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돌연 생을 마감하면서 지난 21대 총선에서 대거 국회에 입성한 이른바 박원순계 인사들도 갑작스레 ‘주군’을 잃게 돼 이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박원순계는 지난 총선에서 박홍근 남인순 기동민 진성준 의원 등 측근들을 필두로 크게 약진하며 세를 불렸으며, 특히 김원이 민병덕 윤준병 천준호 허영 의원 등 초선들이 대거 가세하며 20명까지 불어났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박 시장의 사망으로 졸지에 구심점이 사라진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따라서 당내에서는 이들이 향후 8월 전당대회와 내년 4월 재보선, 그리고 대통령 선거 등 굵직한 정치 이벤트를 거치면서 자연스레 다른 계파로 흩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한편, 느슨한 연대를 유지한 채 향후 서울시장 보선 등에서 역할을 할 것이란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정치적 입장에서 따져보면 이들은 과거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주군’으로 모신 ‘GT계’ 인사들과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고 할 수 있다. GT계는 김 전 의장 별세 후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모임을 통해 느슨하지만 하나의 가치 공유 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박원순계 다수는 선거 캠프에 몸담았거나 정무 부시장 등 서울시 정무직으로 박 시장과 인연을 맺은 만큼 GT계보다는 상대적으로 내부 응집력이 강하지 않다는 시각이 있어 저마다의 각자도생으로 정치 행로를 개척해나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관계자는 14일 오전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박원순계의 면면을 보면 서로의 인연보다는, 박 시장 한 명에 대한 의리로 모였던 집단이라는 게 맞는 얘기”라며 “향후 8월 전당대회와 2022년 대선 국면에서 인재영입이 절실한 주자들이 이들을 적극 포섭하려고 하기 때문에 아마 뿔뿔이 흩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다른 한 관계자는 “각자 길을 헤쳐나갈 지, 연대를 유지하며 전당대회 등에서 캐스팅보트로 떠오를 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각종 현안이나 상황에 따라 이합집산을 통해 영향력을 드러내지 않겠느냐”면서 “특히 전대까지는 이합집산 할 수도 있겠지만, 내년 4월 보선을 앞두고는 크게 뭉쳐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