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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라면도 믹스시대…농심·오뚜기·팔도의 신나는 ‘라면 전쟁’

‘먹방’ 전성시대…그 속의 라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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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전제형기자 |  2020.06.19 09:28:25

면에 다양한 내용물을 첨가한 새로운 라면들이 등장하면서 라면전문점도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개장을 앞둔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라면전문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위), 다양한 종류의 라면 메뉴판(가운데), 18일 오후 한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라면을 고르고 있다(아래). (사진=전제형 기자)

 

최근 기존 제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경해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모디슈머’들이 늘고 있다. 이에 농심, 오뚜기 등 식품업계는 앞다퉈 맞춤형 믹스제품을 출시하며 이들의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게 일명 ‘믹스 라면’. 영화 ‘기생충’ 효과, K-푸드 열풍, 유튜브 먹방(먹는 방송) 등으로 라면에 대한 고객 니즈(욕구)가 커져가고 있다. CNB가 식품업계의 다양한 라면 트렌드를 들여다봤다. (CNB=전제형 기자)

짜파구리로 시작된 라면戰 ‘확전일로’
코로나 사태로 간편식·먹방 열풍 가세
한때 유행일 뿐일까, 트렌드 바뀐걸까


농심은 지난 4월 21일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짜파게티와 너구리(라면)을 섞은 ‘짜파구리’ 용기면을 선보였다. 미국과 동남아시아, 일본, 호주, 러시아 등에서 우선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이래 점차 국가를 늘려왔다.

농심 측에 따르면, 짜파구리 출시는 소비자의 요청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했다. 짜파구리는 봉지라면 조리에 익숙하지 않아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용기면 출시를 요청하는 해외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발매하게 됐다.

앞서 농심은 올해 초 영화 기생충 열풍으로 후광효과를 누린 바 있다. 영화 내에 등장한 짜파구리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농심의 매출을 신장시켰다. 실제로 지난 1분기 농심의 매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6811억원, 영업이익은 100% 넘게 늘어난 636억원을 기록했다.

오뚜기 ‘진진짜라’도 긍정적인 평을 얻고 있다. 진진짜라는 제품에 재미를 입힌 펀슈머 제품으로 내놓은 짬짜면(짬뽕라면+짜장라면 4개 묶음 제품)의 진화형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큰 인기를 얻은 레시피에서 영감을 얻어 ‘진짬뽕’과 ‘진짜장’을 가장 맛있는 최상의 조합으로 결합해 탄생시켰다.

오뚜기 측에 따르면, 지난 3월말 출시 이후 월평균 약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팔도 역시 지난 2018년과 2019년 겨울 ‘팔도비빔면’에 우동 국물스프를 별첨한 ‘팔도비빔면 윈터에디션’을 선보여 좋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영국 ‘기생충’ 시사회에서 진행된 ‘짜파구리 기프팅 프리뷰’ 행사 장면(위), 농심이 영국 '기생충'시사회에서 런던아시아영화제 (LEAFF) 측과 협업해 선보인 기생충 패러디 포스터(가운데), 짜파구리 조리법 소개 포스터(아래). (사진=농심)

 

믹스 라면 인기 비결 ‘셋’

이 같은 믹스 라면의 인기 이유는 다양하다. 영화 기생충 효과, K-푸드 열풍, ‘모디슈머’ 레시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짜파구리는 영화 기생충을 모티브로 탄생했다.

영화 속에서는 너구리(라면)와 짜파게티, 그리고 한우를 섞어 먹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영화에서처럼 조리해 먹는 소비자들이 늘자 농심은 짜파구리를 신제품으로 출시했다. 특히 지난 2월 10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4개 부문을 석권하는 등 주목을 받으면서 짜파구리 판매량도 덩달아 급증했다.

다음으로 한류를 기반으로 한 K-푸드 열풍이 영향을 끼쳤다. 검색어 분석 사이트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10년(2009∼2018)간 K-푸드에 대한 검색량은 163%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K-푸드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한 음식류 신제품들이 쏟아졌다. 그중 하나가 ‘국산 라면’이다.

다양한 라면을 조합하는 모디슈머 레시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도 믹스 라면 열풍의 한 축이 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오래전부터 모디슈머들이 ‘나만의 라면 레시피’를 뽐내며 제품을 섞거나 토핑을 얹는 방식을 공개해왔다. 여기에 영화 기생충을 통해 두 가지 라면을 섞거나 라면 위에 토핑을 올리는 방식이 일반화 됐고, 관련 제품도 흥행했다.
 

농심, 앵그리 짜파구리 용기(위), 오뚜기, 진진짜라 용기(가운데) 팔도, 팔도비빔면 윈터에디션(아래) (사진=각 사)

 

앞날은 긍정·부정론 엇갈려

이같은 믹스 라면 열풍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 전망이 엇갈린다.

우선 긍정적인 전망이 있다. 유튜브, 방송 채널이 다양화 되면서 다양한 음식이 소개되고 있는 점은 긍정론에 힘을 싣는다. ‘신상출시 편스토랑’ ‘맛있는 녀석들’ ‘밥블레스유’ 등 갖가지 먹방 콘셉트의 방송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소개돼 색다른 맛과 유행을 창조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라면’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확대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생활속 거리두기로 외식이 줄어들자 집밥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간편식 소비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홈플러스 온라인몰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간편식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52%나 신장했다. 믹스 라면 또한 대표적인 간편식인 만큼 앞으로도 인기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홀로 식사를 하는 인구가 증가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믹스 라면은 대표적인 1인식 중 하나다.

반면 믹스라면의 인기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해당류 제품의 인기는 단기간에는 효과가 있지만, 식상해지거나 외부요인에 의해 저조한 판매율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일례로, 개그맨 이경규가 팔도와 손잡고 2011년 선보인 ‘꼬꼬면’이 일정 기간 이후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꼬꼬면은 최초 출시 이래 두달 만에 2200만개를 판매하며 전체 라면 판매 순위 5위에 오른데 이어, 168일만에 1억개 판매를 달성했다. 상품회전율에 있어서도 250여 라면종류 중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2년 7월을 기점으로 ‘흰 국물’ 라면의 시장점유율은 한자리수로 떨어졌고, ‘빨간 국물’ 라면이 다시 자리를 되찾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영화 기생충의 관람객이 급감한 사례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짜파구리가 기생충 때문에 탄생한 만큼 영화 인기가 시들해지면 제품 판매량도 줄어든다는 점에서다.

이런 우려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CNB에 “최근 유통가에 출시되고 있는 믹스제품들은 완전한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익숙한 두 제품을 맛있게 섞어 먹는 형태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기존 신제품과는 다른 성향을 지녔다”며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믹스 라면 열풍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NB=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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