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여성 행세를 하며 ‘강간 상황극’ 유도 거짓말을 하고, 이에 속아 엉뚱한 여성을 대상으로 실제 성폭행을 저지른 이들에게 중형이 구형됐다.
검찰은 12일 대전지법 형사11부(김용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사건 결심 공판에서 주거침입 강간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5년, 주거침입 강간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신상 공개와 함께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도 요청했다.
검찰은 “두 사람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커다란 불안과 공포를 느꼈을 것”이라며 “피해자의 고통을 무시하고 인간으로서 인격을 존중하지 않은 채 범행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측은 피해자에게 사죄하면서도 범행 사실을 부인했다.
A씨 변호인은 “A씨는 (B씨한테) 강간하라고 교사한 게 아니라, 상황극을 하자고 한 것이다”며 “피해자가 우연히 문을 열어줘서 강간하게 됐는데, 실제로 범행에 이르리라는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B씨 변호인은 “B씨가 A씨에게 너무나 완벽히 속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강간 상황극을 합의한 의사만 있었을 뿐 강간하려는 고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로부터 최종 진술 기회를 받은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 사과한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A씨는 “이번 일로 채팅 앱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살겠다”며 “피해자 마음의 상처가 아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8월 A씨는 불특정 다수와 무작위로 연결되는 채팅 앱에서 ‘35세 여성’으로 프로필을 설정한 후 “강간당하고 싶은데 만나서 상황극 할 남성을 찾는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에 속은 B씨는 A씨가 일러준 원룸으로 이동, 안으로 침입해 여성을 성폭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