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1.03.24 16:53:10
2015년 4월 6일 KBS뉴스에서는 "몸에 좋다고, 계곡 곳곳에 통발...개구리 수난"이라는 뉴스가 방영됐다. 불법 야생동물 포획자들이 산란철 개구리들이 지나는 길목을 모두 막고 통발을 설치해 돌아갈 선택지가 없는 개구리들을 모두 싹쓸이 하고 있다는 뉴스다. 이 뉴스가 왜 새삼 주목을 받고 있을까?
최근 유일하게 비싼 통행료 징수로 이슈가 되고 있는 일산대교(고양~김포)가 마치 선택지 없는 개구리들을 마구 잡아들이는 덫과 같다는 지적이 나오자, 고양시, 김포시, 파주시 일부 주민들이 "지난 10여년 동안 우리가 개구리였단 말이냐"라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택지 없는 일산대교에 통행료 부과는 부당
개구리 논란은 24일 열린 '공정한 민자도로 운영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경기연구원 박경철 연구위원이 일산대교의 부당한 통행료 문제에 대해 발제하면서 일산대교를 선택지 없는 개구리 덫에 비유해 문제가 불거졌다.
박 연구위원은 서울의 원효대교도 원래는 통행료를 내는 한강다리였으나, 주변에 선택할 수 있는 다리들이 많아 원효대교가 결국 무료화됐다는 얘기를 먼저 꺼냈다. 그러나 경기도에 있는 몇 안되는 한강다리 중 하나인 일산대교는 인근에 선택할 수 있는 다리가 없어서 마치 개구리들이 덫에 무더기로 걸려드는 것처럼 비싼 통행료를 내면서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것.
결국 국민들에게 선택지가 없다면 민자도로나 민자대교를 건설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다. 서울과 비교해 공정하지 않다는 것.
서비스 동일한데 일산대교만 통행료 부담은 불공정
두번째로 박 연구위원은 일산대교가 동일한 서비스에 동일한 비용이 부과되어야 한다는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일산대교가 27개 한강다리와 특별하게 다른 서비스가 없는 상황에서 경기도민들만 비싼 통행료를 지불하며 한강을 건너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불공정하다는 것.
이날 국민연금공단의 사채이자 같은 고리의 이자를 시민들에게 전가하는 비도덕적 투자문제와 건설사들의 폭리 등의 문제들을 차지하고라도, 이러한 불공정 논란은 경기도 서북부 주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날 일산대교 범시민연대 김천만 대표는 토론자로 참여해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성명서를 통해 "지난 날, 경기도와 국민연금 관리공단과의 미래 교통 통행에 대한 잘못된 예측과 MRG에 의한 불공정 계약이 13년 동안 일산대교를 이용하고 있는 서북부 경기도민에게 지울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줘 왔으며 앞으로도 약 20년간 똑같은 이유와 조건으로 일산대교를 이용하는 경기 서북부 도민의 주머니를 털어갈 것이 명백하기에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고 있는 국민연금 관리공단의 이기적 행태와 현 상태의 고착만을 주장하는 저들의 안이한 대처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34명 국회의원 공동주최로 힘실어줘...효과는?
한편 이날 토론회는 34명의 국회의원들이 공동 주최했는데, 각 의원들은 강기윤·강득구·고영인·김남국·김두관·김병욱(분당을)·김승원·김영진·김용민·김주영·김한정·김홍걸·문정복·문진석·박상혁·백혜련·서영석·신현영·심상정·오영환·용혜인·윤후덕·이성만·이용우·임종성·장경태·전용기·정성호·정춘숙·최종윤·최형두·한준호·홍기원·홍정민 등 국회의원 34명(가나다순)이다. 많은 국회의원들이 공동으로 토론회를 주최하는 등 부당한 민자도로 문제 해결에 힘을 실어줬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될 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 문제를 전면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이재준 고양시장, 그리고 정하영 김포시장, 최종환 파주시장, 최상기 인제군수, 안경원 창원시 제1부시장, 강원도 김성호 행정부지사 등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CNB뉴스=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