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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핫] 지방 공략 나선 ‘탑10 건설사’…영토확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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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1.05.12 09:35:29

지방 중소도시 눈독 들이는 대형사들
지역분양 비중, 2년 전보다 9배 급증
소비자들은 ‘브랜드 효과’에 반기지만
“대기업 골목시장 진출” 우려 목소리도

 

더샵 거창포르시엘 투시도.(사진=포스코건설)

수도권과 광역시 위주로 분양 사업을 전개하던 도급순위 상위 10대 건설사들이 최근에는 지방 중소도시까지도 분양을 늘리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과거에는 해당 지역에 연고를 둔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분양이 주를 이뤘으나, 이제는 대형 건설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 것.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층 상품성이 높은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호기로 환영받지만, 대형 건설사들의 ‘독식’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CNB=정의식 기자)

 



수익성 높은 서울과 광역시 핵심지역의 분양 시장은 일반적으로 도급순위 상위 10대 건설사들의 각축장이다. 반면, 지방에 연고를 가진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경우 해당 지역 중소도시의 소규모 분양 사업에 집중하다 규모를 키워 수도권 대형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방 중소도시 분양=지역 건설사’라는 공식이 깨지는 분위기다. 대형 건설사들의 지방 분양시장 참여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 중소 건설사들의 수도권 분양시장 참여도 늘고 있지만 보다 두드러진 건 시공능력과 브랜드, 상품성을 무기로 한 대형 건설사들의 지방 중소도시 분양시장 공략이다.

 

2020년 시공능력 상위 10개 건설사.(사진=건설워커)

2020년 기준 도급순위 상위 10대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구 대림산업),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SK건설 등이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분기 중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도시에서 이들 상위 10대 건설사들이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물량은 총 29개 단지, 2만764가구에 달한다. 이는 아파트 일반분양가구 기준이며 컨소시엄 물량은 제외됐다.

이 중 비규제지역에 해당하는 중소도시 물량은 12개 단지, 8930가구다. 2019년 같은 기간의 경우 973가구였던 것이 2020년 2배인 2041가구로 늘었는데, 불과 1년 만에 4배 이상 늘어난 것. 상위 10대 건설사들이 지방 중소도시 분양시장 공략에 서두르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방 중소도시도 ‘1군 브랜드’ 영토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먼저 포스코건설은 경남 거창군 거창읍에 짓는 ‘더샵 거창포르시엘’의 견본주택을 4월 30일 열고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 66~109㎡, 총 469가구로 도보권에 아림초, 대성중고교, 대성일고, 거창중앙고 등이 모여있는 학세권 단지다. 차로 5분거리에 거창군청, 거창지방법원, 보건소 등이 있으며 하나로마트 거창시장, 죽전도시숲고원 등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군산 호수공원 아이파크 투시도.(사진=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북 군산시 지곡동에서 ‘군산 호수공원 아이파크’를 5월 중 분양한다. 전용면적 84~238㎡, 총 665가구 규모로, 도보권에 지곡초, 동원중 등이 있으며 은파호수공원이 인접해 있다. 일부 세대는 호수공원 조망이 가능하다다. 군산의료원, 롯데마트 등도 이용할 수 있다.

DL이앤씨도 충남 서산시 석림동에서 ‘e편한세상 석림 더노블’을 5월 중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84~114㎡, 총 523가구 규모로, 사우나가 완비된 피트니스센터가 들어서며 에어커튼 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다양한 시스템이 제공된다.

 


중소건설사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이처럼 지방 중소도시까지 대형 건설사들의 분양물량이 증가한 것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 시장을 찾아나선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방광역시도 규제가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지방 중소도시는 여전히 대부분 비규제지역이라 흥행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방 소비자들도 대형 건설사의 지방 중소도시 공략을 반기는 분위기다. 보다 브랜드 가치가 높고, 상품성 및 편의성이 검증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기회여서다. 이렇게 지어진 새 아파트들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대장주’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 수요도 높은 편이다.

 

e편한세상 석림 더노블 투시도.(사진=DL이앤씨)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수도권과 지방의 경우 광역시에 치중했던 대형 건설사들 물량이 지방 중소도시까지 확대 공급되면서 지방도시 실수요자들도 브랜드와 상품성까지 갖춘 아파트에서 거주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들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들은 지역에서 가격을 리딩하는 경우가 많아 실거주 외에 투자 측면에서도 관심을 받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방 곳곳까지 대형 건설사들의 ‘영토 확장’이 이어지면서 터주대감 격인 지역 기반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지방 건설사들이 지역에서 차근차근 실적을 쌓아 중앙 무대까지 진출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는데, 대형 건설사들이 지방 중소도시까지 장악한 요즘은 그런 사례가 많이 줄었다”면서 “타 업계에서 논란이 된 ‘대기업의 골목시장 진출’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양상이어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분석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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