ‘탈석탄 금융’ 선언에 발맞춰 국내외 화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채권 인수를 중단해,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는 전력도 취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와 동반성장 발걸음
동반 성장을 위한 다양한 실천도 하고 있다.
KB증권은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을 위해 ‘무지개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과 문화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학습공간을 개보수해주고, 도서관에 더 나은 학습환경을 조성하는 활동이다. 이를 통해 2009년부터 국내 15곳, 해외 4곳에 ‘무지개 교실’의 문을 열었다.
코로나19의 어려움도 나누고 있다.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위해 기부금과 마스크, 손소독제 등을 긴급 지원했다. KB증권 사옥에 입주해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게는 임대료를 감면해 주는 ‘착한 임대인’ 사업도 하고 있다.
양성 평등에도 힘쓰고 있다. 여성 인재의 육성을 강화하고 있으며, 여성가족부와 ‘성별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여성 보직자 비율, 여성 신입 채용 확대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CNB=손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