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를 직접 방문해 조문했다.
고 백 선생이 타계한 지난 15일 김제남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조문한 데 이어 이날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조의를 표함으로써 1950년대부터 한국 민주화를 위해 헌신해온 고인에 조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빈소에서 고인을 추모한 뒤 유족을 위로했다. 대통령이 장남 백일 씨에게 “아버님하고는 지난 세월 동안 여러 번 뵙기도 했고, 대화도 꽤 나누었고, 집회 현장에 같이 있기도 하고 그랬었다”고 하자 백일 씨는 “해방 통일, 세월호 유가족 등을 대상으로 아버님 살아생전에 뵈었으면 더 좋은 말씀을 해 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판결 아파하셔"에 대통령 "진상규명 잘 안돼 안타깝다"
장년 백원담 씨는 “세월호 분들에 대해 아버님이 가장 가슴아파 하셨는데, 구조 실패에 대한 해경 지도부의 구조 책임이 1심에서 무죄가 된 뒤 많이 안타까워하셨다”고 했고,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정부는 할 수 있는 조치들은 다 하고 있는데, 유족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진상규명이 속시원하게 아직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대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고인이 생전에 마지막 남긴 핸드폰 영상을 시청했다. 영상 속에서 백기완 선생은 “한반도 문제의 평화로 가기 위한 노력이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역사에 주체적인 줄기였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바로 이 땅의 민중들이 주도했던 한반도 평화 운동의 그 맥락 위에 섰다는 깨우침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등의 메시지를 전했다.
영상을 본 뒤 문 대통령은 탁현민 의전비서관에게 이 동영상을 잘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장녀 원담 씨는 문 대통령에게 백 선생이 남긴 선물이라며 하얀색 손수건과 책 1권을 전달했다.
원담 씨는 “이 손수건은 아버님이 문재인 정부의 평화 통일 노력에 굉장히 찬사를 보내시면서 통일열차가 만들어지면 꼭 이 하얀 손수건을 쥐고, 황해도가 고향이시니까, 꼭 가고 싶다고 전달해 드리라고 하셨다. 그리고 이건 마지막에 쓰신 책”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