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출이 반도체 경기 개선에 힘입어 내년 2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8일 발표한 ‘최근 수출 경기 진단 및 전망’을 통해 11월부터 수출 감소율이 축소되고 내년 2월 반도체 단가 개선, 일평균 수출액 회복, 기저효과 등으로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반등, 물량 증가 등에 힘입어 연간 수출이 10% 정도 증가해 전체 수출 회복세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메모리 반도체는 스마트폰 탑재 고용량화와 5세대 이동통신(5G),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인 가격 회복세가 예상된다”며 “낸드는 1분기, D램은 내년 2분기부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재고수준이 정상화돼 가격 반등을 끌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1~8월 수출은 물량 기준 2.9% 감소했지만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통신장비, 가전, 화장품 등 주요 품목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같은 기간 독일(-4.2%)과 일본(-4.7%)에 비해 선전했다”며 “수출단가도 지난 10년간 글로벌 경기가 개선될 때 한국의 상승폭이 세계 평균을 상회했던 만큼 물량과 단가 모두 세계 무역 대비 빠른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인도, 러시아 등 주요국 수입시장에서의 한국산 점유율 상승, 중국 수출 의존도 축소 및 신남방·신북방 지역 비중 확대 등 다변화 성과도 수출경기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내년 아시아, 중남미,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을 중심으로 세계 수입물량이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이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어 수출 증가에 효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11월부터 반도체 경기 개선, 물량 회복 등으로 점차 수출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해 환율, 유가, 금리 변동 등 단기 리스크에 대응하고 시장 다변화, 소재·부품 고부가가치화, 소비재 및 신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수출구조를 혁신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