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퇴임하는 박상옥 대법관 후임 후보로 대법원이 천대엽(57, 연수원 21기)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를 제청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 주 중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1일 밝혔다.
현재 13명의 대법관 중 유일하게 검찰 출신인 박상옥 대법관의 후임으로 판사 출신이 제청되면서 앞으로 대법원 재판부는 6년만에 다시 모두 '비검찰' 출신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1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신임 대법관 후보 중 천 수석부장판사의 임명을 김명수 대법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는 천 후보자와 봉욱 변호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등 3명을 새 대법관 제청 후보로 추천했었다.
대법원은 "천 후보자가 사법부 독립, 기본권 보장, 사회적 약자 보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 등 대법관으로서 기본적 자질을 갖췄을 뿐 아니라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 능력을 겸비했다"고 평가했다.
천 후보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부산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고,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형사합의부 경력이 많아 형사법에 정통한 법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 대통령이 김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다음주부터 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등 국회 인준 절차가 시작될 예정이다.
천 후보자는 지적장애인 성추행 사건 재판에서 주요 피해 진술이 일관되면 사소한 부분의 진술이 부정확하더라도 신빙성을 부정해선 안 된다고 판시하는 등 피해자를 배려하는 판결로 주목을 받았다.
국회의원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정상 수준 이상의 금원'을 찬조금 형식으로 받는 것은 뇌물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으며, 국회의원실 직원 급여를 재분배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던 기부 관행을 '불법 정치자금'으로 판단하기도 했다.
학교 안전사고와 관련된 유족 공제 급여를 법 취지를 고려해 폭넓게 인정하고, 중금속 검출 사실을 숨긴 정수기 회사에 대한 위자료 지급 명령 등도 주요 판결로 꼽힌다.
천 후보자는 청렴한 법관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달 24일 공개된 고위법관 재산 현황에 따르면 천 후보자의 재산은 2억 7300만 원으로 공개 대상 고위법관 144명 중 가장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