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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핫] 두산인프라코어 누구 품에? 현대중공업·GS건설 ‘2파전’

눈치작전 펴다 막판 우르르 등판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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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0.11.03 09:36:25

두산인프라코어의 80톤급 굴착기 DX800LC.(사진=두산인프라코어)

최근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두산인프라코어의 새 주인 자리를 놓고 여러 기업이 과감한 베팅을 준비 중이다. 인수자로 나선 후보군만 6곳에 달할 정도로 열기가 달아오른 상황인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인수후보로는 현대중공업그룹과 GS건설 2곳이 꼽힌다. 자금력에서도 우월하고, 시너지 효과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CNB=정의식 기자)

채무리스크 정리되자 선수들 등판
인수 예비후보만 ‘6곳’…각축 치열
자금력 탄탄한 현중·GS, 유력후보
두산그룹과의 채무정리 막판 고비


이번 인수전은 지난 9월 28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에 대한 예비 입찰을 진행하면서 닻이 올랐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해 두산그룹이 진행해온 3조원 마련 자구안의 핵심이었고, 주요 기업들은 두산그룹의 알짜 ‘캐시카우’로 통하던 이 회사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 강화 및 수익 확보를 노렸다.

 

사진=두산인프라코어

당일 예비실사에 참여한 인수적격 후보는 총 5곳으로, 현대중공업-KDBI(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MBK파트너스, 글랜우드PE, 유진기업, 이스트브릿지였지만, 이후 GS건설이 사모투자펀드(PEF)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참여한 것이 확인되면서, 인수전은 6파전 양상으로 변모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조만간 숏리스트 6곳을 대상으로 실사와 설명회를 진행하고, 11월 중 본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연내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뤄지고, 인수가는 약 1조원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 리스크에도 6곳이나 나서

예비실사 당일까지만 해도 인수전이 이 정도로 과열될 것이라 예측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꼽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지만 불과 몇 달전만 해도 관련 질의에 “인수를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공시하는 등 인수계획을 부인해왔고,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관련 우발채무가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달이 지난 현재 이 회사를 놓고 6개 후보가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인수전의 열기가 예상 이상으로 뜨거워진 이유는 뭘까?

일단은 DICC 이슈의 리스크를 두산그룹이 떠안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 측은 인수후보들에게 향후 DICC 소송과 관련해 “인수후보들에게 손해가 갈 일은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구두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DICC 소송의 피해를 그룹 측이 끌어안겠다는 약속으로 받아들여졌다.

 

DICC(두산공정기계)의 중국내 광고판.(사진=두산인프라코어)

하지만 이와 관련해 계약서 상 별도 조항 같은 법적 구속력을 가진 절차가 진행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두산그룹의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로 이 문제와 관련해 두산그룹이 부담을 지려고 할 경우, 두산중공업 소액 주주 등이 경영진을 ‘배임’ 혐의 등으로 제소할 수도 있다. 아직 이 문제의 명확한 해결법은 나오지 않았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그럼에도 인수전이 과열된 이유는 역시 두산인프라코어가 가진 기업가치가 명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으로 귀결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국내 건설기계 1위 업체로 지난해 매출 8조원, 840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두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게다가 최근 중국에서 홍수 피해 복구 수요와 코로나19 이후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건설기계 시장이 호황을 누리게 됐고, 이 과정에서 지난 9월 두산인프라코어의 굴삭기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60% 늘어난 1551대를 기록했다. 중국은 두산인프라코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어서 중국 시장의 건설기계 수요 확대는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대중공업 vs GS건설, 예측불허

그렇다면, 최종적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새 주인이 될 기업은 어디일까?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KDBI 컨소시엄과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자웅을 겨룰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두 곳 모두 △자금여력이 충분하고 △시너지 창출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우선 현대중공업그룹이 보유한 올해 6월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2조2242억원에 달한다. 여기에다 산업은행의 투자 자회사인 KDBI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자금 부담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시너지 측면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미 현대건설기계라는 굴삭기 제조업체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현재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의 시장 점유율은 각기 3.7%와 1.5%로 순위는 9위와 20위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합병회사는 시장점유율이 5.2%로 늘어 단번에 5위로 올라설 수 있다.

 

사진=각사

GS건설 역시 현금 보유 규모가 1조9000억원 내외로 자금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까지 재무적투자자(FI)로 확보한 상황이어서 자금 확보에는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GS건설은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경우 건설장비 부문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그간 GS건설은 주택과 건설사업 비중이 90.9%에 달해 건설업 경기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는 신사업 진출을 적극 모색해왔다.

업계에서는 일단 2곳 중 한 곳이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국내 건설기계 1위 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에 넘어갈 경우 재매각, 핵심기술 유출 등 다양한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2곳 중에서도 현대중공업그룹의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매각주체인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I가 현대중공업과 손잡고 인수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미 동종 기업을 보유한 현대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맡아주기를 바라는 정부 측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CNB에 “산업은행 측은 아마 ‘사모펀드만 아니면 된다’는 마음으로 현대중공업의 참여를 이끌어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동종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현대중공업이 가장 무난한 인수 대상자인 건 사실이지만, GS건설이 워낙 자금력이 탄탄하고 인수의지가 높아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고 내다봤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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