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왼쪽),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과 함께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17 부동산 대책의 전세대출 규제 대상에 투기과열지구의 3억원 초과 아파트가 포함돼 ‘갭투자’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다만, 연립·다세대 주택, 빌라 등은 이 규제에 적용되지 않는다. 관련 내용을 살펴봤다.

Q. 3억원 이상 아파트 갭투자 규제의 내용은?

6·17 부동산 대책에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실거주하지 않는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전세대출을 활용해 사는 것을 제한하는 규제가 포함됐다.

다음 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규제 시행일 이후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고 다른 집에서 전세를 얻어서 살면 전세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전세 대출을 받은 후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살 경우엔 대출이 즉시 회수된다.

Q. 주택, 빌라는 규제대상이 아니라는데?

아파트가 아닌 주택이나 빌라 등은 이번 전세대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갭투자가 주로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시가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 대출 보증 제한과 전세대출을 받은 후 9억원이 넘는 주택을 사면 대출을 즉시 회수하는 현행 규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Q. 왜 ‘3억원 이상’ 아파트인가?

전국 아파트 평균 가격이 3억원대이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 동향(5월 11일 기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약 3억9000만원이며, 규제 지역인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9억1000만원)는 전국 평균의 2.3배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하위 20%(1분위) 평균가격은 약 3억9000만원이다.

이로써 서울에서 전세 대출 자금을 활용한 갭투자로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사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Q. 왜 ‘갭투자’ 규제인가?

정부는 그간 수차례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안정되지 않는 이유를 ‘갭투자’ 때문이라 판단하고 있다. 이번 규제가 갭투자 근절에 초점을 맞춘 이유다.

Q. 실수요자의 피해 방지책은?

시행일 전에 전세대출을 받은 상태에서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샀다면 이번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또, 현재 전세대출을 받은 사람이 시행일 이후 규제 대상 아파트를 사면 전세대출은 만기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즉시 회수 대상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미 구입한 아파트에 기존 세입자의 임대차 기간이 남아있는 경우 전세대출 회수 규제가 유예된다. 이는 실수요자를 위한 예외 항목으로, 이 경우 ‘전세대출 만기’와 ‘구입 아파트의 기존 임대차 계약 만기’ 가운데 먼저 도래하는 시기까지 전세대출 이용이 가능하다.

Q. 무주택자 입장에서 ‘사다리 걷어차기’ 아닌가?

기존처럼 전세대출 자금을 활용해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자 입장에선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있다. 정부는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자금 대출이 갭투자로 전용돼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문제 때문에 규제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