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인사를 해도 사람을 못알아보신다는데..."
"루게릭병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경기도 양주시 시장으로 취임한 지난 2018년부터 병환을 앓고 있는 이성호 시장의 건강상태와 관련해 소문이 무성하다. 지난 약 3년 동안 시장의 건강상태를 아는 시민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사람을 못알아보신다는 얘기부터 루게릭병이라는 진단까지 내리는 등 시청 바깥 소문의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급기야 양주시 지역정치인들이 "부시장 체제가 장기화되고 있는 시를 위해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성호 시장의 양주시의회 본회의 출석 현황을 보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는데, 이 시장은 취임 후 첫 회기인 제294회 임시회(2018년 7월 2일)부터 불출석하기 시작해서, 제298회(2018년 10월 11일) 1회 출석를 제외한 모든 회기를 병원진료 등을 사유로 출석하지 못했다. 모두 부시장이 대신해 의원들의 시정질의에 답변하거나 발언했다. 지난 약 3년 동안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에 양주시장은 없었다.
"이성호 시장님, 현재 건강상태는 좀 어떠하십니까?"
이 시장을 만날 수 없어, 취재를 위해 관련 공무원들에게 질의했지만 대답하기 곤란하다며, 비서실장과 이야기해보라는 답변이 나왔다. 아마 공무원들도 실제 알지 못하거나 알아도 대답하기 곤란한 눈치다.
"시장의 건강(상태)는 양주시의 비밀로 취급되고 있고, 공직자들의 입도 닫혀 있어 일반 시민들은 시장의 건강상태를 제대로 알 도리가 없다"라고 언급한 지난 해 10월 성명서 내용처럼 지금도 이 시장의 건강상태는 여전히 '비밀'이다.
그나마 이 시장의 건강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방법은 보도자료 사진이다. 주로 과거 건강한 모습의 사진이 배포되지만, 지난 4일엔 2021년 새해를 맞아 이 시장의 현충탑 참배 사진이 배포됐다.
그런데 사진을 자세히 보면 장면이 다소 어색하다. 현충탑 참배하는 모습을 정면에서 찍은 양주시 보도자료용 사진인데, 이 시장 옆에 있는 공무원은 정상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묵념을 하고 있는 반면, 이 시장은 그 순간 묵념을 위해 머리를 숙이거나 눈을 감지도 않은 채 무심히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혹시 인지능력이 약해 진 것은 아닐까 의심되는 사진이다.
이성호 시장의 인지능력은 문제가 없을까?
CNB뉴스는 8일 이 시장의 건강상태를 묻기 위해 비서실장과 통화했다. 비서실장은 "거동이 불편하셨는데 지금 시장님 (건강상태는) 괜찮다, 몸이 많이 좋아지셨다"라며 "말씀이 안나오시는 것이 있어서 그렇지 인지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 이 시장은 왜 시의회 출석을 하지 않는가라는 질의에 "(이 시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내시고 부시장이 참석한 것이니까 (문제가 없다)"며 "시장님이 현재 몸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양주시 성과가 좋지 않나? 4년 연속 경기도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성과가 있는데) 저희가 따로 말씀 드릴 게 있나? 성과로 말씀 드리는 것 아닌가?"라며 성과가 좋으니 결국 이 시장이 일을 잘 하고 있는 것이므로, 시민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발표한 지난 2020년도 청렴도 평가를 보면 내부청렴도가 2019년도와 동일하게 '부패' 수준에 해당하는 5등급으로 최하위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외부청렴도는 4등급, 종합청렴도는 3등급이다. 공무원들의 청렴도는 선출직인 시장이 의지를 갖고 개선해야 할 부면이다.
그에 더해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서도 기초 지자체 시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성호 시장의 건강상태가 취임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언론, 시의회, 시민들에게 '비밀'이라는 것은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CNB= 경기 양주/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