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관광업계가 초주검이 됐다. 국내 면세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는 인력을 대폭 감축했고, 국내 주요 여행사는 급여까지 반 토막 내면서 생존을 위해 필사적인 몸부림을 치고 있다.
반면 경북도가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다. 2019년 역대급 손실에도 사무총장은 억대에 가까운 연봉을 챙겼고, 직원들도 지갑을 두둑하게 채우면서 호사를 누렸다.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규모 행사가 거의 취소되면서 사실상 직원들은 할 일을 잃었지만, 도에 수혈받은 혈세로 제 주머니를 채웠다.
올해 1분기 관광업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호텔롯데의 면세사업부 직원 수는 983명에 달했지만, 1년 남짓한 올해 1분기 현재 남성 325명, 여성 617명 등 942명으로 41명이 줄었다.
호텔신라 면세사업 직원은 2019년 990명이었지만, 1분기 현재 남성 373명, 여성 508명 등으로 백 명이 넘는 직원이 짐을 쌌다.
에스엠 면세점은 2019년 163명에서 2020년 27명으로 83.44% 줄이며 버티기에 들어갔지만, 올 1분기 직원은 12명에 불과해 사실상 폐업 순서를 밟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여행사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하나·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 4곳의 직원은 2019년 4057명에 달했지만, 불과 1년여 만인 올해 1분기 현재 3808명으로, 741명(16.3%)이 줄어들었다.
그나마 남은 직원들도 연봉 한파에 몸서리를 쳤다. 올해 1분기 그들이 받은 급여는 월 100만 원 남짓, 지난해 1분기 대비 최소 반 토막, 많게는 75%가량이 급감했다.
중소형 여행사인 노랑풍선은 올해 1분기 2019년보다 무려 34%의 인력을 줄였고, 15명에 이르던 비정규직은 올해 1명도 남아 있지 않았다. 급여 역시 불과 1년도 안 된 지난 2020년 대비 남성은 45.5%, 여성은 66.5%나 줄었다.
관광업계가 생존을 위해 이런 사투를 벌이던 같은 기간 (재)문화엑스포 경주엑스포대공원은 이들과 달랐다.
엑스포는 2019년 최근 4년 사이 가장 큰 폭인 46억 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지만, 류희림 사무총장은 기본 연봉 8400만 원에 복리후생비와 성과금, 상여금 등으로 억대에 가까운 돈을 챙겼다. 직원들에게도 최고 인상률 18%에 전년 보다 약 2억5000만 원 대폭 상승한 돈다발을 안겼다.
코로나19 폭탄을 맞은 2020년에도 이들의 파행운영은 계속됐다. 그해 경북도로부터 무려 43억여 원을 지원받은 도민들의 혈세가 이들의 파행운영을 가능케 했다.
2020년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대규모 행사가 취소되면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이런 여파로 짐을 싼 직원은 없다. 오히려 정직원(기간제 등 제외)에게는 전년보다 2.8% 인상된 9억4773만여 원의 급여를 안겼고, 류 총장 역시 전년보다 300여만 원이 오른 8700여만 원의 기본 연봉으로, 최근 2년 새 2억 원가량을 챙기면서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코로나19 재앙을 무색하게 했다. 류 총장을 발탁한 이철우 도지사의 혈세 퍼주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도 관계자는 “예산 낭비를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담당 주무관이 도지사의 퍼주기식 예산 지원을 감당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이에 대해 엑스포 측은 “다른 모든 도내 출자출연기관과 마찬가지로 법인소속 직원의 정년을 보장해 안정적인 근로 환경을 지향하고 있고, 급여인상은 공무원 급여지급 기준에 따라 적용하기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또 “어려운 지역 문화 관광업 활성화에 이바지하려고 필요한 부분에 운영 스텝을 채용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고 있으며, 작년과 올해 임대업체 5곳에는 2개월 치 임대료를 전액 감면하는 등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엑스포 전체 직원들 또한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급여 일부분을 모금해 400여만 원을 코로나 성금으로 내놓았다. 아울러 양 기관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속적인 기부와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 활동을 펼쳐나가기로 약속한 상태”라고 덧붙여 해명했다.
특히 류희림 사무총장이 2년 새 2억 원가량을 챙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류 총장의 실수령액이 월 6백여만 원의 급여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전체 연봉의 30%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위해 성금으로 기부했고, 올해도 1개월 치 급여 전액을 기탁하는 등 사회적 나눔 활동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그들의 입장을 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