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옥환기자 |
2020.02.13 14:53:35
중국발 신종 코로나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상황이 더욱 나빠져 중국과 엮여있는 거대한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부산지역 산업 전반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상공회의소(부산상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부산지역 대중국 품목별 수입 의존도’를 분석한 자료를 13일 발표했다.
해당 자료는 지난해 부산의 품목별 중국 수입액을 HSK(Harmonized System of Korea)코드 2단위와 4단위를 기준으로 분석한 것이다. 이는 관세통계통합품목분류표로 HS 협약에 따른 HS 품목 분류표 6단위 코드를 우리나라에서 10단위로 세분화한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부산의 전체 수입품목 1189종(HSK 4단위) 가운데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품목은 총 1055종으로 전체 수입품목의 88.7%에 달했다.
이 가운데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50% 이상인 고의존도 품목도 390종으로 전체 중국 수입품목의 37%에 달했으며 이들의 수입금액은 이보다 더 높은 48.3%다. 특히 52개종은 100% 전량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부산의 국가별 전체 수입액 137억 9810만달러에서도 대중국 수입액은 39억 405만달러로 중국은 부산의 수입 1위 국가로 나타났다. 때문에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으로부터의 원부자재를 포함한 수입품목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부산지역 경제면만 놓고 보면 이번 사태는 일본의 수출규제보다 더욱 전방위적인 악영향이 예상된다. 부산의 전체 수입품목 가운데 일본 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은 90종에 그쳤지만 중국은 390종에 이르러 일본보다 4배 많으며 수입 금액도 2배 가까이 차이난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제한된 품목에서만 이뤄져 지역경제에 미친 실질적 영향은 거의 없었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로 인한 영향은 지역 산업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부산상의는 분석했다.
HSK코드 2단위 기준 중국 수입 상위 20개 품목 가운데서는 50% 이상 고의존도 품목이 철강, 철강제품, 유기화학품 등 7개 품목이었다. 이 가운데 가장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식용 채소로 부산 전체 수입의 81%가 중국에서 들어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중국 수입 1위와 2위에 해당하는 철강과 철강제품 의존도 역시 각각 37.4%, 50.2%로 높게 나타났다. 이들 철강재는 지역 주력산업과의 연관성이 높아 기업들의 대비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편 수입금액은 적지만 납과 납제품은 100% 중국에서 들어오고 있으며 가발, 조화, 방직섬유 등도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중국은 전 세계와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고 부산도 예외가 아닌 만큼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지역 관련 산업과 기업들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소비시장은 물론 제조업 등 지역 산업 전반에 걸쳐 기업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신속한 실질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