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0.03.13 16:38:01
지난 12일 미래통합당(전 자유한국당) 전략공천자인 김영환 예비후보의 출마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경기도 고양시(병) 총선 대진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예비후보와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표면적으로 보면 더불어민주당에서 인재로 영입되고 전략공천된 홍정민 후보(여 41세)는 국회의원 선거가 처음인 반면, 미래통합당 김영환 후보(남 64세)는 이미 4선 의원이고, 약 19년 전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내기도 한 거물급 정치인이어서 체급이 맞지않아 보인다.
이 둘의 싸움은 마치 거인 골리앗과 청년 다윗의 싸움 같다. 누가 봐도 김영환 후보가 강력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나마나 뻔한 경쟁은 재미없다. 해서 이들 두명의 후보들의 출마선언문과 약력 등을 토대로 후보들을 간단하게 비교 분석해 봤다.
미래통합당 김영환 후보는 변화가 단점
미래통합당 김영환 후보는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16대, 18대,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노련한 4선 국회의원이다. 16대 국회의원 시절인 2001년에는 제3대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했고, 2004년엔 당 최고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19대 국회의원 시절엔 인재영입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으로서 거물급 정치인의 면모를 두루 갖추고 있다.
그러면 이렇게 많은 이력상 장점 속에 단점을 찾는다면 무엇일까? 오히려 그의 변화가 단점이 될 수 있을 듯 싶다. 통합당 김영환 후보는 민주당에서 국민의당, 다시 바른미래당을 거쳐 최근 미래통합당까지 진보에서 보수로 가는 모든 주류 정당을 거치면서 융통성 있게 트랜스포머처럼 변신했다.
아이러니하게도 15대에서 19대까지 4선 국회의원(안산시 상록구을)을 지낸 곳은 모두 민주당이고 과학기술부장관도 민주당 시절 역임했다. 따라서 그의 굵직한 정치이력은 모두 민주당에 있으면서 이룬 업적이다. 그러나 이후 그의 정치관은 변했다. 19대 국회의원 시절 무소속을 거쳐 국민의당으로 가서 2017년 국민의당 대선기획단장을 지냈다. 이후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왔다가 고배를 마시고, 당대표에도 출마했다가 손학규에게 패했다.
이후 정치를 떠나 본업인 치과병원을 운영하다가 최근 또 변했다. 지난 1월 29일 새로운 보수당과 자유한국당 등이 모인 통합추진위원회에 합류해 결국 미래통합당 소속이 된 것. 이쯤 되면 그의 정치적, 이념적 변화에 대해서는 뭔가 그 정당성에 대해 즉 그럴만한 이유와 근거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유권자들이 검증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후보는 변화가 장점
청년 다윗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후보는 어떠한가? 홍 후보는 이번에 첫 총선을 치르는 41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 여성후보다. 홍 후보도 김영환 후보와 마찬가지로 변신의 귀재다. 그의 40년 인생은 3번 큰 변화를 겪었다.
민주당 홍정민 후보는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석사, 박사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기업경쟁력연구센터의 연구원이었던 경제 전문가다. 나중에는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이 된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 변신하게 되는데, 당시 서울대 기업경쟁력연구센터를 그만두고 집에서 육아를 하면서 1년 9개월 만에 사법고시에 합격해 로스토리 법률사무소를 경영하는 법조인으로의 변신이 그것이다. 이후 또다시 세번째 변신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안정적인 삼성경제연구소를 박차고 나와 리스크가 큰 4차산업 AI기반 스타트업 벤처기업을 창업한 것.
경제전문가에서 법조인으로, 다시 이 모든 것을 통합하는 기업가로 변신해 성공한 것이다. 특히 로스토리 주식회사는 4차산업인 AI를 기반으로 법률서비스를 진행하는 자동화 프로그래밍 회사여서, 미래 사업인 4차산업에 대한 경제적, 법적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것이 홍 후보의 장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일산을 경제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일산테크노밸리, 방송영상밸리, CJ라이브시티,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 등 굵직한 현안들을 꼼꼼하게 다각적인 관점에서 정치적으로 처리해 나가는데 홍 후보의 큰 역할이 기대되기도 한다.
이처럼 미래통합당 김영환 후보가 진보에서 중도로 다시 보수로 변신한 것이 단점이라면,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후보가 경제전문가에서 법조인으로, 거기서 다시 이 모두를 통합한 4차산업 벤처기업인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한 것은 그녀의 장점이다.
그러면 홍정민 후보의 단점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정치적 경험이 없다는 점이 단점이 될 것이다. 이것은 요즘같이 새로운 정치인을 요구하는 시기에는 장점일지 모르나 일반적으로 경험의 부족은 단점이다. 유권자들의 입장에서는 '당선되면 초선의원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일산신도시 미래비전에 대한 두 후보 비교
공정한 비교를 위해 과거 업적 중심이 아닌 출마선언문에서 밝힌 미래 비전에 대해 비교해봤다.
먼저 뜨거운 감자인 3기 신도시 문제와 관련해서 통합당 김영환 후보는 "대안 없는 창릉신도시(3기 신도시)를 결단코 반대합니다"라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고양시(정) 지역구 통합당 후보인 김현아 국회의원과는 다소 상이한 포지션으로 보여진다. 김현아 후보는 "3기 신도시 철회"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반면 김영환 후보는 '반대하나 이를 기회로 삼겠다'는 논리이기 때문이다.
3기 신도시 문제가 미래통합당에서도 철회를 당론으로 하지 않고 "전면 재검토"로 결정한 이유도 사실상 덕양구 주민들의 창릉 3기 신도시 관련 의견은 일산신도시 주민들의 의견과는 큰 온도차가 있기 때문이다. 더나아가 3기 신도시가 비단 고양시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인 계획이기 때문에 철회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철회가 아니라면 결국 두 후보의 목표는 동일하다. 일산을 4차산업에 기반한 살기좋은 자족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통합당 김영환 후보는 이와 관련해 "집을 지으려면 솜씨좋은 목수가 필요하듯 지금 일산에는 프로(PRO)의 등장이 필요하다"며 "저는 이제까지의 정치인과 능력이 다르다. 상상력의 크기와 경험의 질이 다르다. 도전적인 삶을 살아왔고,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실행력이 있는 정치인이 되고자 노력해왔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남북평화의 관문인 이곳 일산이 시민들의 지혜를 모으고 새로운 프로(PRO)선수로 교체된다면 희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후보의 프로라는 발언은 홍정민 후보의 첫 데뷔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판단된다. 즉 김영환 후보가 프로라면 홍정민 후보는 아마추어라는 암시가 깔려 있는 것.
그러나 일산의 비전과 관련해 민주당 홍정민 후보는 "제가 생각하는 정치는 '자신이 가진 것을 국민께 내어놓는 것'이다. 만약 정치가 명예와 권력을 얻는 것이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경제에 대한 이론과 실재를 모두 경험했고, 어려운 기업을 상담하는 변호사로 생생한 기업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왔고, 4차산업인 AI기반의 스타트업 창업으로 이어졌다"며 "저의 삶이 미래의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매일 도전과 성취가 역동적으로 일어나는, 다시 뛰는 일산의 최전선 일꾼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거인 골리앗과 청년 다윗의 싸움은 누가 봐도 거인이 이기는 게임이지만 성경책에서는 하느님의 도움으로 다윗이 골리앗의 약점을 공격해 이기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하느님의 도움이 없는 정치판에서는 누가 이기게 될 지 사뭇 궁금하다. 그것은 국민들이 누구를 도와줄 것인가에 따라 결정될 일이기 때문이다.
(경기 고양=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