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중앙윤리위원회는 8일 전체회의에서 30·40 ‘세대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4·15 총선 김대호 당 서울 관악갑 후보를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제명은 최고 수위의 징계로, 총선 선거운동 기간 부적절한 발언을 이유로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를 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리위는 김 후보의 징계 사유로 ‘선거 기간 부적절한 발언으로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하였음’을 들었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선대위 회의에서 “60∼70대에 끼어있는 50대들의 문제의식에는 논리가 있다. 하지만 30 중반,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말해 30·40 세대 폄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다음날인 7일에는 관악갑 총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장애인 체육시설 건립 공통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원칙은 모든 시설은 다목적 시설이 돼야 한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이 사용하는 시설이 돼야 한다”고 말해 또 다시 논란을 빚었다.
이틀 연속 특정 세대 비하로 여겨지는 발언을 내놓자 통합당 지도부는 김 후보를 제명키로 하고 이날 윤리위를 소집해 징계 절차를 밟았다.
통합당이 발 빠르게 초유의 조치인 제명을 결정하고 나선 것은 김 후보의 발언이 선거를 일주일여 앞두고 총선 전체 판세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 징계와 관련해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게 말이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며 “첫날 말실수를 해서 그걸 한번 참고 보자 생각했는데 다음 날 거의 똑같은 말실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것이 다른 후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본인이 아는지 모르겠지만, 불가피하게 단호하게 처벌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후보는 당 윤리위의 제명 결정에 반발했다.
김 후보는 서울 영등포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해는 가지만 심히 부당한 조치”라며 “절차에 따라 재심 청구를 하고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 (총선을)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노인층 비하 논란이 일었던 발언에 대해 “노인을 폄하는커녕 노인 공경과 배려 발언이었다”며 “제 발언이 이른바 노인 폄하 발언이라고 해 제명 조치하면 통합당은 장애인 비하 시비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에 대한 제명은 앞으로 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당으로부터 제명될 경우 김 후보의 후보 등록 자체가 ‘당적 이탈’을 이유로 무효가 돼 통합당은 관악갑에 후보를 내지 않게 된다.
후보등록이 끝난 상태여서 김 후보의 무소속 출마도 불가능하다.
다만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된 만큼 김 후보의 이름은 투표용지에 남게 된다. 김 후보를 찍더라도 이 표는 무효 처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