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옥환기자 | 2020.01.10 15:54:51
지난해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선거연령이 올해부터 만 18세로 낮아짐에 따라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섞이는 가운데 부산에서도 민주당과 한국당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정쟁이 벌어지고 있다.
먼저 한국당 부산시당은 지난 9일 “고3 교실마저 선거판으로 만들려고 하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교육 현장에서의 선거 운동이 벌어짐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한국당 부산시당은 성명을 통해 “대학 입시에 전념해야 할 고3 수험생들이 선거바람에 휘둘릴 생각을 하면 고3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의 심려가 얼마나 클지 미뤄 짐작되는 일”이라며 “이미 전교조를 비롯한 일부 진보단체와 정당들은 선거연령 하향을 계기로 교육현장을 선거판으로 변질시키고 선거교육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한국당은 최근 특별사면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이끄는 ‘징검다리교육공동체’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관내 학교에서 ‘총선 모의선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을 꼽았다. 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교실 내 정치교육과 선거운동’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앞서 말한 선거교육 움직임의 근거라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 부산시당이 반격에 나섰다. 시당은 10일 “18세 참정권 부정하는 자유한국당은 시대착오적 인식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만 18세 투표권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OECD 국가 중 대한민국이 마지막으로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춘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는 민법상 혼인과 병역법상 입대 연령, 공무원 시험, 운전면허 응시연령 등 기준 연령이 모두 만 18세다. 선거 투표권만 만 19세로 제한됐기에 이번에 법적 체계의 불균형을 바로잡은 것”이라며 해당 법 개정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아직도 참정권의 핵심인 투표할 권리를 두고 미성숙한 학생을 이용한다거나 정치화한다고 운운하는 한국당의 인식이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겉으로는 국민 주권이나 참여 민주주의를 외치지만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국민을 갈라치고 입시 위주의 교육과 정치를 분리하려는 것은 ‘퇴행적 정치문화 지체’를 겪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만 18세 투표권에 대해 민주당 부산시당 조준영 부대변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만 18세 참정권 확대는 학내 선거운동 문제와는 다른 테이블이라 생각한다. 물론 학내 선거운동의 경우 향후 보완할 문제로 유은혜 교육부장관도 이에 대한 대책도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며 “민주주의는 과거 여성 참정권 확보와 같이 권한이 평등하게 확대됨으로 발전해왔다. 선거권을 얻은 학생들도 자신을 대변해줄 수 있는 정당, 후보자에 투표하지 민주시민 교육을 받는다고 무조건 특정 당에만 투표하진 않을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한편 한국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학생의 학습권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헌법 31조에 보장된 헌법적 가치”라고 강조하며 “교육 현장이 선거에 휘둘리고 이념대결의 장이 되는 것은 결코 용납하지 못할 사항이다. 학생의 학습권과 교육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법적,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