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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당 뉴서울필하모닉 단장 "30년 민간교향악단 위기...문체부 지원 사각지대"

40명 단원 고용해 유지한 30년, 그간 최고의 명성에도 코로나19로 전래 없는 위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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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진부기자 |  2021.02.08 12:22:54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오케스트라,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구 서울필하모닉)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하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유래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40여 명의 단원 연주자 및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어서, 대한민국 최고의 민간오케스트라로서의 명성을 쌓아왔다. 이처럼 객원 프로젝트 오케스트라가 아닌 단원 수십명을 고용한 민간오케스트라는 대한민국에서 뉴서울필하모닉과 올해 24주년인 군포 프라임필하모닉 뿐이다. 그만큼 단원을 두고 운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대변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2700여 회의 공연을 해 매년 평균 100회가 넘는 공연을 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공연을 할 수 없는 상태가 1년을 넘어가면서 30년 만에 가장 어려운 상황에 내몰린 것. 사무실 임대료나 4대 보험료 등은 고사하고, 단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것 자체가 큰 어려움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안당 단장이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 김진부 기자)


CNB뉴스는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안당 단장을 만나 그 어려운 속사정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1문 1답 형식으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민간오케스트라를 운영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지난 1년 간의 상황은 얼마나 어려웠나?

-2020년에 120회 공연을 하기로 돼 있었지만 80회가 넘는 연주가 코로나19로 취소가 되면서 결국 거의 공연을 하지 못했다. 뉴서울필하모닉이 민간오케스트라로서 지난 30년 간 명성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약 40명의 단원을 고용하고 세계적인 지휘자 카를로 팔레스키 등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우리처럼 단원들을 고용해 월급을 줘야하는 오케스트라에게는 지난 1년, 아니 지금도 너무나도 혹독하고 힘든 시련이다.

정부는 고용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고, 고용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문체부 등 정부에서는 민간오케스트라 지원이 없나?

-우리 처럼 단원을 두고 운영하는 예술단체는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다. 예술인 개개인들을 보편적으로 지원하는 정책들은 있지만, 정작 고용을 창출하고 고용을 30년간이나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민간오케스트라에게는 운영을 위한 지원이 없다.

일전에 문체부 담당 과장과 통화도 하고 직접 찾아가 사무관을 만나 코로나19 상황을 버틸 수 있도록 운영지원을 요청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지원하고 있다"고 말하더라. 의아해서 도대체 어디를 지원하고 있는지 물었더니 "국공립 예술단체를 지원하고 있다"는 답변이었다. 정말 황당한 상황이었다.

코리안심포니나 서울시립교향악단 등 국립이나 시립은 국가와 시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오케스트라다. 따라서 매년 막대한 예산이 지원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는 마치 코로나로 힘든 민간 중소기업들을 지원해달라고 하니, 국가 공무원이나 기관을 지원하고 있는데 뭐가 문제냐라는 말과 뭐가 다를까? 문체부는 우리 같은 단원을 두고 있는 예술단체에 관심도 없고, 대책도 없고, 문제를 풀어나갈 능력도 없어 보인다. 그게 문화예술계 현실이다.

문체부장관 후보자로 황희 국회의원이 내정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문체부장관이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문화예술에 두루 식견이 있는 인물이 돼야 하고 편협된 시각을 갖고 있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에서도 훌륭한 예술활동이 보호될 수 있도록 문체부가 탁상공론이 아닌, 아마추어 정책이 아닌,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크게 문화예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특히 뉴서울필 처럼 고용을 창출하고 유지하는 민간예술단체들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됐으면 좋겠다.

해외 선진국들의 민간오케스트라 지원은 어떠한가?

-유명한 뉴욕필이나 베르린필 같은 오케스트라도 시립이 아니라 민간오케스트라다. 이들은 민간 후원이나 정부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뉴욕필은 수입이 안정돼 있어서 정부지원이 아닌 민간 후원을 받고 있다. 독일의 경우는 정부지원, 시 지원, 민간후원 등을 받고 있다. 그렇게 유명한 오케스트라도 후원이나 정부지원을 받고 있다.

단원을 40명 정도 두고 있으면서, 정부지원도 후원도 없이 자생적으로 생존하고 있는 민간오케스트라는 대한민국의 뉴서울필과 프라임필이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지난 2020년이나 2021년 계획은 원래 무엇이었나?

-민간 오케스트라로서 대만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대만도 그렇지만 베트남은 특히 클래식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마치 대한민국의 80년대 처럼 국가의 경제 수준도 급성장하고 있어 우리 같이 준비된 민간오케스트라가 진출할 수 있는 좋은 상황이었다.

 

카를로 팔레스키가 지휘하는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사진= 뉴서울필)

동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이 연주를 잘하는데, 성악이나 바이올린, 피아노 등 기악에서도 전세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해외에 나가서 외화도 벌어들이고 국가의 위상도 올리는 것이 지난해와 올해의 목표였다. 코로나19가 사그러들면 다시 추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금 견디는게 더 급한 문제다.

어려운 상황은 잘들었다. 기분 좋은 얘기를 해보자. 지난 2018년과 2019년 경기도 고양시 상주단체로 선정돼 2년간 '고양시오케스트라'로 명성이 자자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2년간 고양시 상주단체로 선정돼 활동했다. 당시 고양문화재단은 다른 문화재단과 다르게 블라인드 실연심사를 해서 실력있는 오케스트라를 선정해 문화계 이슈가 되기도 했다. 아마도 고양시가 실연심사를 진행한 유일한 지자체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당시 1등을 해서 상주단체로 선정돼 2년간 많은 공연을 했지만, 그 중 공식적으로 아람음악당에서 9회 공연(지휘 카를로 팔레스키)을 했는데,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 모두 전석이 매진됐던 기억이 있다. 당시 9회 연속 매진은 사상 유래가 없는 기록이다.

아쉬운 점은 당시 고양시 정치적인 문제로 상주단체 예산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되면서 제도가 없어진 것이 너무 아쉬웠다. 훌륭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없어진 것에 대해서는 지금도 의아해 하는 분들이 많다. 지금이라도 고양시에서 다시 상주단체 오케스트라 제도가 진행된다면,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난 2018~2019년 이뤄냈던 '고양시 교향악단'의 명성을 더 높게 이어가고 싶다.

(CNB뉴스=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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