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주말까지 화상으로 참석한 다자 정상회의에서 청와대 본관에 마련된 회의장 모습이 참가국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고 청와대가 24일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후 주최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측이 '어메이징'(놀라웠다)이라며 청와대의 화상 정상회의장 준비 상황을 인상 깊게 봤다고 했다"고 전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이러한 반응은 청와대가 정상회의마다 독자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회의장 배경색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G20 정상회의 때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징하는 초록색을 배경으로 삼았다.
이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때는 행사의 심볼·로고 등을 고려해 색상을 선택했고, EAS 정상회의 때는 바다를 의미하는 푸른색을, RCEP 정상회의 때는 협정당사자인 한국 대통령을 뜻하는 군청색을 각각 선택하면서 의미를 부여한 결과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한·아세안 정상회의, 13일 한·메콩 정상회의, 14일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 15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2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21∼22일 G20 정상회의 등 7차례의 다자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러한 노력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베트남 등은 “화상 회의장 준비 관련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이에 대해 강 대변인은 "회의 때마다 다른 배경 판을 준비한 게 아니라, 조명을 이용해 색상을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측은 세심한 배려에 관련국들이 큰 관심을 나타낸 결과다.
색상뿐 아니라 문 대통령과 배석자들의 책상 모양 및 배치 역시 눈길을 끌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는 사다리꼴 모양의 책상을 이어붙이면 삼각형이 그려지는 방식으로 테이블을 배치했으며, 이는 '원팀'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다른 나라 정상의 발언이 통역사를 거쳐 문 대통령의 귀에 한국어로 들릴 수 있도록 배려해 문 대통령은 별도의 헤드셋을 쓰지 않고도 회의에 참석하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것도 화제가 됐다고 청와대는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