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경쟁률 ‘탑10’ 중 5곳이 주상복합
가격상승폭은 아파트와 별 차이 없어
초고층이라 화재 취약…대형사고 우려
최근 수도권과 전국 광역시 분양 시장에서 주상복합 아파트의 청약 열기가 뜨겁다. 높은 편의성과 뛰어난 조망·채광, 지역 랜드마크 수준의 인지도에 더해 최근엔 아파트 수준의 평면 설계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남양주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 사건이 주목받으며 안전성 문제 해결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CNB=정의식 기자)
최근 분양 시장에서 주상복합 아파트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경쟁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 1위는 현대엔지니어링이 부산 수영구에 공급한 주상복합 ‘힐스테이트 남천역 더퍼스트(558.0대 1)’였다. 대우건설이 경기 하남에 공급한 ‘감일푸르지오 마크베르(404.7대 1)’도 ‘톱 10’에 들어가 눈길을 끌었다.
올해 1분기 들어서는 주상복합의 인기가 한층 더 뜨거워졌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에서 공급된 아파트 77곳, 일반공급 2만7887가구 청약에 총 51만2872명이 지원해 평균 18.39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청약경쟁률 상위 10곳 중 5곳이 주상복합 아파트였다.
금호건설과 신동아건설, HMG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분양한 ‘세종리첸시아파밀리에(6-3생활권H2)’와 ‘세종리첸시아파밀리에(6-3생활권H3)’이 각각 청약경쟁률 221.40대1과 134.87대1을 기록해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이어 GS건설이 경기 성남 고등지구에 공급한 ‘판교밸리자이(1단지)’와 ‘판교밸리자이(2단지)’가 각각 5위와 8위를 차지했으며, KCC건설이 부산 동래구에 공급한 ‘안락 스위첸’은 9위를 차지했다.
상품성·편의성 높고 가격도 상승세
주상복합의 이같은 높은 인기는 뛰어난 상품성과 편의성을 갖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단지 내에 상업시설이 함께 조성돼 입주민은 건물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 가능한 이른바 ‘원스톱 라이프’를 누릴 수 있으며, 대부분 고층으로 건설돼 조망과 채광이 좋은 편이다.
대부분 교통이 편리한 입지에 건설돼 직주근접성이 뛰어나며, 일반 아파트에서 사용되는 벽식 구조가 아닌 상가, 사무용 빌딩 등에서 쓰이는 기둥식 구조를 채택한 경우가 많아 층간 소음 문제가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가격 상승폭도 아파트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주상복합 가격은 17.4% 뛰어 아파트(18.1%)와 차이가 없었다. 2019년의 경우 주상복합이 7.3% 올라 아파트(5.9%) 상승폭을 웃돌았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요즘 브랜드 건설사들이 선보이는 주상복합의 경우 4베이, 맞통풍 등 최신 설계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고, 실내 사용 공간도 일반 아파트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며 “견본주택에 마련된 실내 설계를 보고 일반 아파트보다 더 좋다는 의견을 내비치는 고객들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신규 공급되는 주상복합 단지의 청약 경쟁률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이 5월 중 ‘대전 하늘채 스카이앤 2차’를 분양할 계획이다. 앞서 ‘대전 하늘채 스카이앤 2차’가 1순위 최고 경쟁률 21.5대 1을 기록하며 단기간에 완판된 바 있다.
서울과 전국 각지의 재건축·재개발 및 가로주택정비사업 대상지도 주상복합 건축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는 오랫동안 진행이 지지부진했던 여의도 시범아파트, 영등포역 집창촌 등을 주상복합 단지로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의 경우 올해 주상복합 건축 심의 신청만 무려 23곳이 접수된 상태다. 용적률 제한을 담은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 적용을 앞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포항에서도 49층 이상의 초고층 주상복합 5곳의 건설이 진행 중이다.
남양주 화재에 소방당국 ‘긴장’
다만 늘어나는 주상복합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많다. 가장 심각한 건 안전 문제다. 고층으로 지어지는 경우가 많아 화재 등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자칫 대형사고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 실제로 최근 수년간 전국 각지의 주상복합건물에서 다양한 화재가 발생했고 이때마다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지난 4월 10일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 주상복합건물에서 발생한 화재의 경우 무려 10시간 만에 진압돼 입주민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불안을 키웠다. 특히 화재 원인이 건물 1층에 위치한 중식당 주방에서 발생해 인근 상가와 주차장으로 빠르게 옮겨붙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이 함께 있는 주상복합의 태생적 한계로 지목됐다.
신속한 대피 덕분에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아직까지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대피소에 머무르는 입주민들이 적지 않은 형편이다. 사고 이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등은 서울시내 모든 주상복합 아파트에 대해 소방특별조사와 현지 적응 훈련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화재 대책을 세우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분양된 주상복합은 아파트와 별 차이없는 평면설계와 지역 랜드마크로서의 주목도, 높은 편의성과 뛰어난 입지를 갖추고 있어서 인근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대장주’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상반기에 전국 주상복합 분양 물량은 약 1만2000여 가구로 예상되는 데 흥행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CNB=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