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지기자 |
2020.11.02 15:55:02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은 소장품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新舊功臣相會題名之圖屛風)’ 1좌(4폭)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80호로 지정됐다고 2일 밝혔다.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은 선조 연간(1567~1608) 공신 관련 그림으로 제작시기가 명확해 연도를 알 수 있는 작품(기년작)이 드문 17세기 회화 양식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기준작품이 된다.
녹훈(錄勳, 공훈이 있음을 기록)된 구공신(舊功臣, 전(前)왕 때 공신 칭호를 받은 사람)과 신공신(新功臣)들이 1604년(선조 37) 11월 충훈부(忠勳府, 조선시대 공신에 관한 사무를 관장했던 관서)에서 상회연(相會宴, 공신들의 모임)을 진행한 장면을 그린 기록화다.
4폭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왼쪽 제1폭은 상회연 장면을 그렸고, 제2폭~제3폭에 걸쳐 참가자들의 명단을 기록했으며, 제4폭은 제목을 제외하고 내용은 비어 있다.
각 폭은 비단 2쪽을 위에서 아래로 길게 이어 붙였으며, 제2폭부터 제4폭까지 위쪽에 붉은 선을 그어 구획을 하고 전서체로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新舊功臣相會題名之圖)’라는 제목을 썼다.
그림에 있는 공신들의 숫자와 실제 회맹제(임금이 공신들과 산 짐승을 잡아 하늘에 제사 지내고 그 피를 서로 나눠 마시며 단결을 맹세하던 의식) 참석자가 58명으로 일치한다. 위에서 내려 본 부감시(俯瞰視)로 특징만 포착해 선묘로 간략하게 그린 특징은 17세기 기록화 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
또 원경의 눈 덮인 설산(雪山)과 앙상한 나뭇가지 표현은 상회연 개최 시기가 음력 11월 상순이라는 계절감을 전달해 주며, 그 필치가 매우 세밀하고 단정하다.
김기수 석당박물관장은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은 공신 관련 그림으로, 원본의 상태가 양호해 역사적, 미술사적으로 가치가 매우 빼어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우리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물에 대한 학술연구와 더불어 코로나19 위기상황과 관련한 정부와 학교 방침에 따라 안전한 전시환경으로 단계적 개방을 준비해 시민들의 문화수요 충족에 기여하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