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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핫실적⑦] 코로나 무풍지대 ‘식품업계’…3분기에도 순항할까

울 수도 웃을 수도…불안한 성장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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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전제형기자 |  2020.08.28 10:25:30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명절 선물용 식품 관련 상품들이 진열된 모습. (사진=전제형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실업률 증가, 경제 활동 위축 등으로 내수시장도 암흑기다. 이런 와중에도 언택트(비대면) 업종은 조심스레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이에 CNB가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성적표’를 토대로 앞날을 내다봤다. 일곱 번째 편은 코로나19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식품업계다. <편집자주>

비대면 시대 ‘집콕족’ 늘며 매출↑
K푸드 바람 타고 해외시장도 선방
오프라인 시장 위축돼 웃을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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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생활 증가, 외식보다 집밥을 선호하는 분위기 등에 힘입어 가정간편식(HMR)과 라면, 과자 등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실적 상승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추진해온 해외사업 역시 좋은 성과를 거둬 국내외 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에 이어서 2분기에도 식품업체들이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CJ제일제당, 대상그룹, 동원그룹 본사 전경. (사진=각 사)

CJ제일제당은 올해 연결기준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4% 늘어난 5조9209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119.5% 증가한 3849억원을 기록했다.

식품사업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2.1% 늘어난 2조1910억원의 매출액과 134% 증가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글로벌 식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늘어난 1조48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1분기에 이어 1조원을 넘어섰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공식품 부문에서 구조 개선 및 선제적 투자, 쉬완즈 인수 효과가 가시화됐고, 바이오 사업에서도 글로벌 판매 다각화 전략이 빛났다”며 “실적 개선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상은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7819억원, 영업이익은 80.5% 급증한 61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식품사업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4434억원의 매출액과 166.4% 늘어난 34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와 해외사업 부문의 매출 호조는 하반기에도 유지될 것”이라며 “해외에서도 베트남 신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중국 김치·편의식 공장(9월)과 미국 김치 공장(내년 상반기)이 가동될 예정이어서 매출성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원산업은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7209억원, 영업이익은 55.4% 늘어난 898억원을 기록했다.

동원산업 측은 미국에서 참치를 생산하는 자회사 스타키스트가 코로나19로 인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면서 당사 실적도 동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동원산업의 3분기 예상 실적에 대해 “어가 급락으로 수산 부문의 감익이 이어졌던 2019년 하반기와 다르게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스타키스트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참치 수요 급증으로 인해 실적 호조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1분기에 이어서 2분기에도 식품업체들이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농심, 오뚜기, 오리온 본사 전경. (사진=각 사)

코로나 팬데믹 효과…해외시장도 반사이익

농심은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6% 늘어난 6680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404.8% 증가한 413억9000만원을 달성했다. 특히 국내 매출은 12.2%, 해외 매출은 34.3% 성장했다.

농심 측은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의 영향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라면 소비 증가로 실적이 향상됐다고 전했다.

심지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라면의 1분기 사재기 물량이 2분기 들어 대부분 소비됐다”며 “(이에) 3분기에도 라면의 안정적 물량 증가 흐름이 예상되는 한편, 해외의 경우 3분기에 중국에서 30% 가량, 미국에서 20% 내외 매출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오뚜기는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6409억원, 영업이익은 39.7% 늘어난 529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공밥 판매 호조로 농수산가공품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으며, 봉지라면 역시 호조세를 띄며 면제품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15%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이어 농수산 가공품이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오리온은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한 5151억원, 영업이익은 71% 급증한 862억원을 기록했다.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대폭 성장하며 17%의 영업이익율을 달성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오감자, 김스낵 등 스낵류 매출이 크게 늘었고 초코파이와 참붕어빵 등 파이류와 초코송이 등 비스킷류 매출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5%, 16.8% 증가했다. 베트남 시장에서는 쎄봉, 초코파이 등 파이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3% 늘었고, 쌀과자 등 스낵류 매출도 30.4% 증가했다. 러시아에서도 초코파이 신제품과 초코송이 등 판매 호조세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6%, 95.6% 증가했다.

한국법인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1841억원, 영업이익은 11.3% 늘어난 291억원을 기록했다. 포카칩, 오땅, 꼬북칩 등 스낵류 매출이 증가했고, 그레놀라와 제주용암수 등도 미국, 대만 등으로 수출되며 호조세를 보였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간식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 스낵 시장 점유율 확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국내 및 베트남, 러시아법인도 신제품 출시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간편식 시장 꾸준히 성장

이 같은 식품업계의 고공행진 비결은 다양하다. 코로나19에 따른 외출감소, HMR 선호현상, 해외시장에서의 K푸드 수요 증가, 판관비 절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코로나19 사태로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식품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소비자들이 외출을 삼가면서 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감소한 반면, 온라인 식품 판매량은 급증했다는 것.

 

2020년 6월 상품군별 온라인쇼핑 거래액표. (자료=통계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식품부문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조8664억원으로 전년 동월(1조2978억원) 대비 43.8% 증가했다. 세부 상품군별로는 전년 동월 대비 음식서비스(61.5%), 음·식료품(39.4%) 등에서 거래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HMR 선호현상이 뚜렷해진 영향도 크다. ‘집밥 트렌드’의 확산에 힘입어 HMR의 2분기 매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은 HMR 분야에서 ‘비비고’ 죽과 함께 국·탕·찌개 등이 주목을 받으면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12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코로나19에 따른 해외시장에서의 K푸드 수요 증가도 식품업계 매출 성장에 한 몫을 해냈다. 해외 소비자들에게 한국 라면은 기호 식품이 아닌 생필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 일례로 농심의 주력 상품인 ‘신라면’과 ‘신라면 블랙’은 상반기 미국에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 49% 증가한 4800만달러, 135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 상승에 이바지했다.

이 밖에 다수의 식품업체들은 이익창출을 위해 광고비 등 판매관리비를 축소한 것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는 평이다.

오프라인 시장은 어쩌나

이러한 식품업계의 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까? 여기에는 시선이 엇갈린다.

코로나19로 인해 하반기에도 해당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재시행 등에 따라 상반기 실적을 견인했던 두 축인 HMR 수요와 해외 판매 증가가 모두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관해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CNB에 “올 상반기 식품업계 내 라면 관련 실적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K라면의 위상이 대폭 높아진만큼 하반기에도 글로벌시장에 마케팅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HMR 수요가 늘어났음에도 불구, 식당 등에 납품하는 B2B(기업간 거래) 매출은 줄어든 점은 악재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의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 이용이 급감해 오프라인 마케팅을 이어갈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 관계자는 CNB에 “시식행사·판촉행사 등 오프라인 마케팅을 대체할 이벤트를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CNB=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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