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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핫실적③] 증권업계-동학개미 ‘오월동주’ 언제까지

주식거래량 증가 덕에 ‘선방’…IB사업은 아직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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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0.05.11 09:34:16

국내 증권업계는 코로나19로 증시가 침체한 가운데에도 1분기에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학개미’라고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를 하기 위해 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코스피 지수 현황판 앞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실업 증가, 경제활동 위축 등으로 내수시장은 한겨울이다. 이런 가운데 주요기업들의 ‘성적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에 CNB는 주요기업들의 1분기 실적을 토대로 앞날을 내다봤다. 세 번째 편은 어려운 시기에도 선방한 증권업계다. <편집자주>
 

개미들 주식 사재기에 거래수익 증가
증시하락에 기업 상대 IB는 내리막길
언제까지 소액투자자만 기댈수는 없어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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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은 코로나 사태로 어려운 시기에도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증권은 1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호실적을 보였다. 매출은 3166억원으로 55.7%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331억원으로 17.7% 늘어났다.

같은 시기 미래에셋대우는 매출이 9조8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93.7%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1387억원으로 2.4% 줄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CNB에 “시장 전망치보다는 실적이 좋게 나왔다”며 “주식 거래대금이 많이 늘어난 데다, 사업구조를 다각화한 점이 충격을 흡수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비교적 선방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49.9% 늘어난 7조67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447억원으로 12.8% 줄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CNB에 “리테일(소매 금융) 부분의 성적이 좋게 나왔다”며 “여러 가지 변수들이 많았지만,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울상을 지은 곳도 있다.

KB증권은 매출이 5조2454억원으로 108.8% 성장했지만 208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NH투자증권도 매출은 6조8528억원으로 75.3%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538억원으로 77.3% 줄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CNB에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맞춰 디지털 채널을 통해 계좌 고객을 모으는 데 집중했다”며 “NH농협금융과의 협업이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하는 수준에서 방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증권업계는 브로커리지 부문이 성장했다. 하지만 투자은행과 트레이딩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가 증시 관련 컴퓨터 앞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증시하락에도 거래량 ‘효자’

이처럼 증권업계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나름 ‘선방’한 이유는 뭘까.

우선 주식거래가 크게 늘어난 점이 영향을 줬다.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국내 증시도 하락했다. 하지만 주가가 저점일 때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주식 거래량이 늘어났다. 주로 외국인이 국내 시장에서 매도한 물량을 개인이 매수했다. 동학농민운동(1894년 반외세 운동)에 빗대어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의하면, 1분기 국내 주식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18조30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64.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주식 매매 수수료) 부문이 성장했다.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 브로커리지 수익이 143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70.7% 증가했고, NH투자증권은 103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1.8% 성장했다.

하지만 증시가 하락하면서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회사채 발행, 증자, 발행어음 사업 등 투자은행(IB) 부문은 줄어들거나 소폭 성장하는데 머물렀고, 트레이딩 부문은 줄어든 곳이 많다.

미래에셋대우의 1분기 IB 실적은 728억원, 트레이딩 부문은 552억원으로 각각 15.6%, 59.6% 줄었다. NH투자증권은 IB 부문은 667억원으로 5.7% 늘었지만, 트레이딩 영역에서 362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증권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해결되는지에 따라서 2분기 이후 성적표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에는 코로나 사태로 주요 수익원이 줄었기 때문이다.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모습. (사진=연합뉴스)

 

앞날은 ‘코로나’에 달려

증권업계는 앞으로 어떤 흐름을 보일까. 여기에는 두 가지 시선이 있다.

우선 부정적인 견해다. 국내에서는 코로나 확산세가 한풀 꺾였지만, 겨울로 접어들면서 2차 유행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여전히 확진자와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증시가 반등한다 해도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 트레이딩과 IB 부문은 계속 부진할 수 있고, 이는 전체 실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NB에 “사람들 사이에 거리 두기가 늘어나면서 소비가 많이 줄었는데 이는 증권업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증권사 주 고객인 제조회사들의 성적표가 좋지 않게 되면 증권업황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국내 증시가 저점을 찍고 서서히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코로나 2차 유행이 오지 않는다면, IB와 트레이딩 부문도 성장하면서 전체 수익이 증가하는 시기가 올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치료제나 백신이 예상보다 빨리 나올 경우에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유행)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가 끝날 수도 있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CNB에 “2분기 수익은 1분기보다는 나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회복세가 더뎌도 서서히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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