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소비의 확산으로 유통업계의 ‘배달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매장 등 가릴 것 없이 배달 서비스를 생존 전략으로 삼아 치열한 경쟁에 뛰어든 형국이다. 오프라인 점포들은 배달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앞다퉈 모바일 플랫폼과 업무 제휴를 맺고 있다.
GS25는 최근 요기요에 이어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 ‘김집사’와 업무 제휴를 맺고 배달 서비스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GS25 점포는 2600여점까지 늘어났다. 세븐일레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권별 주요 거점 10개점을 선정, 시범 운영에 나서며 주문 채널과 운영 점포를 순차적으로 늘려왔다. 현재 수도권 300여 점포에서 배달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이달부터 해당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마트24 역시 올해 초부터 배달앱 ‘요기요’와 협업해 35개 직영점에서 배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제주도에서는 GS리테일이 GS칼텍스, 산업부, 제주도와 손잡고 GS25에서 주문한 상품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기까지 했다. GS리테일과 GS칼텍스는 고객이 ‘나만의 냉장고’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문한 상품을 인근의 GS칼텍스 주유소에서 드론에 싣고 목적지까지 배달하는 시연을 성료했다. 앞으로 GS리테일은 GS칼텍스와 함께 드론 물류 배송 인프라를 구축해가며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더욱 강화해나갈 뜻을 밝혔다.
하지만 편의점은 대부분 젊은 세대가 이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5월 말 시장분석업체 오픈서베이에서 편의점 물건·서비스 구매 경험이 있는 15~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설문 결과를 토대로 발표한 ‘편의점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20대(주 2.9회)와 30대(주 2.9회)의 편의점 이용률이 10~50대 사이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대는 주 평균 2.0회 편의점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픽업 서비스 이용률에 있어서도 20대(20.2%)와 30대(19.6%)의 이용 경험이 50대(17.7%)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편의점 앱 설치율에 있어서도 2~30대는 높은 비중을 차지한 반면, 50대는 10대와 함께 최저를 기록했다. 해당 기관의 설문 대상에서 제외된 65세 이상 실버세대의 편의점 이용률은 더욱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지난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지 17년 만인 2017년에 고령사회로 들어섰다. UN 기준 전체 인구에서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로 분류한다. 2020년 한국의 고령인구는 813만명으로 전체 인구 5178만명의 15.7%를 차지하고 있다. 통계청은 한국이 오는 2025년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거동이 불편하거나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Technology·IT) 습득이 더디다고 할 수 있는 실버세대들이 편의점 배송 서비스를 보다 많이 이용하게 되면 정부 입장에서는 국민의 편안한 일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층을 확대하는 효과를 보며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현재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 서비스 ‘요기요’가 삼성전자와 협업해 인공지능(AI) 가상 비서 ‘빅스비’를 브랜드 앱에 적용, 소비자가 목소리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하지만 실버세대들이 쉽게 접근 가능한 방법인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정부와 편의점업계가 나서서 실버세대의 편의점 배송 서비스 이용 확대를 위해 교육과 캠페인 등 보다 세심한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