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달력 4만부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한다고 25일 밝혔다. 이 점자달력은 한화그룹 사회봉사단 홈페이지와 한화 점자달력 사무국을 통해 사전 신청한 300여개 시각장애인 관련 기관, 단체 및 개인들에게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2020년 점자달력에는 시각장애인들이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실렸다. 전국의 맹학교를 대상으로 시각장애인의 소망이 담긴 목소리를 들려 달라는 공모전을 진행했고, 100여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응모했다. 이 중 12개의 희망 메시지를 선정해 각각 열두 달 달력에 글과 점자로 표현했다.
인천혜광학교에서 이료재활과정을 이수중인 윤민석씨는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세계가 더 큽니다”라는 메시지를 제출했고, 이 짧은 문장은 10월 달력에 게재됐다. 윤씨는 “현미경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볼 수 있듯, 앞은 보이지 않지만 마음으로 읽는 세상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시각장애인들이 절망하지 말고 희망을 갖고 살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메시지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차별 없는 문화를 전파하고 시각장애인들에게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된 ‘한화 점자달력’은 200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20년째 이어지고 있는 한화그룹의 대표 사회공헌 활동이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일정 관리를 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있어 점자달력은 일정 관리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
한화 점자달력은 일반 달력에 점자 표현을 추가해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구분 없이 달력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하고, 차별 없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맹(全盲) 시각장애인 뿐 아니라 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저시력의 시각장애인들도 달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글자의 크기와 굵기를 확대하고, 농도를 보완했다. 특히 하단에 표기된 기념일, 절기 등의 가독성을 더욱 높여 매달 중요한 일정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발행 20년이 되는 올해, 2020년 점자달력은 시각장애인들의 실제 활용도를 반영, 탁상용 달력의 제작을 확대해 탁상용 3만부, 벽걸이용 1만부 등 연간 4만부를 제작했으며, 2020년 달력까지 포함하면 현재까지의 누적 발행 부수가 약 76만부에 이른다.
점자달력은 일반 달력과는 달리 기계를 통한 인쇄만으로는 제작이 어렵다. 일반 글자의 인쇄가 완료된 달력 위에 별도의 점자 인쇄 작업을 추가하며, 이후에는 점자의 손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류, 제본, 포장 등 대부분의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한화그룹은 점자 전문 출판·인쇄 사회적기업인 ‘도서출판 점자’와 함께 점자달력을 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