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0.11.07 22:58:55
의정부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위원장 김현주)에서 지난 5일 진행된 '도봉면허시험장 장암동 이전 반대' 시민청원 채택 여부 표결이 찬성 1표, 반대 5표로 부결됐다. 따라서 6일 열린 본회의에 올라가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다.
10월 말 민주당 당론으로 시민청원 '찬성'이 정해졌으나, 민주당에서는 당대표인 정선희 의원만 당론을 지켜 '찬성'한 꼴이 돼, 향후 당내에서 또다른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모 언론사를 통해 여야 모두 사전에 '찬성'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갑자기 정선희 의원 외 모두 반대로 돌아선 이유에 대해서도 다양한 논란이 오가고 있다.
시민청원 상임위 부결로 인해 의정부시는 '도봉면허시험장 장암동 이전' 추진에 박차를 가하게 됐고, 의정부시의회는 시민들의 대의 기관으로서, 남양주시의회와 달리 이전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편에 서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찬성 1표의 주인공은 시종일관 도봉면허시험장 장암동 이전의 문제점을 지적한 민주당 정선희 의원이고, 반대 5표를 던진 의원들은 무소속 김정겸 의원, 민주당 안지찬 의원, 국민의힘 조금석 의원, 민주당 이계옥 의원, 국민의힘 김현주 의원 등이다. 정 의원은 거수나 기명 투표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무기명 투표로 진행됐다.
이날 시민청원, 의견서 채택 심의는 의정부시 균형개발추진단 이재송 단장과 균형개발과 한상규 과장이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이전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무소속 김정겸 의원이 주도적으로 질의했고, 이전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민주당 정선희 의원이 대부분 질의했다.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은 공공기관 유치일까?
왜 市는 올해 꼭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할까?
왜 남양주시는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을 반대했나?
특히 무소속 김정겸 의원은 도봉면허시험장 의정부(장암동) 이전을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과 동급으로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질의 중 의정부시가 경기도 공공기관 TF팀을 구성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3개 기관을 신청했음에도 하나도 유치하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유치시 장점과 단점을 알려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한상규 과장은 "면허시험장은 전국에 27개 밖에 없는 공공기관으로, 경기도에는 넓은 지역에 3개 밖에 없고 서울권역엔 4개가 있다"라며 "도봉면허시험장 유치는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경기교통공사 등 의정부시가 유치하려고 했던 경기도 공공기관들은 직원들이 20명에서 80명 정도이지만, 도봉면허시험장은 약 47만명이 이용을 하고 직원들은 106명이기 때문에 경제유발효과도 아마 연평균 약 250억원 정도(경기교통공사 조사 수치로 추정) 될 것"이라고 답했다. 경기도 공공기관 유치보다 도봉면허시험장 유치가 더 유리하다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평가다.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었던 "市는 왜 도봉면허시험장을 올해 꼭 이전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질의에 한 과장은 "20만 제곱미터 이하의 소규모 그린벨트 해제가 올해 12월 31일까지 밖에 가능하지 않으므로, 약 6만 제곱미터인 이 부지의 그린벨트 해제를 위해 반드시 올해 이전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김 의원이 "현행 법이 바뀌지 않는 한 영원히 (그린벨트로) 묶여있을 땅이다, 맞나?"라고 질의하자 "그렇다"라고 답하기까지 했다.
또한 "남양주시는 왜 도봉면허시험장을 반대했었나?"라고 묻자, 한 과장은 "첫째로, 남양주시가 (시의회나 시민 등) 관계기관과의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발표했기 때문이고, 둘째로 남양주시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지역이 준주거지이고 공동주택단지로 활용도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정선희 의원의 날선 질의에 市 관계자들 '난색'
올해 아니면 GB해제 불가능?..."아니다" 결국 市 '인정'
의정부시는 남양주시와 달리 사전협의 했단 말인가?
다음으로 민주당 정선희 의원은 질의를 통해 이재송 균형발전추진단장과 한상규 균형발전과장의 답변에 대해 정면으로 반대하는 질의를 이어나갔다.
첫째로 시의 핵심 주장이었던 '올해 12월 말까지가 아니면 이곳의 GB해제는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논리와 관련해 "그것은 20만 제곱미터 이하의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지, 만약 장암차량기지(도봉차량기지)를 이전하거나 기타 타지역을 확보해 함께 묶어서 20만 제곱미터를 넘겨 GB해제를 하면 되지 않느냐?"는 질의에 한 과장은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를 통해 가장 중요한 핵심 쟁점이었던 'GB해제는 올해 아니면 안된다, 따라서 올해 이전을 추진해야만 된다'는 논리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드러났다. 결국 의정부시가 시민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둘째로 남양주시는 시의회 등 관계기관과 사전협의 없이 언론에 발표해 이전이 무산된 것이라는 주장과 관련해 정선희 의원은 "그러면 의정부시는 시의회와 사전에 협의 했나? 사전에 시민과 공청회를 해 시민들의 의견을 물었나?"라고 질의하자 "사전 협의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또한 남양주시의 경우 '이전지가 준주거지이고 공동주택이 있는 지역으로 활용도가 높은 지역이라 시민들의 반대로 이전이 안됐지만 장암동은 다르다'는 주장과 관련해, "의정부시 장암동 지역은 교통이 사통팔달 뚫려 있어서 앞으로 전략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중요한 지역"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시민 "의정부시 최고 입지에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NO"
시민청원서를 제출한 도시플랫폼 정책공감 임진홍 대표는 청원서를 통해 "본 회는 시민들의 의견수렴과 전문가들의 연구 등을 통해 당 사업에 대한 전면중단을 청원한다"라고 밝히며 "2020년 3월 13일 의정부시와 노원구, 서울시는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사업 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해당 지역은 7호선, IC, 도봉산과 수락산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의정부시 최고의 입지로서 시의 미래전략사업 추진을 위해 꼭 필요한 지역"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해당 사업은 서울시의 관심사업이며, 의정부시 주민 대부분이 반대하는 사업이고 과거 남양주시 이전 추진시 해당 시의회의 강력한 반대 결의를 통해 무산된 사업이다. 따라서 해당 사업은 마치 10여 년간 각종 소송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경전철 도입과 같이 오랫동안 가슴을 치고 후회할 사업"이라며 '반대' 청원 이유를 설명했다.
(CNB= 경기 의정부/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