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는 상상력의 소산이라고 했다. 예술 또한 상상력의 소산이다. 둘 다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그래서 영국의 비교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은 “신화는 예술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 그런 까닭에 미술작품들을 통해 신화를 들여다보는 이 책은 ‘미술이라는 예술을 통해 신화라는 예술의 이해를 꾀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은 그리스신화의 주요 캐릭터들과 일화들을 서양의 신화미술 작품들을 통해 살펴보게끔 구성됐다. 총 두 권으로 묶어 출간될 예정으로, 이번에 펴낸 ‘올림포스 신과 그 상징 편’은 신화 속 주요 캐릭터인 올림포스 신들을 중점적으로 표현한 미술작품들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책에서 소개하는 미술작품 중 고대에 만들어진 조각과 도기화도 일부 실렸으나, 대부분 르네상스 이후 제작된 그림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아트 스토리텔러인 저자는 책 속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주로 봐온 미술작품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러면서 “미술가들은 신화의 내용을 항상 그대로 반영해 작품을 제작하지만은 않는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들 미술작품을 따로 떼어 살펴볼 필요가 있고, 또 우리가 유럽의 미술관에 가면 보게 되는, 신화를 주제로 한 미술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이들 작품을 ‘신화미술’이라고 정의하고,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것. ‘신화의 미술관’은 그런 의미에서 신화를 재창조한 미술가들의 작품을 선별해 감상하게 하며, 상상의 폭을 넓혀준다.
이주헌 지음 / 1만 9000원 / 아트북스 펴냄 / 3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