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북미 관계가 다시 화해국면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한국시간 22일 새벽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북미관계 추동 구상을 설명하고 코로나19 방역에서 협조할 의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처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방역을 고리로 김 위원장을 향한 신뢰를 확인하는 동시에 비핵화 협상 등 북미 관계 진전 희망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북한이 이달 들어 3번의 발사체 발사 실험을 하는 도발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한 친밀감을 표시했다는 건, 미국이 여전히 압박과 평화 양면 전술로 북한을 설득하는 데 집중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앞서 지난달 13일 미 국무부는 “코로나19와 관련해 북한 주민의 발병 취약성을 우려한다며 필요시 신속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코로나19 인도적 지원은 제재와 별개”라는 입장을 수차례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달 27일 북한의 코로나19 대처를 돕기 위한 인도적 지원에 한해 대북 경제 제재를 면제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의료 수준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을 적극 지원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코로나19 환자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발병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친서에 코로나19 문제를 넘어서는 내용이 담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제1부부장의 담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서 북미 관계를 추동하기 위한 구상을 설명했다.
김 제1부부장이 이 구상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비핵화 해법과 제제 해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진전된 생각을 내놨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면 꽉 막혀있는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분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의 실질적 진전보다는 북한 변수가 오는 11월 재선 도전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려는 차원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미국 대선 정국이 본격화한 상황에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이나 핵 실험을 할 경우 재선가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뜩이나 코로나19 대응 부실로 비판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한 문제를 관리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